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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 파산 국내 파장]얼어붙은 블록체인 벤처투자…디파이가 불씨 살릴까⑦해외악재 여파 국내 스타트업에 고스란히 전달, '탈중앙화'로 무게추 기울어

노윤주 기자공개 2022-12-02 13: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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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던 가상자산거래소 FTX가 갑작스럽게 파산했다. 유동성 부족 문제가 제기된 지 열흘 만에 벌어진 일이다. 부채 규모만 60조원에 달한다. 한국 진출의 문을 두드려온 FTX의 파산은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FTX 사태를 대하는 관련 기업의 대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30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 약세장이 지속되는 일명 '크립토 윈터'가 시작됐다. 연초 5600만원을 호가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2200만원까지 밀려나면서 2000만원 선을 겨우 지키고 있다. 여기에 더해 테라-루나, FTX 파산 등 대형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가상자산 투자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크립토 윈터를 가장 크게 체감한 곳은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활발히 이뤄지던 투자논의가 중단되거나 딜 클로징이 지연되고 있다. 프로젝트 성공률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탈중앙금융(디파이·De-fi)과 플레이투언(Play to Earn, P2E)이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다.

◇루나 사태보다 파장 큰 FTX 파산…투자시계 멈춰

가상자산 투자시장은 테라-루나 사태 때보다 경직된 모습이다. FTX 파산 이후 대형 라운드를 주도하던 해외 벤처캐피탈(VC)들의 움직임이 멈췄다. FTX는 지난해 중순 9억달러(약 1조180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는데 당시 세퀘이아캐피탈, 소프트뱅크, 블랙록, 테마섹 등 69개 기관이 참여했다. 보수적인 온타리오 교직원연금도 투자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었다.

FTX 파산으로 손해를 본 기관들이 당분간 동일분야 투자를 조심스러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콰이어캐피탈은 이미 FTX와 FTX US에 투자했던 2억1400만달러(약 2800억원)을 장부상 손실처리했다.

올해 말과 내년 초 사이 투자 라운드를 준비하고 있던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은 직격타를 맞았다. 특히 모태펀드 위주의 국내보다 해외투자가 더욱 활발한 블록체인 시장 특성상 글로벌 IR을 준비하던 스타트업들은 투자 한파를 더 크게 느끼고 있다.

가상자산 스타트업 관계자는 "전통금융 쪽 기관은 가상자산 투자를 홀딩하고 있고 블록체인 전문 VC들은 FTX 여파로 타격을 입으면서 신규 투자여력이 없는 상황"이라며 "해외 이슈지만 글로벌 단위로 움직이는 블록체인 시장에서는 파장이 국내 스타트업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고 말했다.


◇메인넷 활성화·디파이·게임…부상하는 신흥 블록체인 키워드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연이은 대형 악재로 인한 메인넷 시장 침체를 투자 둔화 원인으로 꼽았다. 루나, FTX 사태로 인해 메인넷 프로젝트들이 타격을 입고 하위 프로젝트들이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놓기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루나 부흥기에는 테라 생태계를 활용한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탄생했고 메인넷과 시너지를 발휘했었다"며 "이후 등장한 솔라나 영역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메인넷들이 힘을 못 쓰니 프로젝트들도 비즈니스모델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모두가 확신이 없는 시장에서 신규 투자는 당연히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방향으로 가상자산 VC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코빗 리서치는 "과거 정체기 대비 가상자산 펀딩시장은 활발하다"며 "주요 VC는 가상자산 내 다양한 섹터에 활발히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망주로 떠오른 곳은 디파이다. 대형 중앙화거래소의 붕괴로 탈중앙화 옥석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JP모건은 이달 초 은행권 중 처음으로 디파이를 시도했고 퍼블릭 블록체인 온체인 거래에 성공했다. 특정 참여자만 볼 수 있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아닌 누구에게나 공개된 퍼블릭 블록체인을 사용했다는 데 시사점이 있다. 코빗 리서치는 "이번 거래는 전통금융 기업들의 퍼블릭 블록체인 활용 비즈니스 시행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P2E를 통해 블록체인과 손을 잡은 게임분야도 여전히 각광받는 영역 중 하나다. 블록체인의 이점은 취하면서 사업 운영에 깊게 블록체인을 심지 않았다는 게 지금 시장에서는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했다. 한 가상자산 VC 관계자는 "가상자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주춤하는 추세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는 곳들에는 여전히 관심이 많다"며 "NFT를 참신하게 사용하는 신생 게임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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