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2월 01일 08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해 초부터 오스템임플란트 딜로 인수합병(M&A) 시장이 시끌시끌하다. 최대 2조원에 이르는 공개매수로 오스템임플란트는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긍정, 부정을 떠나 매일 새로운 뉴스가 쏟아질 정도로 여론 관심도가 높다.이번 딜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우선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두 곳 모두 투자 실력이라면 내로라하는 하우스다. 지난해 뜨거운 감자였던 메디트 딜의 당사자다. 메디트 본계약 직후 인수 파트너로 연합전선을 구축한 구도는 흥미롭다.
MBK·UCK컨소시엄이 공개매수를 택했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간 공개매수는 성사 사례가 많지 않았다. 특히 대형 공개매수 성공사례는 국내에서 전례를 찾기 힘들다. 만약 이번 공개매수가 성사된다면 국내 자본시장 역사에서 또 하나의 획을 긋는다. 의무공개매수 도입을 목전에 둔 시점이란 사실도 관전포인트다.
두 PE가 소액주주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보장한 점은 칭찬할 일이다. 우리나라 자본시장을 한층 성숙하게 만들 시도다. 그간 소액주주 권익은 상장사 M&A에서 외면받기 십상이었다. 최대주주가 두둑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길 때 일반 투자자는 주가 하락에 시달렸다. 공개매수 성사를 위한 전략이기도 하지만 긍정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오스템임플란트는 거버넌스 약점이 도드라진다. 소액주주는 속을 끓였다. 사모펀드의 경영참여로 디스카운트를 극복하고 주주가치를 실현한 또 하나의 사례가 될지 관심을 끈다. 거버넌스 개선이 기업가치에 어떠한 임팩트를 줄지도 장기 관점에서 지켜볼 만하다. 거버넌스 업그레이드가 컨소시엄이 내세운 인수의 대의명분이기도 하다.
한 가지 아쉬움은 남는다. 최대주주와의 거래 디테일에 대한 소통이다. 컨소시엄이 부적절한 거래를 행했다거나 거래 과정을 악의적으로 숨겼다는 말이 아니다. 취재를 종합하면 거래에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 거래과정 대부분을 공시한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인수전을 둘러싼 노이즈가 끊이지 않는다. 숱한 해명에도 말이다. 최대주주의 자회사 지분가치 평가,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의 전환사채(CB) 콜옵션 거래 등이 이슈 진원지가 되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들도 인수 측을 마냥 옹호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결과론이지만 보다 사려깊은 터치가 필요했다. 오스템임플란트에는 그간 쌓인 거버넌스 업보가 존재한다. 작은 의혹 하나에도 여론은 예민하게 반응한다. 차라리 최대주주와 거래 디테일을 선제적으로 알렸다면 어땠을까. 노이즈 발생 지점은 인수를 알리는 과정에서 조명된 부분은 아니었다. 그래서 부정 해석의 요지가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MBK와 UCK의 주요 기관투자자(LP) 중 한 곳이 국민연금이다. 국민이 투자자인 셈이다. 거버넌스에서 타협해선 안 되는 이유다. 노이즈를 돌파할 방법은 하나다. 확실한 지배구조 개선으로 그간 의혹이 기우였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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