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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경선 거쳐도 '구현모'…대체불가 리더십 입증 공정경쟁 거쳐 경영성과·비전 실현 등 우위…국민연금, 반대 명분 약해져

이장준 기자공개 2022-12-28 16:34:09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8일 16: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차기 CEO 후보로 확정됐다. 연임 적격심사 후보로 선출되고 자발적으로 경선을 요청한 지 약 보름 만이다. 이사회는 최적의 후보를 논의한 끝에 재차 그에게 신임을 보여줬다.

지난 3년간 보여준 탁월한 경영성과와 비전을 봤을 때 구 대표만큼 KT를 잘 이끌 인물이 없다고 평가했다. 경선이 해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지배구조를 안정화해야 경영전략을 구체화할 수 있는 만큼 연내 최종 결정이 이뤄졌다. 공정한 경쟁을 거친 터라 국민연금도 반대할 명분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현모 KT 대표, 탄탄한 성과 기반 차기 CEO 후보 발탁

KT 이사회는 28일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구현모 현 대표를 확정했다. 지난 13일 구 대표가 연임 적격판정을 받고 다시금 경선을 요청하면서 복수 후보를 심사한 결과다.

그동안 14명의 사외 인사와 내부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에서 검증된 13명의 사내 후보자에 대한 대표이사 적격여부를 면밀히 검토해 심사 대상자들을 선정했다. KT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총 7차례의 심사과정을 거쳐 이날 최종 후보자를 확정했다.

구 대표가 경선 이후에도 다시금최종 CEO 후보자로 오른 데는 탄탄한 성과가 바탕이 됐다. KT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복수후보를 비교 심사한 결과 사상 처음으로 서비스 매출 16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을 높이 샀다고 평가했다.

지난 3년간 안정적인 경영성과로 능력을 입증했다. 2019년 별도기준 3분기 누적 서비스 매출은 11조1700억원 수준이었는데 올 3분기에는 12조10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미래 성장 비전 제시 측면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그는 취임 후 2020년 10월 KT를 통신기업(TELCO)에서 디지털플랫폼기업(DIGICO)로 회사의 정체성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디지털전환(DX) 역량을 기반으로 플랫폼과 B2B 산업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을 본격화했다.

특히 텔코 B2C(2.5%), 텔코 B2B(5.5%), 디지코 B2C(20.1%), 디지코 B2B(21.9%) 등 모든 사업 부문에서 매출이 늘었다. 디지코 및 B2B 비즈니스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1%로 증가했다.

성장산업 중심으로 그룹사를 재편한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계열사 가운데 시너지를 키우기 어려운 곳을 정리하는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 작업을 이어왔다.

작년에는 무전기 전문 자회사 KT파워텔을, 올 들어 브랜드 택시 운영하는 오토피온과 해저통신·전력케이블 건설 및 유지 보수를 담당하는 KT서브마린을 차례로 매각했다. 대신 미디어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합병과 수직 계열화로 무게감을 더했다. 작년 1월 출범한 KT스튜디오지니가 미디어·콘텐츠 사업의 컨트롤타워가 돼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원천 지식재산권(IP) 확보를 담당하는 스토리위즈, 밀리의서재 △기획·제작을 맡은 KT스튜디오지니 △ENA 채널을 운영하는 스카이라이프TV △유료방송 등 플랫폼을 갖춘 KT와 스카이라이프, HCN △유통을 담당하는 KT알파, 나스미디어, 플레이디 등 그룹사와 더불어 상호 지분투자로 동맹을 맺은 CJ ENM 산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을 갖춘 티빙이 시너지를 내기 시작했다.

이들 미디어 밸류체인이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올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같은 히트작을 내놓을 수 있었다.

클라우드 분사 역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우수 사례로 꼽힌다. KT는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을 현물출자 방식으로 분리해 2026년까지 매출 2조 규모의 국내 최고 DX 전문회사로 키우기로 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핵심 사업을 물적분할한 직후 상장해 모회사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KT는 달랐다. KT 주주총회에서는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자회사 현물배당에 대한 근거도 마련했다.

이는 자연스레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졌다. 올 9월에는 약 9년 2개월 만에 KT 시가총액이 10조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디지코 전환을 선언한 2020년 10월 이후로 봐도 KT 주가는 55% 가까이 올랐다.

같은 기간 다른 통신사들의 주가가 떨어진 것과는 반대 양상이다. KT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 역시 구 대표 취임 당시와 비교해 지난달 말 주가가 90% 상승하는 등 기업가치를 높인 점을 높이 샀다.

이 밖에 △글로벌 선도기업과의 전략적 제휴와 그룹 사업 구조 및 기업 이미지 개선 △국내 최고 수준의 ESG 경영 추진 △사업 성과와 주주가치 성장성이 탁월하다는 국내·외 투자자 및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구 대표를 적임자라고 봤다.

구 대표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의결 과정을 거쳐 차기 CEO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최대주주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에 쏠린 눈

그동안 정보통신(ICT) 업계 안팎에서는 구 대표의 연임을 당연시했지만 '외풍'이라는 유일한 변수를 무시할 순 없었다. 그가 연임 적격대상으로 선정됐음에도 경선을 다시 요청한 배경이다. 특히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직·간접적으로 우려를 드러냈다.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소유구조가 광범위하게 구축된 기업의 건강한 지배구조 구축을 검토할 때"라고 말했다. 전날(27일)에는 서원주 신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도 기자간담회를 통해 "KT나 포스코, 금융지주 등 소유분산 기업의 CEO 선임은 투명하고 합리적인 기준과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며 "그래야 셀프 연임, 황제연임 우려가 해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KT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구 대표에 대한 연임 우선심사를 총 5차례 진행해 '연임 적격'이라는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요 주주가 제기한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최종 후보 선정을 복수 후보 심사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의 좋은 선례를 남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시 구 대표가 최종 후보자로 낙점됐으나 경선을 거쳤다는 점에서 정당성을 확보했다. KT 이사회는 구 대표의 법적 이슈와 관련한 대표이사 자격 요건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정관과 관련 규정상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주요 주주가 요청하는 지배구조 기준과 원칙 정립에 대해서도 철저히 준비해 KT가 국내 최고 수준의 지배구조 모범 기업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도 눈길이 쏠린다. ICT 업계 관계자는 "KT가 다시금 차기 CEO 선임을 놓고 경선까지 거친 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라며 "국민연금 우려를 불식시키려고 노력한 만큼 추후 반대 의견을 낼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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