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Y한영 분리 시나리오]복잡한 이해관계, 대대적 인력 이동 '태풍' 부나②파트너들 의중·짧은 경업 금지 기간 등 변수, 2000명 인원 유지 '미지수'
감병근 기자공개 2023-01-10 08:21:41
[편집자주]
EY한영이 글로벌 본사의 정책에 따라 조직 분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연내 감사를 담당하는 회계 법인과 세무·컨설팅 법인으로 분리가 이뤄질 전망이다. 국내 4대 회계·컨설팅 법인인 EY한영의 조직 분리는 인수합병(M&A) 자문 시장에도 미칠 영향이 클 수 밖에 없다. 더벨은 EY한영 분리 시나리오를 짚어보면서 이에 따른 대표 선임, 인력 이동, 경쟁사들의 대응 상황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6일 07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Y한영이 감사를 전담하는 회계법인과 세무·컨설팅 법인으로 조직 분리를 추진하자 2000명이 넘는 인력이 어떻게 이동하게 될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회계감사 인력과 세무·컨설팅 인력의 숫자는 대등한 수준이다.다만 분리 이후에도 각 법인이 현재 규모의 인력을 유지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특히 투자업계에서는 파트너의 지분 정리 방식에 따라 기존 인력이 대거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분리 회계법인이 세무·컨설팅 업무를 수임할 수 없도록 하는 경업금지 기간이 3년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지목된다.
◇인력 이동 최대 변수, 파트너 지분 정리 방안
EY 글로벌 본사의 움직임에 맞춰 EY한영의 분리도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글로벌 본사는 이미 분리 법인을 대표할 리더를 각각 선임했다. 올 초 파트너들의 투표가 끝나면 글로벌 본사 뿐만 아니라 EY한영 등 회원사들도 분리 절차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EY한영 분할과 관련해 업계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분리법인이 어떤 인적 구성을 갖출까 하는 점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EY한영은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총 2218명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중 회계감사를 전담하는 인력이 1107명이고 세무, 경영자문 및 기타 인력이 1111명이다.
조직 분리에 맞춰 해당 인력이 그대로 따라간다면 각 법인은 대등한 규모를 갖추게 되는 셈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여러 변수가 있는 만큼 EY한영 분리 법인의 인력 규모를 가늠하는 것이 현재 단계에서는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다.
인력 이동에 가장 큰 변수로는 파트너 지분 정리 방안이 꼽힌다. 대게 팀 단위로 운영되는 회계·컨설팅 법인의 특성을 고려하면 각 팀을 이끄는 파트너의 이동 여부에 맞춰 팀원들도 행보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직 분리가 공식화되지 않은 만큼 EY한영의 파트너들의 지분 정리 방안도 확정되지는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유력한 시나리오로 회계법인을 선택하는 파트너의 기존 EY한영 지분을 현금 청산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조직 분리는 세무·컨설팅 법인에서 회계법인을 분할하는 성격을 띄게 된다.
이러한 방안이 거론되는 이유는 EY 글로벌 본사의 세무·컨설팅 법인이 미국 컨설팅업체 엑센츄어처럼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기업공개가 성사되면 세무·컨설팅 법인은 회계법인으로 이동할 파트너들의 지분 매입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또 세무·컨설팅 법인에 소속될 파트너들에게는 기존 보유 지분을 처분이 비교적 자유로운 새 주식으로 바꿔주는 것도 가능하다.
EY한영을 포함한 회원사들은 글로벌 본사가 우선 분리 방식을 확정하면 이를 참고해 조직 분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개별 회원사들이 일일이 기업공개에 나서지 않더라도 상장된 글로벌 본사의 지분과 기존 회원사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
◇짧은 경업 금지 기간과 늘어난 수요, 세무·컨설팅 인력 지킬 수 있을까
EY한영이 분리되면 회계법인보다는 세무·컨설팅 법인의 인력 유출 규모가 클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컨설팅, M&A 자문 시장이 성장하면서 관련 인력 수요도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쟁 법인들은 EY한영 인력 영입을 위한 검토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외부 경쟁법인 뿐만 아니라 분리 회계법인이 잠재적 경쟁자로 떠오를 가능성도 상당하다. EY한영의 분리 협약에는 회계법인이 세무·컨설팅 분야에 일정 기간 진출하지 않는다는 경업금지 조항이 담길 예정이다.
회계감사 업무는 공인회계사만이 수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공인회계사가 아닌 인력이 대다수인 세무·컨설팅 법인은 회계감사 업무 경업금지 조항을 적용 받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회계법인의 세무·컨설팅 업무 경업금지 기간은 3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이 기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분리 과정에서 공인회계사 자격을 보유한 세무·컨설팅 인력들 중 일부가 회계법인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EY한영 전략재무자문본부에 속한 핵심 인력들 중 일부가 분리 회계법인으로 넘어갈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분리된 세무·컨설팅 법인의 규모가 기존 조직 규모에 상당히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게다가 EY한영의 세무·컨설팅 분야가 최근 성장세를 이어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안정적인 실적을 내는 회계감사 분야가 있었다. ‘빅4’ 경쟁사들이 여전히 회계감사 업무를 기반으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세무·컨설팅 법인만의 성공적 독립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러 상황을 고려하면 EY한영이 2016년 엑센츄어 한국법인 인력 70여명을 한 번에 영입했던 사례가 반대로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시 EY한영은 엑센츄어 인력 영입으로 IT 관련 컨설팅 역량을 단번에 끌어올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캐시플로 모니터]삼양식품, 호실적 연동 법인세 부담 '현금흐름' 반영
- [thebell interview/컬리 10주년 줌인]김종훈 CFO "외형 확장에 방점, 수익성은 장기 전략"
- [넷플릭스발 지각변동]플랫폼이 고르는 콘텐츠…제작 권력도 이동
- [i-point]씨플랫폼-엑스게이트, 손잡고 네트워크 보안 시장 공략
- [Company Watch]삼보모터스, 새 멕시코법인 첫 매출 '전기차 부품 거점'
- [i-point]아이씨티케이, WIPO 글로벌 어워드 최종 후보 선정
- [영상]항공시장 다크호스 대명소노, 티웨이항공에서 멈춰선 이유는
- 코스닥 오너의 투자조언
- [i-point]에이루트, 무상감자 결정
- [i-point]샌즈랩, 지식재산 경영인증 획득… IP 포트폴리오 강화 박차
감병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IMM의 이름값
- [LP&Earning]우본, 해외주식·대체투자 성과로 수익률 안정세 지속
- 박찬우 ICS 대표, 아워홈 이사회 합류
- [영상]코오롱, 내셔널타이틀 '한국오픈' 격전지 우정힐스 매물로 내놨다
- 코오롱, '충남권 명문' 우정힐스CC 매각 추진
- 체급 다른 롯데시네마-메가박스, 1대1 합병 추진 배경은
- [LP Radar]'하드캡 조건' 새마을금고 출자, 중소형사 수혜 기대감
- 엠플러스운용 매각 재개, '지분 70% 인수' 고정 조건
- 전동규 서진시스템 대표, 'FI 풋옵션 대비' 3000억 펀딩 추진
- LG화학 수처리 품는 글랜우드PE, '과점시장·성장성' 베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