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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2022]유럽서 만난 코웨이 "정수기 시장 개척, 가지 않은 길 도전"이지훈 상품전략본부장, 유지훈 유럽법인장 인터뷰

베를린(독일)=김혜란 기자공개 2022-09-06 10:42:55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5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외 시장 개척은 국내 정수기 시장점유율 1위 기업 코웨이에도 쉬운 도전이 아니다. 미국과 유럽은 최대 가전시장이지만, 정수기만큼은 보편화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처럼 씽크대 위에 놓고 쓰는 '카운터탑' 정수기를 유럽 가정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LG전자와 SK매직이 국내에서만 정수기를 판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코웨이는 적극적으로 미국과 유럽 시장을 개척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2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전시관 메세 베를린(Messe Berlin) 내 코웨이 부스에서 만난 이지훈 코웨이 상품전략본부장(전무)은 "(미국과 유럽 시장에 정수기를 판다는 건)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는 일"이라며 "길게 보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공기청정기의 경우 이미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특수'를 맞은 가전 중 하나가 공기청정기다. 이 본부장은 "공기청정기는 (미국과 유럽에서) 당장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코웨이의 북미·유럽 시장 진출 프로젝트는 이미 시작됐다. IFA는 주로 'B to B(기업과 기업 간 거래)' 고객사들을 만나는 자리다. 유럽의 유통업체들이 코웨이 전시관을 찾아와 직접 제품을 써보고 코웨이 유럽법인 직원들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었다. 이날 IFA 현장에서 유럽 바이어들을 맞고 있는 이 본부장과 유지훈 유럽법인장을 만나 유럽 시장 현황과 코웨이의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코웨이 이지훈 상품전략본부 본부장(왼쪽), 유지훈 유럽법인장(사진=김혜란 기자)
◇유럽·미국 프리미엄 정수기 시장 공략

미국과 유럽의 경우 생수를 사다 마시거나 '브리타' 같은 정수기기를 주로 쓴다. 정수기를 쓰지 않는 국가에 정수기를 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하나다. 소비자들에게 구매 필요성을 인지시키고 설득하는 것이다.

이어 "(북미와 유럽 바이어나 소비자들이) 카운터탑을 보면 대부분 '이게 뭐하는 물건이지'가 첫 반응이다"며 "그러나 과거 '통돌이 세탁기'를 쓰던 시대에 드럼 세탁기가 처음 나왔을 때도 세탁도 잘 안 되고 불편하다는 인식 탓에 외면받았으나 결국 드럼세탁기가 대세가 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유럽과 미국에서도 정수기 문화가 보편화되는 시대가 느리지만 분명히 열릴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정수기를 쓰는 집도 있으나 대부분 '냉장고 일체형 정수기'다. 또 정수기 종류는 크게 씽크대 아래에 본체가 보이지 않게 설치하는 언더씽크형과 카운터탑이 있는데, 미국과 유럽은 언더씽크형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카운터탑을 대부분 쓰는 한국과는 완전히 다르다.

코웨이는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언더씽크형과 카운터탑 두 종류 모두 판매할 계획이다. 이 본부장은 "코웨이 정수기가 (생수와 냉장고 일체형 정수기, 브리타와 비교해) 뭐가 다르냐를 보여주는 식으로 마케팅을 해야 할 것"이라며 "유럽에선 브리타는 보통 30유로면 사는데 정수기는 1500유로 이상이다. '정수기는 비싸고 자리를 많이 차지할 것 같다는' 부정적 반응을 넘어서는 게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코웨이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프리미엄 제품으로 포지셔닝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의 언더씽크 시장을 보면 중국 기업들의 저가 제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고성능의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는 코웨이가 아직은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진 못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국가별로 수질이 다르기 때문에 안에 들어가는 필터도 달라야 한다"며 "우리가 잘하는 카운터탑 정수기를 내세우되 기능과 디자인, 판매 형태 등을 현지 시장에 맞춰 공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웨이의 언더씽크 정수기 '노블'(사진=김혜란 기자)

코웨이는 이미 해외 시장에서 성공스토리를 쓴 경험이 있다. 2006년 말레이시아에 진출해 카운터탑 정수기를 대중화시켰고, 말레이시아 내에서 정수기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 됐다.

유 법인장은 "(유럽 정수기 시장 진출은) 이미 있는 시장의 파이를 먹는 게 아니라 (기존에) 없는 시장이지만 코웨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제품을 소개하고 새로운 시장을 만든다는 의미여서 굉장히 큰 도전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유럽 바이어들에게 제품을 소개하고 (유럽에서) 어떻게 하면 판매를 촉진할 수 있을지 협의하는 게 이번 IFA참여의 목적 중 하나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코웨이는 지난해 5월 유럽법인을 설립했다. 유럽 법인을 중심으로 정수기 시장 진출 계획과 전략을 준비 중이다. 미국에선 이미 정수기를 판매하고 있으나 한인 위주의 시장이어서 고객층을 넓히는 게 과제가 될 전망이다.

◇공기청정기 '알레르기 마켓' 성장잠재력 커

공기청정기도 정수기와 마찬가지로 현지화가 중요하다. 이 본부장은 공기청정기 시장을 '알레르기 시장'과 '폴루션(pollution) 시장'으로 구분했다. 그는 "폴루션 시장의 대표적인 곳은 한국과 중국, 인도이며, 미국과 유럽은 알레르기 시장이라 서로 필터도 조금 다르고, 전략도 달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유 법인장은 "유럽 사람들이 깨끗한 공기에서 살아서 공기청정기가 필요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알레르기 환자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있다"며 "유럽 병원에선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에게 공기청정기를 쓰라고 권유할 정도"라고 부연했다.

이어 "지금까지 유럽 소비자들이 공기청정기의 필요성에 대해 몰랐는데, 코로나를 기점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니즈가 생겼다"며 "코로나19 이후 알레르기 마켓을 중심으로 공기청정기 판매가 확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제 막 열린 시장인 만큼 앞으로도 성장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코웨이의 관측이다.

이 본부장은 "유럽에 건강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는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의 제품을 소개하고 가치를 전파하는 것이 이번 IFA 전시의 목적이자 코웨이의 미션"이라고 덧붙였다.
'IFA2022' 코웨이 부스 내 공기청정기 필터 기능에 대한 설명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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