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특례상장제도 점검]도입 앞둔 '기술평가 표준모델' 업계 반응은④2월부터 기평 적용, 공정성 시비 해소에는 한계 '반신반의'
안준호 기자공개 2023-01-30 13:29:10
[편집자주]
코스닥 특례상장 제도는 국내 자본시장의 '뜨거운 감자'다. 필요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방향성에 대해선 늘 격론이 오간다. 자본시장의 성장 엔진이 되었다는 긍정론도 있는 반면 부실 기업을 낳은 우회 상장 역할을 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더벨은 도입 18년을 맞은 특례상장 제도의 현황을 살펴보고 개선 방향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6일 15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거래소의 기술평가 '표준모델' 도입을 앞두고 증권가와 예비 상장사들 사이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산업과 기술에 따라 지표를 선택해 다변화된 평가가 가능하다는 의견과 당장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온다.그간 기술성평가 제도는 기관과 평가위원 배정에 따른 '복불복 게임'에 가깝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방식과 항목도 중요하지만 평가 주체가 누구냐는 것이 중요했다는 의미다. 지표와 프로세스 개선과 함께 평가기관의 역량 자체를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오 편중된 평가모델, 표준모델 도입으로 개선
거래소는 복수 전문평가기관에게 일정등급 이상의 평가 결과를 받은 기업을 특례상장이 가능한 '기술성장기업'으로 인정한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은 단수 평가를 받고, 상장주선인이 성장성을 인정해 추천한 경우 평가를 생략하지만 기본은 복수 기관의 기술평가다. 최소한 A등급과 BBB등급을 받아야 한다.
기술특례상장은 국내 자본시장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해 온 제도다. 참고 사례도 적고 제도와 관련된 이해관계자도 많다보니 쉽게 건드리기 어려운 '고차방정식'이 됐다. 한 증권사 IPO 담당 임원은 "한국거래소와 증권사는 물론 기업, 투자자, 평가 기관까지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이 무수하다"며 "각자 위치에 따라 평가 방식에 불만을 갖다 보니 쉽게 건드리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평가 결과에 직접 영향을 받는 기업과 투자자들은 불만이 컸다. 처음 제기된 것은 평가 방향이 일부 산업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이었다. 특례상장이 애초 바이오 기업의 코스닥 입성을 위해 마련된 제도다 보니 발생한 문제였다.
이번 표준모델에서 산업과 기술에 따라 평가지표를 달리 적용할 수 있도록 하며 이런 현상은 상당 부분 개선될 전망이다. IT·바이오·소부장·융복합 등으로 평가모델을 다각화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2차전지, 메타버스 등 기술별 지표도 마련해 모듈형으로 선택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관별 역량 차이는 여전히 숙제…"거래소가 평가위원 관리해야"
다만 기관별 역량 차이는 표준모델 도입과 무관하게 해결해야 될 문제로 남아있다. 평가결과에 대한 피드백과 기관별 인센티브 부여 등 일부 대책이 있지만 당장 효과를 보긴 어려울 전망이다. 기관마다 보유 직원의 기술 이해도 차이가 존재하고, 외부 평가위원 풀(Pool) 규모도 달라 단시간 내에 이를 좁히기란 쉽지 않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실제 기술평가에서는 평가기관 직원은 진행을 맡는 모더레이터(Moderator) 역할에 그치고, 외부 위원들이 평가 결과를 주도하게 된다"며 "결국 얼마나 전문성 있는 외부 인사를 확보하느냐가 평가결과의 질을 좌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기술평가는 일부 기관에 대한 선호도가 큰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첨단 산업 기술을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는 전문가들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평가를 많이 수행하고 있는 기관의 경우 1000여명에 달하는 풀을 확보하고 있다.
특허업계 관계자는 "주요 평가 업체와 비교하면 나머지 기관들의 전문가 풀 규모는 1/4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마저도 일정을 맞춰 참여할 수 있는 전문가를 찾다보면 사실상 선택지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 확보 역량은 기관의 경쟁력이지만, 기업이 직접 평가기관을 선택하는 구조는 아니다 보니 공정성 시비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는 거래소가 평가위원 풀을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문가 확보를 평가기관에 전적으로 맡기지 말고 직접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술평가의 신뢰성은 사실 얼마나 이해도가 높은 평가위원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한 대책도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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