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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을 움직이는 사람들]위기에 강한 승부사, 방준혁 의장①게임업계서 흔치 않은 벤처사업가 출신, '강한 넷마블' 목표로 글로벌 진출 박차

황원지 기자공개 2022-10-18 13:17:35

[편집자주]

넷마블이 재도약에 나선다. 2010년대 초반 모바일 전환기에 발 빠르게 적응하면서 게임업계 3대장(쓰리엔, 3N) 자리에 올랐지만 최근 몇 년간 코로나로 개발 일정이 늦어지며 주춤한 상태다. 이제 엔데믹이 도래함에 따라 자체 IP 게임을 늘리고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며 다시금 점프업을 꿈꾸고 있다. 새로운 도전을 앞둔 넷마블의 핵심 경영진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3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방준혁 넷마블 창업자이자 넷마블·코웨이 의장은 업계에서 위기에 강한 사업가로 유명하다. 2000년대 초 이미 선두업체가 시장을 점유하고 있던 국내 게임업계에서 처음으로 퍼블리싱 서비스를 제공하며 넷마블만의 자리를 만들었다. 잠시 경영을 떠났다가 돌아온 2011년에도 모바일 전환으로 위기에 빠진 넷마블을 구해낸다. 당시 방 의장의 선구안은 매출 2조원을 돌파한 지금의 넷마블을 만든 일등공신이다.

넷마블이 현재 주춤한 가운데 방 의장에게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회사는 지난 2년간 코로나로 개발이 지연되면서 성과도 침체되고 올 상반기 10년만에 적자를 맞았다. 방 의장은 '강한 넷마블'을 키워드로 위기를 헤쳐나갈 계획이다. 본업인 게임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올해 초 시작한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신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타고난 사업가 기질, 2011년 위기 빠진 넷마블 구해

방 의장은 벤처 사업가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1998년 영화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가 인터넷에서 기회를 보고 2000년 넷마블을 창업했다. 개발자 출신 창업자가 많은 게임업계에서 사업가 출신은 눈에 띄는 이력이다.

덕분에 시장을 읽고 대응하는 능력이 뛰어났다는 평가다. 2000년대 초반 엔씨소프트와 넥슨, 한게임 등 선두주자들이 이미 시장을 점유한 상황에서 청소년 및 여성 유저를 타깃으로 한 게임으로 회사를 키웠다. 2002년에는 온라인 게임 퍼블리싱과 부분 유료화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두 시스템 모두 국내 게임산업을 키워 지금의 모습으로 만든 주역이다.

2004년 CJ에 넷마블 인수를 요청, 800억원에 지분을 매각했다. CJ는 넷마블을 인수해 사명을 CJ인터넷으로 바꿨고 방 의장은 CJ인터넷 사장을 지낸다. 넷마블은 이때 '서든어택', '마구마구' 등 히트작의 흥행으로 게임포털 사이트 1위에 올랐다. 그러던 2006년 방 의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모든 권한을 CJ에 일임하고 회사를 떠났다.


방 의장이 다시 넷마블에 돌아온 건 2011년이다. 그가 없는 2007~2011년 넷마블은 암흑기를 겪었다. 당시 내놓은 31종의 게임 대부분이 실패했다. 이와 함께 웹보드게임 규제가 강화되고 서든어택 개발사 '게임하이' 인수에 실패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창업자 방 의장은 이때 구원투수로 복귀한다.

돌아온 방 의장은 모바일 게임 도전을 결정했다. 당시는 PC게임이 주류일 때라 대부분 개발사들이 모바일 게임 개발을 꺼려했다. 하지만 방 의장은 스마트폰 보급으로 PC에서 모바일로 주도권이 넘어간다고 판단했다. 사재 400억원을 털어 개발 지주회사 CJ게임즈를 설립하고 산하 개발사들도 모두 모바일 게임사로 전환시켰다.

발 빠른 전환 덕분에 2013년부터 연이어 흥행에 성공했다. '다함께 차차차', '모두의 마블', '몬스터 길들이기', '세븐나이츠', '레이븐' 등 흥행작이 잇따라 쏟아졌다. 2011년 75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2015년 1조729억원까지 성장했다. 방 의장의 모바일 전환 결정은 지금의 넷마블을 만든 일등공신이다.

2016년에는 글로벌 진출을 선언한다. '글로벌 파이오니어'를 목표로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를 위해 마블, 제2의나라 등 인지도 높은 대형 지식재산(IP)을 가져와 게임화했다. 이와 함께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한 자체 게임들을 개발했다. 또 현지 공략을 위해 캐나다 게임 개발사 '카밤' 등 글로벌 개발사 M&A에 나서기도 했다.

성과는 확실했다. 올 상반기 넷마블의 해외매출 비중은 84%에 달했다. 2015년 28%에 비해 크게 5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경쟁사인 엔씨소프트의 32%, 넥슨 38%에 비해서도 높다.

◇본업인 게임사업 경쟁력 회복이 먼저…'강한 넷마블' 목표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 지난 2년은 넷마블에게 잃어버린 경쟁력의 시기였다. '강한 넷마블, 건강한 넷마블'을 정착, 완성될때까지 추진돼야 한다."

방 의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다시 '강한 넷마블'을 강조했다. 강한 넷마블이란 재미있는 게임을 개발해 글로벌하게 흥행시키는, 본업인 게임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뜻한다. 방 의장이 강한 넷마블을 신년사에서 제시한 것 올해가 세번째다. 그만큼 게임사업 경쟁력 회복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의미다.

넷마블은 올해 10년만에 적자전환하며 위기를 맞았다. 코로나로 지연됐던 신작 출시 일정이 올해 몰렸다. 신작 마케팅 비용이 크게 증가한 반면 실적은 주춤한 상태다. 30% 후반에 달하는 높은 지급수수료 비중도 약점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연속 적자로 방 의장이 직접 넷마블 위기경영을 선언하려 했으나 제반 상황을 고려해 취소했다고 알려졌다.


그간 지연됐던 신작 출시로 게임사업 경쟁력 회복을 노리고 있다. 넷마블은 올 4분기 '킹 오브 파이터즈: 아레나 P2E 글로벌', '몬스터 아레나 얼티밋 배틀 P2E 글로벌', '모두의마블: 메타월드 P2E 글로벌', '오버프라임 글로벌', '샬롯의 테이블 글로벌'까지 5개의 신작을 출시한다. 신작이 선전하고 2~3분기 증가했던 마케팅비가 줄면 흑자전환을 기대해볼 수 있다.

그간 사들인 글로벌 개발사들도 핵심 경쟁력이다. 넷마블은 지난해 글로벌 소셜카지노 게임사 스핀엑스, 캐나다 모바일 게임 개발사 루디아, 미국 개발사 쿵푸팩토리 등을 인수했다. 북미 게임 개발사 카밤과 잼시티까지 이미 사들인 자회사도 많다. 잼시티는 올해 초 블록체인 게임 신작 '챔피언스: 어센션'을 내놓았고, 루디아는 현재 DC와 디즈니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을 개발 중이다.

신사업도 기대를 모은다. 넷마블은 올 초 블록체인과 메타버스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블록체인의 경우 시장이 개화하고 있다는 판단 하에 작년 말부터 준비, 올해 초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마브렉스'를 설립했다. 현재 본사 차원에서는 마브렉스(MBX)를 사용하고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에서는 '큐브'를 사용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플레이투언(P2E)게임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성과가 나올 전망이다.

메타버스는 메타노믹스와 메타휴먼 두 갈래를 나눠 진출한다. 방 의장은 완전한 가상현실(VR) 기술이 아니라도 관련 미들웨어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능성이 열렸다고 판단했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모두의마블 메타월드'를 통해 메타버스 안에서 디지털 자산의 획득과 거래가 가능한 메타노믹스를 연다. 또한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리나'와 같은 메타휴먼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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