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링PEA, PI첨단소재 딜 우군 '패스'에 평판훼손 타격받나 인수금융 주선사, 거래 무산 설명 못 들어…카운터파트 리스크 본격화
김경태 기자공개 2022-12-12 08:11:21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9일 09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어링PEA가 PI첨단소재 인수를 전격 철회하면서 금융권에서 평판훼손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다. 인수 추진 과정에서 긴밀하게 협력했던 금융사들도 언질을 받지 못하면서 크게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대형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에 걸맞지 않은 행보로 향후 국내에서 신규 투자에 나서는데 어려움이 예상된다.9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베어링PEA는 전날(8일) PI첨단소재 측에 주식매매계약(SPA)이 해제됐다고 통보했다. 베어링PEA의 인수 철회는 자금조달을 위해 협력한 우군들에 사전에 설명되지 않았을 정도로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베어링PEA는 PI첨단소재 지분 매입을 위해 인수금융을 조달하려 했다. 우리은행과 미래에셋증권을 주선사로 선정했다. 초기에는 거래가의 절반가량을 인수금융으로 충당하려다가 급격한 금리 인상과 주가 하락으로 어려움이 가중됐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베어링PEA는 인수금융 조달 금액을 조정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했다. 공개매수를 통한 지분 추가 매입도 검토 대상이었다. 이 경우 인수금융 규모 변경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주선사들과도 의견을 나눴다.

베어링PEA에서는 홍콩사무소에 적을 둔 한국 투자팀이 금융사들과 소통해왔다. 특히 인수금융에 관해서는 연다예 부대표가 의욕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모간스탠리의 홍콩사무소에서 경력을 쌓은 뒤 2010년 베어링PEA 합류한 전문가다.
사후적인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도 베어링PEA의 대응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인수금융 주선사를 비롯한 딜 관계자들은 8일 베어링PEA에 인수 철회 배경에 관해 설명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전해 듣지 못했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베어링PEA의 평판 훼손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최근 시장상황이 급변하기는 했지만 베어링PEA 같은 대형 하우스가 명성에 걸맞지 않는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베어링PEA는 대형 PEF 운용사이지만 이번 일로 카운터파트 리스크(Counterpart risk)가 생기게 됐다"며 "추후 국내에서 새로운 투자를 진행하려 한다면 거래 상대방이 진정성이나 거래 완결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베어링PEA가 최악의 경우 위약금을 물어야 할 수 있지만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선택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베어링PEA는 올 6월 7일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보유한 PI첨단소재 지분 54%를 1조275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그 후 주가 하락이 거듭되면서 시가총액이 거래금액보다 낮아졌다. 이대로 인수를 진행할 경우 베어링PEA 펀드는 곧바로 대규모 평가손실을 인식하게 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와 법정 다툼을 벌이고 패소하더라도 위약금 500억원과 소송비용만 지출하면 된다"며 "베어링PEA 입장에서는 SPA 체결 내용 그대로 인수하는 것보다는 손실 금액이 적고 하방이 막힌 방안이라고 결론을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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