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사 리스크 진단]우리자산신탁, 책준신탁 리스크 방어막 '탄탄한 자본력'⑧NCR 1200%대, 업계 '최고' 수준…차입형 줄이며 건전성 개선
정지원 기자공개 2023-01-30 07:41:52
[편집자주]
부동산 경기 악화에 신탁사들도 마음을 졸이고 있다. 사업을 위해 빌린 PF 대출 부실화 문제는 시행사와 신용보강에 나선 시공사만의 고민이 아닌 탓이다. 중소형 시공사에 책임준공확약 상품을 제공해 온 신탁사로도 재무 부실 불씨가 옮겨붙을 가능성이 열려 있다. 국내 주요 부동산신탁사의 우발부채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유동성 등 재무 대응력은 충분한 상태인지 등을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6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자산신탁은 우리금융지주 품에 안긴 뒤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 수주를 늘렸다. 2021년 말 기준 관련 사업장이 100여곳 가까이 된다. 책준 신탁은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우리자산신탁 수익성 향상의 발판이 됐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라 리스크가 커지고 있기도 하다.리스크 대응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책준 신탁을 늘리는 동시에 차입형 신탁을 줄여 자산건전성 개선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양호한 수익성을 토대로 자본도 충분히 확보해 놓은 상태다.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업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등 전반적인 재무건전성이 우수하다.
◇ 차입형 신탁 줄이고 자산건전성 개선 '속도'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우리자산신탁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자산 비율은 19.96%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14개 신탁사 중 8위 수준으로 고정이하자산 비율이 높은 편은 아니다.
고정이하자산 규모와 비율 역시 전년에 비해 큰 폭으로 개선됐다. 2021년 말 386억원에 달했던 고정이하자산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28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자산 비율 역시 56.61%에서 19.96%로 감소했다.
우리금융계열에 편입된 후 리스크 관리에 본격적으로 나선 영향이다. 2000년 6월 설립된 우리자산신탁(옛 국제자산신탁)은 비토지신탁과 관리형 토지신탁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했다. 2015년 차입형 토지신탁 시장에 처음 진출한 뒤 자산건전성이 악화하기도 했다.
2019년 우리금융지주가 국제자산신탁 지분 51%를 인수한 뒤 자산건전성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고위험·고수익 사업인 차입형 토지신탁보다 중위험·중수익 사업인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에 무게를 실으면서다.
물론 최근 책준 신탁 사업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점은 우리자산신탁에도 부담이다. 책준 신탁은 시공사가 기한 내 공사를 마치지 못할 경우 발생하는 비용을 신탁사가 부담하는 상품이다. 주로 도급순위 100위권 밖의 중소 시공사들이 책준 신탁을 통해 사업 기회를 키워 왔다. 재무 여력이 충분하지 못한 가운데 고금리, 미분양 등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곳들이다.
우리자산신탁의 책준 신탁 사업장은 일 년 새 두 배가량 뛰었을 정도다. 2020년 감사보고서상 44건의 책임준공 의무 부담을 약정한 바 있다. 2021년에는 96건으로 책준 신탁 진행 사업장이 늘었다. 총 PF 대출 금액 역시 같은 기간 1390억원에서 3270억원 수준으로 뛰었다.
지난해에도 전체 관리형 토지신탁 수탁고가 증가한 만큼 책준 신탁 사업 규모 역시 커졌을 전망이다. 우리자산신탁의 2021년 말 관리형 토지신탁 수탁고는 10조98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2조290억원으로 2조원가량 증가했다.
◇ 1000% 웃도는 NCR, 넉넉한 자본 '리스크 방어'
재무건전성이 우수해 리스크가 번지더라도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이익잉여금을 꾸준히 쌓은 덕분에 자본총계가 증가세다. 이를 바탕으로 신탁사의 자본적정성 및 재무건전성을 산출하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도 업계 상위권이다.
우리자산신탁의 자본총계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45조73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말 39조9320억원에 비해 6조원 정도 늘어난 수준이다.
NCR은 같은 기간 1079%에서 1285%로 200%포인트가량 개선됐다. NCR이 1000%를 상회하는 신탁사는 우리자산신탁과 교보자산신탁, 나머지 신생 신탁사 3곳 정도다.
책준 신탁을 늘리는 과정에서 NCR 개선을 이어간 점이 눈에 띈다. 금융당국은 2020년부터 NCR을 구하는 총위험액에 책준 신탁 관련 신용위험액을 추가했다. NCR이 하락할 여지가 커졌음에도 재무건전성을 유지했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우리자산신탁은 이창재 사장과 김영진 전무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돼 왔다. 이 사장과 김 전무 모두 오는 2월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연임 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우리자산신탁의 각자대표 체제는 폐지가 예정돼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카카오, 2억달러 교환사채 발행 '공식화'
- [Red & Blue]수급 몰리는 피제이메탈, 알루미늄 시세 급등 '수혜'
- 이에이트, 가천대·길병원과 '디지털 트윈 병원' 구축 MOU
- [멀티플렉스 재무 점검]베트남만 남은 롯데시네마 해외사업
- [뮤지컬 제작사 열전]EMK컴퍼니, 고속성장 비결은 '대기업과 10년 동맹'
- 모트롤 인수 추진하는 두산그룹, 3년 전과 달라진 건
- [LG화학의 변신]패착된 NCC 증설, 자산 유동화 '제값 받기' 관건
- [캐시플로 모니터]포스코인터 '조단위 투자' 거뜬한 현금창출력
- [항공사 기단 2.0]'공격 확대' 에어프레미아·이스타, 매출·리스 줄다리기
- [오너경영인 보수 분석]길었던 '불황의 그늘', HD현대 보수에도 영향
정지원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건설리포트]'센트레빌' 수주 없는 동부건설, 실적 개선 이유는
- "호텔 '용도변경' 사례 줄었다", 투자 점차 회복
- 멜파스, 사옥 매각 '고전'…경쟁입찰로 재선회
- 더에셋 매각 '나비효과'
- 케펠자산운용, 하이투자증권빌딩 인수 불발 배경은
- 케이리츠, '케이플라츠 신논현' 매각 눈높이 낮췄다
- 한샘 상암 사옥 매각, 우협 그래비티자산운용
- [이사회 분석]롯데건설, 사내이사 4인 체제…경영위원회 활동 강화
- [신탁사 정비사업 열전]KB부동산신탁, 우량 사업 '싹쓸이'…체계적 관리 강점
- 위브리빙, '더스테이트 선유' 인수…렌탈하우징 1호점 탈바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