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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4.0 리오프닝]신한인도네시아, 상품 다양화로 리테일 공략 박차⑨건전성·내부통제 안정화…자동차금융·공장근로자 대출 등 확대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기욱 기자공개 2022-10-17 07:30:43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시대에 따라 진화해 왔다.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지냈다. 코로나19를 지내며 변화된 금융 환경 속에선 '리오프닝'이란 이름으로 또 다른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더벨은 주요 금융사들이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글로벌 전략과 글로벌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5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이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출범 이후 한 동안은 건전성 관리, 전산 구축 비용 등으로 불안정한 실적 추이를 보였지만 우량기업 위주의 영업이 정착되며 안정화를 이루는 모습이다. 타 현지법인에 비해 기업대출 비중이 높은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현대자동차와 연계한 자동차금융, 공장근로자 대출 등 리테일금융 상품을 확대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설 방침이다.

◇현지 기업 부실 등으로 출범 초기 실적 불안정…올해 성장국면 진입

현지 은행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BME)와 ‘센트라타마내셔널뱅크’(CNB)의 인수·합병을 통해 설립된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2017년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소형은행을 인수했기 때문에 리테일 및 기업금융 영업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지만 기업대출에 집중하며 시장 진입 초기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는데 성공했다. 출범 첫해에는 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으며 이듬해에는 순익이 106억원으로 23.26% 증가했다.

하지만 2019년에는 137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1위 섬유기업이 경영위기에 빠지면서 인도네시아 현지의 많은 금융사들에 부실 여신이 발생했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도 그중 하나였고 충당금이 늘어 순익에 악영향을 미쳤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 관계자는 “현지 결산 기준으로 2018년 1000만달러 이상 순익이 발생했는데 이듬해 그 규모가 350만달러로 줄어들었다”며 “현지 기준으로 적자까지는 아니지만 한국 금융당국이 보다 엄격하게 살피다보니 한국 기준으로는 충당금이 더욱 늘어 결손이 났다”고 설명했다.

출범 초기의 투자비용 등도 불안정한 순익의 원인 중 하나다. 통합 초기 집행된 전산 구축, 디지털 전환, 영업점 환경 개선 비용에 대한 상각이 계속 이뤄지고 있으며 역량 있는 현지 직원 추가 채용 등으로 인건비도 증가했다. 현지 통화 조달의 경우에도 초기에는 정기 예금 등 고금리 조달이 주를 이뤄 재무에 악영향을 미쳤다.

2020년에는 일시적 요인이 해결돼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보수적인 충당금 전입 기조의 영향으로 그 규모가 7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순익도 1억원으로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황대규 신한인도네시아은행 법인장은 “일시적 요인이 해결됐지만 보수적인 영업 기조는 유지를 했다”며 “돈을 당장 버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프로세스를 만들면서 충당금도 조금씩 더 쌓아 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한 동안은 내부통제와 건전성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하는 ‘Back to the basic’ 전략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접어드는 모습이다. 상반기 기준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의 당기순이익은 5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0억원) 대비 6배 가량 증가했다. 한국계 기업을 중심으로 한 예금 유치로 조달 비용이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우량기업 위주의 자산성장도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 5월에는 대출자산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돌파하는데 성공했으며 총 자산 15억달러(약 2조1500억원)도 달성했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 전경

◇기업대출 비중 90%, 포트폴리오 다양화 필요…엘리트론 등 출시 예정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아직까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기업금융 전문은행으로서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대출에서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달한다. 이중 한국계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다. 영업 초기에는 로컬기업 비중이 보다 높았으나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한국계 기업의 비중을 늘렸다.

건전성과 내부통제의 안정화를 이룬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향후 보다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해 리테일 부문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상품의 다양화가 리테일 영업의 핵심 전략이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우선 기업금융의 강점을 살려 ‘공장근로자대출’을 더욱 확대시킬 방침이다. 공장근로자대출은 한국의 직장인 대출과 비슷한 상품이다. 신용평가 시스템이 제대로 정착돼있지 않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것은 높은 리스크가 따르는 일이지만 근로자들이 소속된 기업과의 세부 협약을 통해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대출을 받은 근로자가 퇴직을 하게 될 경우 기업들로부터 미리 안내를 받는 등의 방법이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공장근로자대출 프로세스를 디지털뱅킹 ‘쏠(SOL)인도네시아’와 연계시키는 상품도 마련할 예정이다. 공장근로자 외 화이트칼라 근로자들을 위한 엘리트론도 검토 중이다.

현대자동차와 연계한 자동차금융도 주력 상품으로의 성장이 기대된다. 인도네시아는 자국 자동차 기업이 따로 없기 때문에 일본, 한국 등 외국 자동차가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그동안 현대차는 해외에서 제조된 자동차를 수입해 판매하는 식으로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해왔으나 올해 초부터는 현지 공장을 통해 직접 생산해 판매 중이다. 인도네시아 공장은 현대차 아시아·태평양 시장 진출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신한은행인도네시아는 현대차가 현지 공장 설립을 계획하던 2019년부터 현대차와 적극적으로 소통해왔다. 마침 현대차의 캡티브사 현대캐피탈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함께 진출하지 않기로 결정됐고 그 역할을 신한은행에서 수행하고 있다.

황 법인장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자동차금융은 은행의 비즈니스가 아니라 멀티파이낸스사의 영역”이라며 “자동차금융을 하는 곳은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딜러들을 대상으로 하는 파이낸싱, 자동차 구매시 파이낸싱 등 새로운 리테일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자동차금융은 출시 이후 약 500만달러(약 72억원), 300만대 이상의 초기 성과를 올리고 있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자동차금융 역시 비대면 조회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예정이다.

상품 다양화 전략을 비단 리테일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기업고객들을 대상으로도 환 헷지를 위한 다양한 파생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며 캐시 매니지먼트를 통한 자금 관리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파생상품 설계 및 시스템 전문가도 한국에서 파견 나와있다.

황 법인장은 “시장에서는 기업금융 전문은행으로 잘 알려져 있고 인도네시아 기업에 대한 거액 여신 진행시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의 의견을 물어보고 같이 참여하기를 바라는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며 “기업금융 전문은행으로서의 확고한 토대를 발판으로 디지털을 통해 리테일 시장을 개척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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