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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젤 이어 메디트' GS그룹, 고밸류 경영권 확보 부담 증대 '멀티플 30배 적용' FI 엑시트에 수조원 필요, 단순 투자 목적 가능성도

감병근 기자공개 2022-10-27 08:00:22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6일 0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그룹이 최근 진행한 바이오·헬스케어 M&A에서 잇달아 높은 거래 밸류에이션을 산정해 눈길을 끈다. 휴젤에 이어 메디트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30배 수준의 가격으로 인수를 추진 중이다.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통한 경영권 확보에 수조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점에서 GS의 부담이 향후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일각에선 최종적으로 기업 상황을 살핀 후 단순 투자로 끝낼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2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GS-칼라일 컨소시엄은 메디트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본입찰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해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경쟁자를 제치는 데 성공했다. 매각 측과 협상을 거쳐 주식매매계약(SPA)은 이르면 이번 주 내 체결될 전망이다.

GS-칼라일 컨소시엄은 메디트 지분 100% 인수 가격으로 3조원 가량을 제시했다. 메디트의 작년 EBITDA가 1049억으로 이번 인수에 적용된 에비타 멀티플 배수(EV/EBITDA)는 28.6배에 달한다.

이는 앞서 GS가 IMM인베스트먼트, CBC그룹, 무바달라 등 FI와 함께 휴젤을 인수했을 때 산정한 에비타 멀티플 배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GS와 다국적 FI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휴젤 지분 43.2% 가량을 1조5587억원에 인수했다.

SPA 체결 직전 연도인 2020년 휴젤 EBITDA는 888억원 수준이었다. 이를 고려하면 보유 현금 등을 제외한 단순 기준으로 휴젤 인수에 대략 34배의 에비타 멀티플 배수가 적용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성장성이 높은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일부 기업의 경우 20배 이상의 높은 에비타 멀티플 배수를 적용한 M&A가 종종 이뤄지기도 한다. 휴젤과 메디트 모두 업계 선도 기업인 만큼 향후 실적이 성장할 것이라는 데에도 업계에서는 큰 이견이 없다.

다만 투자목적으로 M&A에 뛰어든 FI들과 달리 향후 경영권 확보를 노리고 있는 GS의 입장에서는 우선 절대적인 수준에서 높은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GS는 휴젤과 메디트 인수를 모두 신사업 확장을 위해 추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위해 GS는 두 딜 모두에서 FI 보유 지분에 대해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문제는 현재 상태를 기준으로 해도 GS가 FI를 엑시트 시키고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자금만 수 조원에 이른다는 점이다. GS는 휴젤과 메디트 인수에서 모두 인수대금 가운데 일부만 부담하는 전략을 활용했다. 휴젤 인수에는 2400억원을 투입했고 메디트 인수의 경우에는 약 3000억원 가량을 부담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수대금 기준으로 휴젤과 메디트의 잔여 지분을 모두 인수하는 데에만 4조원 가량이 필요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GS가 향후 사업정리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종 인수에 필요한 자금 규모가 너무 큰 탓에 웬만한 계열사나 자산 매각으로는 이만한 자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 떄문에 최근 M&A가 신사업 진출보다 투자 목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메디트 인수는 딜 규모가 휴젤의 2배에 이르는 만큼 이러한 가능성이 더욱 높게 점쳐지고 있다.

전략적투자자(SI)가 투자 목적으로 빅딜에 참여한 최근 사례로는 우리은행의 롯데카드 인수 참여가 언급되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경영권을 인수할 당시 지분 20%를 함께 매입하기로 한 우리은행은 롯데카드를 재인수할 가장 강력한 후보자로 꼽혔다. 하지만 최근 진행 중인 롯데카드 매각에서는 예비입찰에도 참여하지 않으면서 지분 매입이 투자 목적을 띄게 됐다는 평가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GS가 FI 지분을 매입해야 한다는 약정이 없다면 이번 메디트 인수를 경영권 확보 외에 단순 투자로 마무리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며 “칼라일이 GS를 활용해 이번 인수 난이도를 낮춘 것처럼 GS도 칼라일을 활용해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했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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