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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첨단소재 후폭풍' 글랜우드·베어링, '시멘트 동맹' 금 가나 동양·한라·현대시멘트 인수전 파트너, 법적 분쟁 가능성 고조

이영호 기자공개 2022-12-13 08:12:22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2일 10: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PI첨단소재 인수 백지화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그간 우호관계를 이어가던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와 베어링PEA의 인연은 한순간에 악연으로 뒤바뀌게 됐다. 양사는 시멘트 업계 인수전에 연달아 동참했던 PE업계 시멘트 동맹으로 유명했다.

12일 IB업계에 따르면 글랜우드PE는 2015년 동양시멘트 인수전을 통해 베어링PEA와 본격적으로 관계를 다지기 시작했다. 당시 글랜우드PE는 인수전 승리를 위해 재무적 투자자(FI)로 베어링PEA를, 전략적 투자자(SI)로 라파즈한라시멘트(현 한라시멘트)를 끌어들였다. 비록 딜을 따내진 못했지만 이를 계기로 베어링PEA와 인연이 지속됐다.

이듬해인 2016년 한라시멘트가 인수합병(M&A) 매물로 등장했다. 글랜우드PE는 다시 한번 베어링PEA에 손을 내밀었다. 결국 양사는 한라시멘트 인수에 성공했다. 이후 두 사모펀드 모두 엑시트로 두 자릿수 내부수익률(IRR)을 기록하며 ‘윈윈(Win-Win) 스토리’를 썼다. 2017년 현대시멘트 인수전에서도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를 추진하는 등 양사는 파트너십을 이어갔다.

다수의 인수전에서 동거동락했던 시멘트 동맹은 올해 PI첨단소재 인수전에서도 빛났다. 베어링PEA는 롯데케미칼, KCC글라스, 알케마 등 쟁쟁한 경쟁자를 따돌리고 인수자로 최종 선정됐다. 비슷한 인수가를 제안했음에도 임직원 고용 안정, 한라시멘트 턴어라운드 경험 등 비가격 조건으로 우위를 점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조 단위 금액이 오고가는 거래 현장은 냉혹했다. 7년간 파트너십도 무색해졌다. 베어링PEA가 PI첨단소재 인수를 돌연 철회하면서 양사 관계는 크게 틀어졌다. 베어링PEA가 중국 당국의 기업결합승인 전 인수의사를 철회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주가 급락으로 딜 클로징 전부터 천문학적 투자 손실이 명확해지자 위약금을 내고 손절하는 형국이다.

계약 파기에 따른 위약금은 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글랜우드PE와 베어링PEA는 위약금 지급을 두고도 법정 다툼을 벌일 공산이 크다. 감정의 골만 깊어진 모양새다. 베어링PEA는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략적 선택을 했지만, 향후 국내 자본시장에서 운신의 폭은 크게 좁아질 전망이다. 거래당사자 뿐 아니라 이 딜과 연계된 다수의 이해관계자들 역시 갑작스럽게 딜 포기 소식을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글랜우드PE 입장 역시 난처해졌다. 자금 회수를 기대하던 유한책임사원(LP)에 이 상황을 다시 설명해야 하는 처지다. 특히 지난 6월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후 딜 클로징 시점을 한 차례 미뤄주면서 베어링PEA에 시간을 준 상황이었다. 수익률 손해까지 감내하고 내린 결정이었다. 6개월을 기다렸던 글랜우드PE 내부에서 격앙된 반응이 감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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