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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자신감' 라온피플, 주주 환원 빅스텝 지난해 매입 자사주 전량 소각, 무증도 병행…현금 674억 든든한 '뒷배'

정유현 기자공개 2022-09-06 07:43:55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2일 11: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 기반 머신비전 솔루션 기업 '라온피플'이 상장 후 첫 자사주 소각 카드를 꺼냈다. 지난해부터 자사주 매입과 무상증자 등 주주 친화 정책을 연이어 내놓았지만 대내외적 변수로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자 또 한번 주가 부양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는 평가다.

통상 코스닥 상장사들은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이지만 소각은 망설이는 곳이 많다. 경영권 방어나 미래 현금원으로 자사주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온피플은 최대주주의 지배력이 공고하고 시가총액 절반 수준의 현금 및 금융자산 등을 보유하고 있어 자사주 재테크가 필요 없는 상황이다. 넉넉한 곳간을 바탕으로 주주 가치를 높이는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라온피플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16만7850주를 소각을 진행함에 따라 지난달 31일자로 변경 상장이 완료됐다. 변경 상장 후 주식수는 2078만12주다. 소각이 진행된 8월12일 주가(5620원) 기준 약 1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2019년 코스닥에 상장한 라온피플은 지난해 1주당 평균 1만7398원에 16만7850주를 사들였다. 투입금액은 30억원 수준이다. 이번에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남기지 않고 전량 소각을 진행하는 것이다. 자사주 소각은 총발행주식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는 방안이다. 당기순이익을 발행주식수로 나눈 값인 주당순이익(EPS) 등이 개선된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자사주를 소각하면서 유통 물량을 위해서 무상증자를 동시에 진행한다. 라온피플은 반대 스텝을 밟았다. 지난 6월22일 100% 무상증자를 진행했는데 무상증자에 따른 추가 상장 후에 자사주를 소각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혹시 나 발생할 오버행(대규모 잠재물량) 이슈를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라는 게 라온피플 측 설명이다.

자사주 매입가보다 주가가 상승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처분해 현금을 확보하는 '자사주 재테크'를 할 수도 있었지만 라온피플은 주주가치 제고를 택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은 '무차입 경영' 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 만큼 곳간이 든든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라온피플의 현금성 자산 및 단기금융자산은 674억7453만원에 달한다. 1230억원 수준인 시가 총액의 절반 수준에 해당하는 규모다. 단기자금 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유동비율은 946%다. 유동비율이 높다는 것은 1년 안에 갚아야 할 부채보다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더 많다는 의미다. 자본 여력을 나타내는 유보율은 853%다.

지난해 300억원 규모 1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한 영향으로 부채 비율은 69% 수준이다. 통상 기업의 부채비율이 200%대로 들어오면 적정 수준으로 간주한다는 점을 미뤄 봤을 때 재무 건전성이 양호한 기업으로 볼 수 있다.

2010년 설립된 라온피플은 AI 관련 영상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머신비전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스마트 팩토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AI 머신비전과 관련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모두 개발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관련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9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창업 첫해를 제외하고 코스닥에 상장할 때까지 10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기술을 바탕으로 외형과 수익 성장을 지속하다가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부터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해외 법인 설립이 지연되고 수출과 수입 등이 막히며 타격을 받은 것이다. 2019년 매출 308억원, 영업이익 82억원에서 2020년 매출은 전년의 절반 수준인 150억원을 기록했고 4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올해는 실적 회복 추세가 지속되며 3년 만의 흑자 전환이 예고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매출은 47%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5억9197만원으로 흑자로 전환됐다. 순이익도 1억7122만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특히 골프센서 부문이 실적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라온피플은 골프센서를 카카오VX에 공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골프센서 사업이 포함된 'AI스마트비전 솔루션' 부문의 매출이 100억1800만원으로 매출의 72%를 차지하고 있다. 2021년 연간 기준으로 84억5500만원을 기록했는데, 6개월만에 지난해 실적을 넘어선 상태다.

하반기 수주 잔고가 150억원에 육박하는 등 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더 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라온피플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 후 소각하는 등 주주들의 요구에 부응하면서 시장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며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주주들과 소통을 통해 주주 가치를 높이는 정책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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