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 Tracking]현대차 가이던스 부활시킨 '서강현 CFO'기획재경본부장 부임 뒤 연결 매출·이익률 목표 제시, 배당 기조도 포함
김형락 기자공개 2023-01-31 07:30:48
[편집자주]
IR은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위해 펼치는 주요 경영 활동 중 하나다. 하지만 '의무'가 아닌 '선택'의 영역에 놓인 활동이라 기업과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따라 성과는 천차만별이다. 과거 실적을 돌아보는 데에서 그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시장 전망과 사업계획 등을 풍성하게 제공하는 곳도 있다. CFO와 애널리스트 사이 이견이 담긴 질의응답(Q&A)을 여과없이 공개하는 상장사도 있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IR 활동을 추적해 공과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6일 16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의 IR 정책은 서강현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 부임 전과 후가 극명하게 다르다. 서 부사장이 기획재경부문장을 맡기 전에는 연간 판매 목표, 매출 목표 등을 간헐적으로 공개해 투자자들이 실적을 예측하기 어려웠다. 서 부사장은 기획재경부문장에 오른 뒤 연간 가이던스 제공을 정례화하고, 하반기에 이를 업데이트해 현대차의 투자자 소통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현대차는 2021년 1월부터 매년 연간 가이던스를 제시하고 있다. 서 부사장이 기획재경본부장으로 취임한 뒤 소화한 첫 대외 일정은 2021년 가이던스를 발표하는 IR이었다. 2020년 4분기 경영 실적 발표 말미에 이듬해 가이던스를 담았다.
서 부사장이 직접 가이던스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전략 사업 목표에 대한 투명성을 높여 주주 신뢰를 높이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경영 계획을 공개해 투자자의 이해 제고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궁극적인 목표는 시장 눈높이와 경영진이 판단하는 적정 기업가치 사이 간극 해소였다. 판매 목표나 실적 전망치 등이 담긴 사업계획을 투자자에게 공유하지 않으면 정보 비대칭에 따라 기업 본질가치와 시장 평가 사이에 괴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주가는 미래 현금 창출력을 현재 가치로 할인한 가격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서 부사장이 가이던스로 내놓은 정보는 크게 5가지다. △자동차 도매 판매 △자동차 수익성(매출액 성장률, 영업이익률 포함) △투자계획 △자동차 잉여현금흐름(FCF) △주주 환원(주당 배당금) 등이다. 목표 달성 방안도 컨퍼런스콜에서 서 부사장이 직접 부연한다. 연초 제시한 가이던스는 3분기 경영 실적을 발표하면서 경영 환경 변화 등을 반영해 조정한다.
지난해에는 가이던스 세부 내용을 보완했다. 자동차 부문에 한정했던 수익성 목표치를 연결 기준으로 확대했다. 최대한 많은 정보를 투자자와 주주에게 제공하려는 시도였다. 올해도 자동차, 금융, 기타 부문 아우르는 실적 예측치를 제시했다. 올해 매출 성장률은 10.5~11.5%, 영업이익률은 6.5~7.5%로 잡았다.

현대차 IR이 항상 모범적이었던 건 아니다. 서 부사장이 기획재경본부장으로 부임하기 전에는 정보 공개 범위가 일정하지 않았다. 연간 판매 목표치 등 최소한의 정보도 공개하지 않아 투자자들의 실적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기도 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가이던스를 충실히 제공했다. 2003년 1월 △완성차 판매 △매출액 △투자비 등을 포함한 그해 사업계획을 공개했다. 공시 책임자는 당시 재무관리실장인 채양기 전무였다. 해외 생산법인을 제외한 영업이익 목표치(2조3000억원)도 담겼다. 2004~2007년 이정대 재경본부장 시절에는 이러한 사업계획 공개 기조를 유지했다.
정보 공개 범위가 줄어든 건 2009년부터다. 당시 재경본부장이던 정태환 부사장은 2008년까지 기존처럼 판매 목표, 매출액, 영업이익률, 투자계획을 공개하다가 2009년에는 가이던스를 주지 않았다. 2009년은 현대차 경영 환경이 지난해보다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해였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실물 경제 침체로 확대되면서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후임 재경본부장(2009~2015년)인 이원희 사장은 제한적으로 가이던스를 줬다. 2010년에는 연간 판매 목표와 매출 목표만, 2011년에는 매출 목표 없이 판매 목표만 제시했다. 2012년에는 연간 목표치를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2013~2014년에는 다시 판매 목표만 제공했다. 2015년에는 판매 목표와 함께 그해 지출 예상액(11조2000억원)을 포함한 향후 4년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최병철 재경본부장 시절(2016~2019년)에도 가이던스 기준이 없었다. 2016~2017년에는 판매 목표마저 밝히지 않았다. 2018~2019년 판매 목표를 다시 공개하고, 2020년에는 판매 목표와 그해 영업이익률 목표치(5%) 등이 담긴 6개년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연간 가이던스가 불명확했던 시기에도 중장기 재무 목표는 꾸준히 내놨다. 현대차는 2015년 향후 4년 중장기 투자계획을 발표한 이후 2019년부터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Investor Day)를 열어 중장기 재무 목표와 투자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2019년 2월 향후 5년 영업이익·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와 투자계획을 공표하고, 12월에는 '2025 전략'을 공개하며 6개년 계획으로 재정비했다. 2020년 12월에는 기존 중장기 재무 목표, 투자 계획을 업데이트했다.
서 부사장도 배턴을 이어받았다. 현대차는 지난해 3월 '전동화 전략' 공개와 연계해 2030년까지 수익성 목표와 투자계획을 내놨다. IR 전반부는 CEO인 장재훈 대표이사가 전동화 전략을 중심으로 발표하고, 후반부는 서 부사장이 이를 시행하기 위한 투자와 수익 창출 계획 등 재무 목표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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