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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피혁 소송전 인사이드]16년 장기투자, 자발적 동행 or 엑시트 실기?③2015년 주가조작 조사 이후 2019년까지 매도 전무…2020년 이후 자전거래 '눈길'

박상희 기자공개 2022-12-23 08:05:38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1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슈퍼 개미'로 알려진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는 가죽 제조업체인 조광피혁의 2대주주다. 박 대표는 2007년 조광피혁에 처음 투자하기 시작해 올해로 16년째 장기 투자를 하고 있다. 꾸준히 주식을 매입했지만 매도를 전혀 하지 않은 건 아니다. 특히 조광피혁을 상대로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올해 들어 매도 빈도수가 예년 대비 크게 증가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거래 대부분은 본인이 사고 파는 자전거래였다.

◇2007년부터 최근까지 16년째 장기투자…2015년 주가조작 의혹 수사도

박 대표가 저서 등을 통해 밝힌 조광피혁에 대한 첫 투자 시기는 2007년이다. 이후 보유 지분율이 5%를 초과해 첫 공시를 한 것은 2011년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1년 8월24일 조광피혁 지분 5.15%를 보유하고 있다고 첫 지분 공시를 했다. 주식을 5% 이상 보유한 투자자가 지분 변동이 있을 때 이를 보고하도록 한 이른바 ‘5%룰’에 따른 공시였다.

박 대표는 첫 보유 공시 이후 조광피혁 주식을 꾸준히 매집했다. 이후 1년 6개월 만인 2013년 2월 박 대표는 조광피혁에 대한 지분율이 10%를 넘기면서 핵심 주주가 됐다.

박 대표가 최근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약식)를 통해 지분 공시를 한 것은 지난 9월17일이다. 9월13일과 14일 이틀에 걸쳐 장내매수를 통해 1800주를 취득했다. 이로써 박 대표가 보유한 조광피혁 주식은 98만1105주로, 지분율로는 14.76%에 이른다.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 측이 보유한 조광피혁 지분율 추이(출처: 전자공시시스템)

16년간 꾸준히 주식을 매집해 온 행보를 보면 장기투자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2015년 조광피혁의 시세조작 사건을 조사하던 금감원에서도 박 대표가 단기 차익을 노린 것이 아니라 장기 투자라는 것을 인정했다.

조광피혁 주가는 2014년 초부터 2015년 8월까지 특별한 이유도 없이 4만원에서 15만원까지 크게 상승했다. 당시 금감원은 박 대표와 또 다른 개인투자자인 강기혁씨를 비롯한 일부 슈퍼 개미의 주가 조작을 의심했다.

금감원 조사보고서에는 박 대표가 '2007년부터 조광피혁을 매수한 이후 매수수량 전부를 보유해 차익을 실현하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시세관여 의도가 불명확하다'고 돼 있다. 다만 박 대표는 조광피혁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한 2014년 초 자전거래를 했다. 공시에 따르면 박 대표가 2014년 2월 조광피혁 주식 2만주를 매수한 후 같은 날 박 대표가 운영하는 투자회사인 '스마트인컴'에서 3만6100주를 매도했다. 취득 및 매각가는 4만900원으로 동일했다.

박 대표는 "오래동안 조광피혁 주식을 매수해 장기 보유해왔고, 무엇보다 주가가 상승한 당시 주식을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지 않았다"면서 "이런 점을 고려해 금감원에서 조광피혁의 주가조작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다만 강기혁씨를 비롯한 일각에서는 박 대표가 주가 조작에 간접적으로 연루됐다고 주장했다. 조광피혁의 자사주 비율이 전체 발행주식총수의 절반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 10% 안팎의 지분을 보유했던 박 대표의 지분율이 주식 유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강기혁씨는 박 대표와 중앙대 선후배 사이로, 사회에서 주식 투자를 하다 만난 사이로 전해진다. 강 씨는 박 대표와 협의를 거쳐 조광피혁에 투자했다고 주장했다.

◇2015년 주가 급등 당시 매도 타이밍 놓쳐…올해 자전거래 집중

시장에서는 2015년 금감원 조사가 박 대표로 하여금 조광피혁에 2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장기투자를 하게 만들었다고 보기도 한다. 2015년 8월 박 대표가 주가조작으로 금감원 조사를 받는다는 소문으로 인해 조광피혁을 비롯한 박 대표가 보유한 주식 대부분이 하한가를 맞았다. 12만원이던 조광피혁 주가도 이틀연속 하한가로 직행하면서 5만원대로 수직낙하 했다. 이후 주가는 6년차에 접어든 최근까지 3만원에서 5만원 사이를 횡보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주가조작 연루설로 인한 주가 폭락으로 박 대표가 매도 타이밍을 놓쳤다는 분석이다. 엑시트 기회를 놓친 이후 거래량 급감과 주가 반등 실패로 어쩔 수 없이 주식을 장기 보유할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실제 2014년 2월 1주당 4만900원에서 3만6100주를 매도했던 박 대표는 2019년 1월 말까지 약 5년 간 조광피혁 주식을 일절 매도하지 않고 저가 매수만 진행했다. 박 대표가 조광피혁 주식 매도를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한 것은 코로나 시국에 들어선 2020년이다.

여기서 눈에 띄는 점은 스마트인컴은 조광피혁 주식을 내다팔고, 박 대표는 조광피혁 주식을 매수하는 '자전 거래' 경향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거래가 이뤄진 시점은 3만원대를 횡보하던 조광피혁 주가가 4만원~5만원대로 상승했다. 스마트인컴이 조광피혁 주식을 매도한 가격은 박 대표가 주식을 매수한 가격과 같거나 높았다. 박 대표는 주식을 싸게 매입하고 스마트인컴은 차익을 거두는 거래였다.

올해 들어선 매도 빈도수가 크게 늘었다. 2021년 단 세 차례에 그쳤던 매도 횟수가 올해 들어 7번으로 늘어났다. 스마트인컴과 박 대표가 각각 보유한 조광피혁 주식을 매도했다.

올해는 장내매도뿐만 아니라 시간외매매도 많았다. 매도 수량이 많았다는 의미다. 박 대표가 올 6월 세 차례에 걸쳐 시간외매매로 매도한 주식 수만 80만3019주에 달한다. 다만 이 역시 같은 날 박 대표가 주식을 팔고 다시 사는 자전거래 형태로 이뤄졌다. 다만 자전거래가 이뤄지는 와중에도 박 대표가 보유한 조광피혁 지분율 2021년말 기준 12.08%에서 12.37%로 상승했다.

박 대표의 시간외 대량매매 형태로 이뤄진 자전거래와 관련 일각에서는 박 대표가 조광피혁 주가를 움직여 엑시트 준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박 대표는 조광피혁을 상대로 한 회계 검사인 선임 2심 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최근 법원에 회계장부 열람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조광피혁에 대한 법적 압박 고삐를 죄고 있다.

박 대표는 "올해 주가 하락 흐름 속에서 투자한 종목 중 대부분 주가가 빠졌는데, 조광피혁은 주가가 선방을 했다"면서 "절세 차원에서 양도차익세 상계 처리를 위해 자전거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에 대규모 물량이 풀리면 주가에 혼란을 줄 수 있어 어쩔 수 없이 시간외매매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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