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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 재편 수혜 기대되는 제주항공, 유상증자가 선결과제 통합LCC 노선 재분배 최대 수혜… 신예기로 리스비용 연료비용 절감에 새 노선 도전도

강용규 기자공개 2022-10-28 09:30:28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7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항공은 코로나19 이전 LCC(저비용항공사) 가운데 가장 많은 노선을 운항했다. 보유 항공기 대수도 가장 많다. 때문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항공업 재편 과정에서 노선 재분배에 따른 수혜를 가장 크게 볼 수 있는 LCC로 꼽힌다.

관건은 11월 진행할 유상증자의 흥행이다. 제주항공은 유상증자로 확보한 금액을 전액 신예기의 구매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제주항공이 노선 재분배에 따른 수혜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항공기의 직접 소유에 따른 비용 절감효과가 필요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 LCC들도 재편 대상, 제주항공이 재분배 노선 흡수여력 가장 커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이은 노선 재분배 시나리오로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장거리 노선 위주로, 제주항공이 중단거리 노선 위주로 각각 나누어 받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장거리 노선 도전을 천명하고 에어버스의 대형기 A330-300을 3대 도입했다. 최근 국내 LCC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인천~시드니 노선에 취항하기도 했다. 에어프레미아는 저비용과 장거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항공사로 보잉의 대형기 B787-9 드림라이너를 통해 인천~LA 노선에 취항한다.

다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으로 두 항공사가 거느린 3개 LCC(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도 통합된다. 이에 따라 3개 LCC가 보유한 노선들도 점유율에 따라 경쟁 제한성 해소의 대상이 된다.

제주항공은 보잉의 중단거리용 항공기 B737NG를 중심으로 기단을 구성하고 있다. 보유 항공기는 39대로 LCC들 가운데서는 2위 티웨이항공의 30대를 앞서는 1위다. LCC들이 보유한 노선의 재분배가 이뤄질 시 이를 흡수할 여력이 가장 크다는 말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선의 경우 경쟁 제한성 해소를 위해 통합 항공사가 점유율 20% 이상에 해당하는 노선의 슬롯을 반납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총 7개 노선이 이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제주~울산, 제주~부산, 제주~청주 등 3개 노선은 순수하게 통합 LCC의 경쟁제한 해소를 위해 재분배가 요구된다.

국제선의 경우 15개 노선에서 경쟁 제한성 해소가 필요하며 부산~칭다오, 서울~장자제, 부산~다낭, 부산~세부, 부산~나고야, 부산~괌, 서울~괌 등 7개 노선이 통합 LCC에서 재분배가 요구된다.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경쟁제한 요소가 없다고 판단한 중단거리의 알짜 노선이 각 나라 경쟁당국의 판단에 따라 재분배 대상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제주항공이 추가 재분배의 수혜를 볼 수도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예를 들어 김포-하네다 노선은 국내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이 운항 중인 노선이지만 공정위는 해당 노선에 경쟁 제한성이 없다고 봤다”며 “일본 경쟁당국은 이 노선에 경쟁 제한성 해소를 요구할 공산이 크며 일본 LCC뿐만 아니라 제주항공에도 재분배가 이뤄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 유상증자 통한 신예기 도입, 수혜 극대화의 전제조건

제주항공은 11월3일~4일에 걸쳐 일반공모 유상증자의 청약을 진행한다. 모집금액은 1차 발행가액인 1주당 1만1250원을 기준으로 모두 3064억원이며 최종가액은 10월31일 확정된다. 조달금액은 전액 시설투자에 투입된다.

앞서 제주항공은 2018년 보잉과 중단거리용 신기종 B737-8 MAX를 확정 40기, 옵션 10기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리스가 아닌 직접 구매 방식의 도입이 2023년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제주항공은 이 계약에 따른 선지급금 및 신기종 도입에 따른 엔진 등 자재 확보에 유상증자 조달금액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유상증자의 흥행은 제주항공이 항공산업 재편의 수혜를 극대화하는 데 있어 전제조건과 같다. 그동안 LCC들은 연료비용 소모 대비 수익성이 좋은 단거리 노선에 보유 항공기를 집중 투입해 항공기의 대수별 회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이익을 실현해 왔다.

제주항공은 이를 넘어 항공기를 직접 소유하며 리스비용까지 절감을 시도하는 첫 LCC다. 2018년 신규 도입 B737NG 5대 중 3대를 리스가 아닌 구매 방식으로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2023년부터 순차 도입되는 B737-8 MAX 40기를 직접 소유하면서 기존 리스기들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반납한다.

아직 기단의 39대 항공기 중 3대만이 직소유에 해당하지만 효과는 적지 않다. 제주항공의 리스부채 규모는 2019년 말 5019억원에서 2022년 상반기 말 2800억원까지 줄었다. B737-8 MAX 40대의 순차 도입이 시작되는 내년부터는 감소 폭이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신예기는 제주항공이 기존에 보유한 B737NG 대비 14%의 연료효율 개선이 이뤄진 기종이다. 제주항공이 항공기 보유대수 기준 1위 LCC라고는 해도 노선 재분배를 통해 운항 노선을 확대하게 될 경우 노선별 항공기 투입의 집중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집중도 하락에 따른 이익 감소분을 연료비 절감으로 만회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신예기 도입을 통해 그동안 제주항공의 사정권 바깥에 있었던 노선을 배분받아 취항할 가능성이 생긴다는 이점도 있다. 예를 들어 서울~자카르타 노선은 B737NG의 운항거리 바깥에 있어 그동안 제주항공이 도전할 수 없었던 노선이다.

그러나 B737-8 MAX는 B737NG보다 운항거리가 1000km가량 길어 자카르타가 사정권 안에 들어온다. 서울~자카르타 노선은 국내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이 운항하며 점유율은 합산 72%다. 재분배가 이뤄질 공산이 큰 노선이라는 말이다.

유상증자의 흥행이 제주항공에 여러모로 중요한 만큼 모회사 AK홀딩스 역시 모자라지 않게 참여하겠다는 태도다. 앞서 9월 교환사채(EB) 발행을 통해 1300억원을 확보했으며 이를 유상증자에 투입하기로 했다. AK홀딩스 측은 유상증자 이후 지분율 희석을 고려해 유상증자에 초과 청약하거나 실권주 청약에 참여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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