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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기업 거버넌스 이슈 점검]삼성가, 상속세 부담에도 그룹 지배력은 확대①지분 일부 매각에도…중공업·바이오 출자로 내부지분율 상승

원충희 기자공개 2022-09-28 11: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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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말 실시된 개정 공정거래법에 따라 사익편취, 상호·순환출자는 물론 국외 계열사와 공익법인을 통한 우회적인 지배력 유지·강화 사례를 심층적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기업이 주의해야 할 지배구조 이슈도 늘었다. 내부지분율, 국외계열사, 공익법인 등을 통해 주요 테크기업에 어떤 거버넌스 이슈가 있는지 살펴왔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6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 총수 일가는 이건회 희장 타계 후 12조원이 넘는 상속세 부담을 지게 됐다. 재원 마련을 위해 주식담보대출과 계열사 지분 일부를 처분하면서 오너가의 지분율은 떨어졌다. 그럼에도 총수일가의 그룹 장악력 지표인 내부지분율은 오히려 상승했다.

삼성중공업 무상감자 및 유상증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에스티엠 유상증자 등으로 인한 계열사 지분이 증가한 덕분이다. 30대 그룹을 통틀어 봐도 삼성 오너가의 그룹 지배력이 가장 많이 확대됐다.

◇그룹 장악력 지표인 내부지분율 45.13%→51.71% 상승

지난해 4월 고 이 회장의 유가족 4인이 신고한 상속세 규모는 무려 12조원,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5년 동안 6차례 걸쳐 분할 납부키로 했다. 매년 2조원 약간 넘는 금액이 세금으로 나간다. 이 과정에서 재원 마련을 위해 홍라희 전 리움관장은 삼성전자 지분 0.33%(1조3700억원)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삼성SDS 주식 1900억원어치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삼성생명과 삼성SDS 주식 4370억원어치를 매각했다.

당연히 오너가의 그룹 계열사 지분율은 떨어졌지만 내부지분율로 보면 얘기가 다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월 1일 기준 삼성 총수일가의 내부지분율은 1.15%로 전년(0.96%)대비 상승했다. 그룹 전체 내부지분율도 45.13%에서 51.71%로 확대됐다.

*자료 : 공정거래위원회(매년 5월 1일 기준)

공정위가 대주주의 그룹 지배력을 판단하는 지표로 쓰는 내부지분율은 계열사 전체 자본금(액면가 기준)에서 총수 및 특수관계자(친족, 임원, 계열사, 공익법인 등)와 자사주 등의 주식가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내부지분율이 높을수록 외부의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는데 유리하다.

삼성가(家)가 줄어든 지분으로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는 비결은 자회사, 손자회사 등이 계열구조로 엮여있어 일종의 '지렛대(leverage)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총수→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출자고리에서 오너는 계열사를 통해 다른 회사를 거느리는 형태가 이어진다. 총수가 직접 출자하지 않아도 우량 계열사가 다른 회사를 보유하는 구조 덕에 총수의 지배력은 더욱 강화된다.

◇30대 그룹 중 내부지분율 상승폭 가장 높아

이 같은 구조는 다른 대기업그룹도 비슷하다. 그러나 30대 그룹들 통틀어 삼성이 2022년도에 내부지분율이 가장 많이 상승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하반기 5대 1 비중으로 무상감자를 한 뒤 1조3000억원 규모 달하는 증자를 단행했다.

내부지분율은 액면가 자본금 합계를 모수로 계산되기 때문에 감자를 통해 자본금을 깎이면 그만큼 결과 값이 오른다. 더구나 삼성중공업 유증 때 최대주주인 삼성전자(16%)를 비롯해 삼성생명(3.1%). 삼성전기(2.2%), 삼성SDI, 삼성물산, 제일기획 등 계열사들이 모두 나섰다. 이들이 출자한 금액이 2335억원 수준이다.

*삼성그룹 출자구조(한국신용평가)

특히 이번 감자와 증자로 인해 삼성 금융계열사(사실상 삼성생명)의 계열 출자금이 708억원 감소했다. 공정위가 재벌의 금융계열사를 통한 지배력 강화 행위를 날카롭게 감시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나름 좋은 현상이다.

아울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 상반기 3조200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성공시켰다. 조달한 자금 가운데 1조2024억원은 바이오젠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사들이는 데 투자했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00% 자회사가 됐다.

또 지난해 삼성SDI가 지분 100%를 보유한 양극재 제조 자회사 에스티엠에 1500억원을 출자했다. 전지 및 전지소재 사업효율을 증대하고 제조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 역시 계열사를 통해 다른 회사에 출자한 만큼 내부지분율을 상승시키는데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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