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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성과평가]김성현 KB증권 사장, 역대급 전성기 주도…연임으로 보상받나윤종규 회장, 굳건한 신뢰 보내…박정림 사장 거취는 변수

강철 기자공개 2022-12-12 07:15:52

[편집자주]

코로나19 확산 기간 증권사들은 역대 최대 실적을 줄줄이 갈아치웠다. 실적에 힘입어 대부분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재선임에 성공했다. 올해는 업황 부진과 함께 정반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14개 증권사, 15명의 CEO들의 임기가 올해로 끝난다. 어려운 가운데 호실적을 거둔 곳도 있지만 대부분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더벨은 임기 만료를 앞둔 증권사 CEO들의 경영 행보를 돌이켜 보고 향후 전망을 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7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성현 KB증권 사장이 연임의 기로에 섰다. 지난 4년간 기업금융(IB), 홀세일, 해외사업 등을 총괄하며 역대급 전성기를 이끈 점은 연임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연임에 성공하면 KB증권 최초로 5년 임기를 수행하는 최고 경영자(CEO)에 등극한다.

내년 말까지 지주 대표직을 수행하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역시 김 사장에 대한 굳건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다만 KB증권이 올해 다소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는 점은 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리스크다. 각자대표인 박정림 사장의 거취도 변수다.

◇'전무후무' 10조 영업수익 달성

김성현 사장은 2019년 1월 KB증권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IB총괄본부장으로 있으며 KB증권 기업금융의 경쟁력을 업그레이드시킨 성과를 인정받아 2003년 KB증권의 전신인 한누리증권에 입사한 지 16년만에 CEO에 올랐다.

CEO 취임 후 김 사장의 업무 영역은 기존의 기업금융 외에 홀세일, 리서치, 해외사업 등으로 넓어졌다. 큰 틀에서는 김 사장이 기업금융을 위시한 CIB그룹을, 박정림 사장이 자산관리를 축으로 한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과 경영관리를 책임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KB증권은 김 사장 취임 후 전례없는 성장을 거듭했다. 매년 20%가 넘는 영업수익 신장률을 달성했고 70%에 달했던 '판관비/영업순수익' 비율을 50%까지 낮추는 등 내실도 크게 개선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전무후무할 것으로 보이는 연간 영업수익 10조원과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했다.

꾸준한 실적 증대가 이뤄진 결과 결과 2018년 말 기준 4조3770억원이던 자기자본은 올해 9월 말 6조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5.4%에서 11.2%로 2배 넘게 상승했다. 잉여자본의 적정성을 나타내는 순자본비율도 1278%에서 1415%로 올랐다.

이 같은 눈부신 성장은 기업금융이 주도했다. 기업금융은 2020년부터 매년 2000억~3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KB증권 전체 손익의 50%를 책임졌다. 최근 5년간 매년 30% 이상의 순이익률을 기록한 사업부는 기업금융이 유일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DCM, ECM, M&A 자문 등 기업금융 산하의 모든 사업 파트가 제 몫을 충실히 해냈다. 부동산 PF는 우량 사업장 중심의 딜 소싱과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를 병행하며 신규 수익을 창출했고 DCM은 2021년까지 9년 연속으로 리그테이블 주관 순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받던 ECM도 올해 LG에너지솔루션, 더블유씨피, KB스타리츠, 성일하이텍 등 다수의 조단위 빅딜을 수행하며 일찌감치 리그테이블 1위를 확정했다. KB증권이 통합법인으로 출범한 2015년 이래 ECM 리그테이블 1위에 오른 것은 2022년이 처음이다.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과를 창출한 결과 김 사장은 지난 4년간 매해 연임에 성공했다. 이에 이달 말 1년 임기가 다시 만료되는 김 사장의 거취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B증권을 비롯한 그룹 임원 인사는 이달 중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 코로나19 직후 도래한 호황 덕분에 KB증권이 손쉽게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고 얘기하는데 김 사장의 통찰력과 결단력이 없었다면 이 정도의 실적을 내기는 어려웠다"며 "현안을 결정하면 주저없이 실행하는 추진력 역시 김 사장이 갖춘 훌륭한 리더로서의 자질"이라고 말했다.

이어 "KB증권이 최근 하이투자증권, SK㈜, SK텔레콤으로 이어지는 회사채 빅딜을 단독으로 주관하며 시장 분위기를 전환시킨 것은 김 사장의 과감한 결단력이 빛을 발한 사례"라며 "10월 말 둔촌주공 재건축 자금 조달을 성공시킨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라고 덧붙였다.


◇2022년 실적 악화는 변수...각자대표 박정림사장 거취도 변수

업계에서는 김 사장의 화려한 트랙 레코드를 거론하며 이변이 없는 한 이번에도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연임이 결정되면 김 사장은 KB증권 최초로 5년 임기를 수행하는 CEO에 등극한다. 전병조, 윤경은 등 통합법인 출범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던 전임 CEO들도 5년을 채우지는 못했다.

인사권을 쥐고 있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내년 11월까지 지주 대표직을 수행하는 점은 이러한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 철저한 성과주의자로 잘 알려진 윤 회장은 매년 임기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김 사장에 대한 굳건한 신뢰를 드러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장된 임기가 1년 정도 남은 점을 감안할 때 윤 회장이 연말 인사에서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진다"며 "실제로 본인이 발탁한 계열사 CEO들과 남은 기간을 보낼 것이라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KB증권의 수익성이 올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점은 연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다. KB증권은 올해 3분기 누적으로 영업이익 3493억원, 순이익 309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전년 동기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4년간 공조 체제를 유지한 박정림 사장의 거취도 변수다. 박 사장이 KB증권을 떠난다면 필연적으로 김 사장의 운신에도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박 사장이 연말 인사에서 그룹 부회장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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