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토리 모니터]현대엘리베이터, 원재료비 부담 가격 인상으로 방어원재료비 상승에 재고자산 증가, 실적에도 악영향… 재고자산 회전수 반등도 과제
강용규 기자공개 2022-10-20 07:33:48
[편집자주]
제조기업에 재고자산은 '딜레마'다. 다량의 재고는 현금을 묶기 때문에 고민스럽고, 소량의 재고는 미래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또 걱정스럽다. 이 딜레마는 최근 더 심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생산라인은 자주 멈춰서지만 1년 넘게 억눌린 소비 심리는 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벨은 주요 기업들의 재고자산이 재무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7일 15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원재료 가격이 상승한 탓에 어느 때보다 무거운 재고자산을 안고 있다. 이에 상장 이후 첫 분기 적자까지 기록했다. 제품가격 인상을 통해 원재료비 부담을 상쇄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재고자산의 회전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현대엘리베이터는 2022년 상반기 말 연결기준으로 재고자산이 75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25% 증가했다. 최근 10년 동안 금액 기준으로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대엘리베이터 측은 재고 보유량 자체가 늘어난 것이 아니며 글로벌 물류대란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원재료 단가가 오른 점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상반기 재고자산 가운데 원재료는 57.4% 비중을 차지했다. 이 수치가 50%를 웃돈 것도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상반기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요 원재료 가운데 수입산 와이어로프를 제외한 전 품목(철판, 주물, 국내산 와이어로프, 국내·수입산 가이드레일)의 가격이 작년 말 대비 높아졌다. 2020년과 비교하면 모든 품목이 비싸졌다.
이와 같은 원재료비 부담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2년 2분기 연결기준 매출 4843억원, 영업손실 11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비슷했으나 영업이익이 327억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6년 상장 이후 처음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제품 판매가격을 높여 원재료비 부담을 상쇄한다는 구상이다. 상반기 현대엘리베이터의 제품가격은 내수용 에스컬레이터를 제외하면 모든 품목(내수·수출용 엘리베이터, 수출용 에스컬레이터)이 지난해 말보다 높아졌다.
다만 현대엘리베이터가 제품을 수주한 뒤 실제 판매에 이르기까지는 평균 1년가량의 시차가 존재한다. 아직은 판매가격 상승분이 원재료 투입비용을 모두 상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뜻이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수주와 납품의 시간차로 인해 아직은 제품가격을 인상하는 속도가 원재료비 상승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비교적 빠르게 공급이 가능한 계약분들부터 인상 제품가격을 반영하고 있어 하반기부터는 실적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생산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원재료비 부담 못지않게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하는 시선도 나온다. 최근 몇 년 동안 현대엘리베이터의 재고자산 회전수를 살펴보면 2017년 32.8회를 기록한 이후 꾸준하게 낮아져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24.6회를 기록했다.
여타 제조기업들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의 재고자산 회전수에서 알 수 있듯 현대엘리베이터는 대량의 재고를 쌓아두기보다는 적기에 원재료를 조달해 이를 소모하는 사업전략을 구사해 왔다. 재고자산의 회전수가 낮아진다는 것은 매출 측면에서 좋은 신호라고 볼 수 없다.
다만 이는 단기간 내에 개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사안으로 파악된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재고자산 회전수 감소세는 내부적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공급부족 탓이라는 점에서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원자재를 확보하는 것과 별개로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의 작동에 필수인 반도체의 수급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반도체의 적기 확보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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