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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금투협 회장 선거]"위기의 자본시장, 전문성 갖춘 리더가 필요하다"②증권업계 "활발한 소통해달라"...운용업계 "협회 증권업에 쏠림, 운용업 소외"

이지혜 기자공개 2022-10-25 13:27:22

[편집자주]

제6 대 한국금융투자협회 협회장 선거의 막이 올랐다. 공모 일정을 본격화하기 전부터 경쟁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금투협 회장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자본시장 주요 플레이어의 입장을 대변해 정부당국과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어깨가 무겁지만 그만큼 명예와 실리를 챙길 수 있는 자리다. 금리 인상, 증시 위축 등으로 자본시장이 흔들리는 지금, 위기를 돌파할 리더는 누구일까. 더벨이 협회장 후보 출사표를 던진 인물의 면면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9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설립된 지 올해로 14년차가 됐다. 그동안 금투협은 모두 5명의 협회장을 거치며 명실상부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파수꾼이자 대변인으로서 거듭났다. 같은 기간 자본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불리는 증권업계도 빠르게 성장했다. 2009년 금투협이 설립됐을 때보다 증권업계와 자산운용업계의 자산은 약 4배가량 불어났다.

그러나 이런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선이 늘었다.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 되는 듯하더니 이번에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인상기조가 전세계를 휩쓸었다. 시중 유동성이 메마르면서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이런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리더는 누구일까. 자본시장은 어떤 리더를 바랄까. 증권업계와 자산운용업계의 대표와 임원을 대상으로 차기 협회장의 과제와 리더십에 대해 물었다.

◇“업계 대변해 정부에 제목소리 낼 수 있어야”

금투협의 역할을 묻자 임원들은 공통적으로 ‘정부와의 소통 가교’라고 답했다. 자본시장의 파수꾼이자 대변인으로서 금투협이 앞장 서서 제도와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A: 현재 금투협은 시장의 급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마치 금융기관 산하 조직처럼 움직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대행사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회원사들은 뛰고 있는데 금투협은 한 발 늦게 후행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앞단에서 움직였으면 좋겠다. 자발적으로 나서서 금융당국 앞에서 업계를 제대로 대변해야 한다.

B: 지금처럼 단기자금 시장이 어려워지고 강원도의 레고랜드PF 디폴트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 금투협이 나서서 정부 당국에 여러 가지 정책을 제안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금융당국이 시장에 대해 물을 때에도 금투협이 먼저 나서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지금은 증권업 현황을 알기 위해 금융당국이 개별 증권사에 연락해 현황을 보고 받는 식이다.


◇디지털화·대체거래소 설립 등 증권업 현안 산적…“전문성 갖춰야”

증권업계가 변곡점을 맞이했다. 기준금리의 가파른 인상으로 사업환경이 한결 혹독해진 가운데 새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는 압박도 받고 있다. 가상화폐의 출현으로 이 시장에서 증권사의 역할을 고민해야 하는 데다 대체거래소 설립 이슈로 증권업 시장은 또 한 번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력을 갖춘 리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C: 증권업계는 디지털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 증권형토큰(STO) 등 디지털 자산이 출현하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가운데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역할 구분이 모호해졌다. 특히 디지털 관련 분야에서 증권업계의 영역이 어디까지인지 명확하지가 않다. 디지털이나 가상자산 등은 앞으로 신규 먹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금투협이 앞장서서 방향을 잡아줬으면 좋겠다.

D: 무엇보다 전문성을 갖춘 리더가 필요한 시국이지 않을까. 당장 대체거래소(ATS) 설립도 큰 화두다. 증권업계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도 있을 거다. 올해 안에 예비인가를 받아 2024년부터 대체거래소 업무가 개시될 텐데, 이는 협회장으로서도 임기 중에 한 획을 긋는 셈이 될 거다. 기존 거래소와 대체거래소의 역할 구분과 의견 조율에 있어서 금투협이 해야 할 일이 많아 보인다.

◇"증권업 쏠림 심하다, 자산운용업계 영역 존중해야"

자산운용업계의 시선은 좀 다르다. 새 먹거리를 고민하는 증권업계와 달리 자산운용업의 최대 관심사는 '생존'이다. 자산운용사의 영역을 은행, 증권사 등이 침범하면서 점차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개별 자산운용사의 규모가 너무 작다는 점이다. 이때문에 금투협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산운용사가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 자산운용사는 자금을 운용만 하기에 판매도, 발행도 증권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약자같은 입장이다. 그러나 자산운용업계가 위축되면 증권업계도 살아남을 수 없다. 역대 협회장은 물론 현재 후보도 대부분 증권사 출신이라서 자산운용업계가 소외되고 있다.

F: 업계를 큰 테두리에서 바라보면 은행과 증권, 자산운용사의 영역이 겹치고 있다. 문제는 은행과 증권사에 비해 자산운용사의 규모가 너무 작다는 점이다. 이때문에 이런저런 사업영역을 침범 당할 때가 많다. 금투협이 자산운용사의 사업영역을 명확히 구분지어 배려해줬으면 좋겠다. 증권업만 대변하는 협회장이 아닌,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균형감각을 갖춘 협회장이 필요하다.

◇소통의 리더십 필요…“여론·회원사를 아우를 수 있어야”

협회장의 덕목을 묻자 많은 이들이 ‘소통’을 말했다. 다양한 업권의 회원사를 두고 있어 때때로 이해가 상충할 때가 있는데 이런 상황을 슬기롭게 풀어갈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동시에 여론을 ‘내 편’으로 만들어 증권사의 위상을 높였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G: 무엇보다 회원사와 소통능력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회원들과 긴밀히 소통해서 요구사항이나 요청들을 잘 접수해 정부에 요청할 수 있는 협회장을 바란다. 접수된 의견을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는 리더십도 필수다.

H: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고 멀리 있는 사람을 찾아오게 하는 리더이길 바란다. 협회장과 함께 일하는 사람이 즐겁고 그를 찾아가는 데에도 거리낌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협회를 중심으로 자본시장이 뭉칠 수 있다. 여론을 우리 편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여론도, 정부도 지금은 자본시장을 은행 중심으로만 바라보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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