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쌍용C&E]‘종합환경기업’ 변신 과도기…곳간이 빈다①순환자원 계열사 인수·설비투자 확대…현금유출에 차입의존 심화
이민호 기자공개 2023-01-16 09:15:34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1일 16:0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C&E는 2021년 종합환경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기존 사명(쌍용양회)에다 ‘E(Environment)’를 추가하면서 환경자원사업을 주력인 시멘트(C·Cement) 제조업과 동등한 위치에 올렸다. 동시에 환경자원사업 영업이익 비중을 2025년까지 50%로 끌어올릴 계획을 제시했다.2021년부터 순환자원 처리 계열사 인수·설립과 소성로(kiln) 효율개선 공사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됐다. 하지만 유연탄 가격 상승으로 현금흐름 악화가 겹치면서 현금성자산이 100억원 아래로 추락하는 등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지난해 7월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선언한 것도 이런 이유가 결정적이었다.
◇환경자원사업 확대 총력…순환자원 처리 계열사 구축
쌍용C&E는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의 오랜 포트폴리오 기업 중 하나다. 한앤코가 쌍용C&E를 인수한 것은 2016년 4월로 당시 최대주주였던 일본 태평양시멘트 보유지분 매입과 유상증자를 거쳐 현재의 지배구조가 확립됐다. 현재 최대주주는 한앤코가 쌍용C&E 인수를 위해 설립한 SPC인 한앤코시멘트홀딩스로 지분율은 77.68%다.
한앤코는 쌍용C&E 인수 직후 비주력 자회사 쌍용머티리얼, 쌍용에너텍, 쌍용정보통신을 매각했고 동종업체 대한시멘트 인수로 몸집을 불렸으며 쌍용자원개발이나 쌍용해운을 흡수합병하는 등 경영효율화를 위한 사업구조 개편작업에 속도를 냈다. 이후 종류주 소각 등 일부 자금소요 이벤트가 산발적으로 발생했지만 이들 작업 대부분이 2017년까지 종료돼 현재 재무상태를 변동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최근 쌍용C&E의 재무상태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은 2021년부터 본격화된 환경자원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다. 그 중심에는 순환자원 처리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들의 설립과 인수가 있다. 먼저 쌍용C&E는 2021년 3월 환경자원사업 관련 자회사들을 한 데 묶을 중간지주사 그린에코솔루션을 완전자회사로 출범시켰다.
그해 6월 순환자원 처리업체 그린에코사이클(당시 KC에코물류)을 인수했고 7월에는 순환자원 처리업체 그린에코넥서스와 그린에코김해, 폐기물 운반업체 그린에코로직스를 잇따라 설립했다. 이어 11월에는 순환자원 처리업체 삼호환경기술을 인수했다. 지난해 5월 그린에코사이클이 그린에코김해를 흡수합병하고 9월 그린에코넥서스가 삼호환경기술을 흡수합병하면서 현재의 환경자원사업부문 관련 계열사들의 지배구조가 완성됐다.
◇갈수록 줄어드는 현금…지출 지속에 차입 의존 심화
쌍용C&E가 환경자원사업에 이처럼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이익창출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환경자원사업의 핵심은 폐합성수지, 석탄재, 폐타이어, 슬러지 등 순환자원을 시멘트 제조공정의 원료와 연료로 활용하는 것이다. 특히 주연료인 유연탄의 대체율을 끌어올리면 유연탄 가격변동에 따른 이익변동폭을 줄일 수 있고 영업이익률도 개선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2021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82%였던 유연탄 사용비율이 2021년 61%로 축소됐다. 동시에 순환연료 대체율은 같은 기간 18%에서 39%로 확대됐다. 2030년까지 유연탄 사용비율 ‘제로(0%)’를 달성하는 동시에 순환연료 대체율을 9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순환자원 처리 계열사를 다수 확보한 것도 이 목표를 위한 선행 과제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환경자원사업은 중장기적인 플랜으로 당장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킨 점이다. 먼저 영업이익률 개선 효과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당장 순환연료 대체율이 높지 않은 상태에서 2021년과 지난해 유연탄 가격이 전반적인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2020년 연결 기준 17.0%였던 영업이익률은 2021년 15.0%,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는 6.6%로 오히려 악화됐다.
더 큰 문제는 곳간이 사실상 비어버린 점이다. 순환자원 처리 계열사를 설립 및 인수하기 위해 현금이 투입됐고 순환연료를 실제 생산과정에 이용하기 위해 소성로 효율을 개선하는 생산혁신공사에도 막대한 자본적지출(CAPEX)이 소요됐다.
2020년말 2274억원이었던 현금성자산은 2021년말 1082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 3분기말에는 81억원에 불과할 만큼 크게 위축됐다. 반면 2020년 1556억원이었던 자본적지출은 2021년 1994억원, 지난해 3분기 누적 1838억원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유연탄 가격 상승으로 현금흐름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현금은 부족하고 지출은 여전히 필요하니 차입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2020년말 8422억원이었던 순차입금은 2021년말 1조원을 넘겼고 지난해 3분기말에는 1조5597억원까지 확대됐다.
이에 따라 쌍용C&E의 재무건전성 지표는 전반적으로 악화되는 모습이다. 차입금의존도는 같은 기간 32.2%에서 36.5%로, 다시 42.3%로 늘었다. 채무상환력을 보여주는 순차입금/EBITDA도 2.0배, 2.5배, 4.4배로 악화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신한캐피탈, 지속성장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체계 강화
- 하나금융, ELS 악재에도 실적 선방…확고한 수익 기반
- 하나금융, 자본비율 하락에도 주주환원 강화 의지
- 국민연금, '역대 최대 1.5조' 출자사업 닻 올렸다
- [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강한 자율성 보장 '양날의 검' 됐나
- [퍼포먼스&스톡]꺾여버린 기세에…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소각' 카드 재소환
- [퍼포먼스&스톡]LG엔솔 예견된 실적·주가 하락, 비용 절감 '집중'
- [퍼포먼스&스톡]포스코인터, 컨센서스 웃돌았지만 주가는 '주춤'
- 신한금융, ‘리딩금융’ 재탈환에 주주환원 강화 자신감
이민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조달전략 분석]그룹 자금 빨아들인 홍정혁 사장의 청사진
- [조달전략 분석]홍정국號 BGF리테일, 그룹 지탱하는 현금창출력
- [조달전략 분석]BGF 먹여살리는 캐시카우 'BGF리테일'
- [Board Index/두산그룹]이사회 개최빈도 결정한 그룹 구조조정
- [Board Index/두산그룹]탄탄한 지원 조직, 아쉬운 교육 시스템
- [Board Index/두산그룹]사외이사 겸직 비율 40% 선…타사보다 높은 편
- [Board Index/두산그룹]규제 전문가 다수 포진한 사외이사진
- 사외이사는 누가 뽑아야 할까
- [Board Index/두산그룹]내부절차뿐인 CEO 승계정책…위원회 설치 의지는 밝혀
- [Board Index/두산그룹]'보상위원회 미설치' 사내이사 보수는 내규 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