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l Story]씨아이에스 M&A, ‘반년 씨름 끝 매각’ 막전막후에스에프에이 인수자로…KB증권, 세밑 '유종의 미'
이영호 기자공개 2022-12-27 08:20:59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6일 13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년을 넘게 끌었던 씨아이에스(CIS) 매각은 에스에프에이(SFA)의 인수로 마무리됐다. 투심 빙하기 속에서 거래가 길어졌던 만큼 매각 과정서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스에프에이는 2차전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씨아이에스 지분 25.79%를 1722억원에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지분 취득 예정일은 내년 3월31일이다.
씨아이에스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5월경이었다. SBI인베스트먼트와 ST리더스프라이빗에쿼티(PE)는 보유하고 있던 씨아이에스 지분 22.95%를 시장에 내놨다. 김수하 씨아이에스 대표 지분 3%를 포함해 시장에 나온 매물은 지분 25.95%다.
투자 열기가 뜨거운 2차 전지 분야 매물인 만큼 씨아이에스를 향한 인수 후보자들의 관심은 높았다. 투심이 얼어붙은 시장 상황에서도 2차 전지 섹터 매물이 나오자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원매자들로 등장했다. 한국타이어, 넥센타이어, 아주그룹, 유진기업, 현대그룹 등이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시장에서 거론되던 매각가는 3000억원선이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투자 혹한기가 거세졌다. 투심 냉각 여파는 매서웠고, 매각 작업에도 영향이 불가피했다. 당초 숏리스트에 오르며 실사까지 진행했던 현대그룹과 유진기업도 인수전에서 물러났다. 거래자 간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거론됐다. 결국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역시 무산됐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원매자 눈높이가 급격히 내려간 영향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5월 당시 1만3000원 전후였던 주가는 매각작업이 알려지면서 1만8000원대까지 올랐다. 그러나 4분기로 접어들면서 1만원 초반까지 떨어졌다. 공교롭게도 원매자들과의 협상이 한창 진행되던 시점이었다. 유력 후보로 점쳐지던 전략적 투자자(SI)와의 협상이 흔들리면서 한때 시장에선 딜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매도인으로선 이번에 딜이 성사되지 않으면 자칫 엑시트가 장기화될 공산도 있었다. 이에 매도 측에선 판을 바꿀 카드를 꺼내들었다. 에스에프에이와 협상을 본격화하면서 매각가 눈높이도 낮춘 것이다. 에스에프에이는 딜 초반 태핑과정에서부터 관심을 드러냈던 SI 중 하나였다. 결국 인수자로 낙점되면서 게임 체인저가 됐다.
에스에프에이의 뒤바뀐 역할도 눈길을 끈다. 에스에프에이는 지난 7월 자회사인 SFA반도체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매도인이 아닌 인수자로 나서면서 180도 뒤바뀐 스탠스를 보여줬다. 자회사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가 아닌 과감한 베팅으로 2차 전지 장비사업 강화를 택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삼일PwC는 인수측 주관 업무를 도왔다.
매각 자문사는 KB증권이었다. 이번 딜은 KB증권의 하반기 주요 매각자문 건이었다. 자문업계 ‘스타 플레이어’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안태석 상무가 투입돼 매각 총력전을 펼쳤다는 전언이다. 시장 경색으로 딜이 빈번하게 불발되는 상황 속에서 세밑 1700억 규모 매각 자문으로 한 해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됐다. 앞서 KB증권 어드바이저리는 지난 10월 말 850억원 규모 에코비트엔지니어링 매각 자문을 성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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