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시티플러스, '대주주 갈등' 실탄 충전 전략은최대주주 JTC '주식양수도 계약' 취소 요구, 남은 지원창구 2대주주 '디원'
김선호 기자공개 2022-10-27 08:06:44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6일 14: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소·중견 면세업체인 시티플러스가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입찰에 참여해 경쟁 우위를 갖기 위해서는 대주주인 JTC·디원간 갈등을 먼저 해결해 신용을 보강하거나 자금을 지원받는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악화된 재무가 입찰경쟁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26일 시티플러스 관계자는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공고를 기다리면서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할 사항들을 챙기고 있는 중"이라며 "그동안 출혈로 인해 재무가 악화돼 있는 상황에서 입찰 참여시 납부해야 하는 보증금은 대주주 측에서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시티플러스의 대주주는 지분 70%를 보유한 케이박스와 30%를 보유한 디원이다. 케이박스의 모기업은 일본 사후면세점 사업이 주력인 JTC이고 디원은 태양광사업을 진행하는 탑솔라의 오형석 회장과 특수관계자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를 보면 시티플러스를 지원할 수 있는 대주주는 최대주주인 JTC이거나 2대주주인 디원인 셈이다. 다만 시티플러스의 자회사 탑시티면세점이 신촌에 위치했던 시내면세점을 폐점하면서 JTC는 국내 면세점 사업에 대한 관심도가 상당히 낮아졌다.
게다가 업계에 따르면 JTC는 디원 측에 2018년 맺은 주식양수도 계약이 취소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당시 JTC는 디원으로부터 시티플러스 지분 70%를 189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양사가 7대3 비율로 시티플러스 유상증자에 참여해 200억원을 수혈했다.
이는 신촌 시내면세점을 안정적으로 개점해 운영하기 위한 자금이었다. 그러나 시내면세점이 위치했던 신촌민자역사의 시설권자인 신촌역사와 명도소송에서 패소한 후 관세청으로부터 면세품 반입정지 명령을 받게 되면서 2020년 초 불가피하게 폐점할 수밖에 없었다.
이 시기부터 JTC와 디원 측은 서로 시티플러스 경영권을 두고 불편한 논쟁을 이어나갔다. JTC는 시티플러스에 투입된 자금을 회수하기를 원했다. 면세점 사업을 지속하길 바란 디원은 보다 낮은 가격에 JTC가 보유한 시티플러스 지분 매입을 희망했다.
이러한 줄다리기 협상은 여전히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양사의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구철모 JTC 대표와 오형석 탑솔라그룹 회장간 갈등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이들은 결국 협상을 이뤄내지 못하면서 법정 소송으로 이어졌다.
JTC에 따르면 2021년 5월 4일자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시티플러스의 옛 주주인 디원 등에 대해 양수도계약을 취소하고 주식양수도대금의 반환 및 손해배상을 요청하는 소를 제출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소송은 계류 중이다.
이 가운데 시티플러스는 시내면세점 폐점과 코로나19 기간 동안의 출혈로 현금곳간이 비어가고 있는 중이다. 올해 5월 말 별도기준 자산과 부채는 각각 8억9253만엔, 2억2012만엔으로 남은 자본금은 6억7241만엔이다.
문제는 시티플러스가 100% 지분을 보유한 완전자회사 탑시티면세점의 자본금이 마이너스(-) 11억4878만엔으로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탑시티면세점은 신촌 시내면세점을 운영했던 법인으로 폐점에 따른 타격이 그대로 남아 있다.
탑시티면세점의 자본잠식 규모가 모기업의 자본금을 넘어서는 수준인 만큼 시티플러스로서는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참여하기 위한 보증금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전 인천공항의 입찰제안서(RFP)를 살펴보면 입찰금액의 100분의 5 이상의 입찰보증금을 현금 또는 보증서 등으로 인천공항에 납부해야 한다. 현 시티플러스 재무상태를 고려하면 보증서를 제출하더라도 대주주가 이를 보증해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JTC가 양수도계약을 취소하고 주식양수도대금 반환과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 소송을 진행 중인 만큼 지금으로서는 디원이 속해 있는 탑솔라그룹과 오 회장이 시티플러스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디원 등 탑솔라그룹이 시티플러스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갈등 관계인 JTC와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시티플러스의 최대주주로서 JTC가 위치하고 있는 만큼 디원이 단독으로 자금 등을 지원하기는 힘든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한 디원으로서도 JTC와 시티플러스를 공동으로 경영하고 있는 여건에서 무조건적으로 입찰보증금을 보증할 수도 없다. 신촌 시내면세점 폐점으로 인한 손실 여파가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양상이다.
시티플러스 관계자는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공고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시기"라며 "현재는 미리 챙겨야 할 사항에 대해서 살펴보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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