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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제조업 패러다임 전환, 엔지니어 위상 높일 것"이제훈 한선엔지니어링 대표

신민규 기자공개 2023-02-10 08:03:35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8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엑스 세미콘(SEMICON) 코리아 2023 박람회 현장에서 지난 3일 이제훈 한선엔지니어링 대표를 만났다. 계장용 튜브, 피팅, 밸브 전문생산업체인 한선엔지니어링은 최근 블룸SK퓨얼셀의 연료전지 부품 공급업체로 선정됐다는 사실이 알려져 업계 주목도가 높아진 곳이다.

이 대표(사진)는 "유체의 흐름을 다루는 부품이란 점에서 연료전지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방산업에 들어간다"며 "탄소중립 아래 기존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시점이라 '이기는 편이 우리 편'이라는 생각으로 우리 제품이 여러 파트에 들어가도록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국내 제조업 한복판에 서기까지는 많은 계기가 있었다. 서울대 기계공학과 84학번 공학도 출신으로 바로 시장에 뛰어들 수 있었지만 '컴퓨터공학'으로 방향을 돌렸다. 아이오와주립대를 거쳐 메릴랜드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첫 경력을 쌓은 곳도 컴퓨터 엔지니어 쪽이었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어도비 시스템(Adobe System Inc)이 첫 직장이었다. 국내에선 PDF로 유명한 회사로 이 대표는 PDF 라이브러리팀의 총책임자로 근무했다.

엔지니어로 순조롭게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이 대표는 부친(한국선재 창업주, 이명호 회장)의 부름을 받고 미국 생활을 접었다. 한국선재 사장으로 2003년부터 국내 경력을 쌓았다.

제조업 위상이 꺾이는 상황에서 사업 다각화를 위해 새로운 회사를 설립할 필요를 느꼈다. 한선엔지니어링을 2012년 한국선재 자회사로 설립하게 된 배경이다.

이 대표는 "미국에선 엔지니어 직업으로 잘 사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국내에선 기술자로 치부돼 처우가 기대에 못 미치는 사례가 많았다"며 "엔지니어가 대접받을 수 있는 회사를 키워보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전 직원에게 스톡옵션을 지급할 정도로 성장이익을 공유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시절 경험도 있지만 직원 중 일부만 회사의 이익을 공유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가 한선엔지니어링을 통해 뛰어든 사업은 유체의 이송과 차단을 담당하는 피팅, 밸브제품류다. 이 대표는 사업이 고도화될수록 기존 수준을 뛰어넘는 내구성이 높은 부품이 각광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료전지는 물론 태양광, 조선, 방산, 원자력 등 신사업 전 분야에 한선엔지니어링 부품이 쓰이게 된 것도 기술력이 뒷받침된 결과였다.

미국 블룸에너지 납품은 그의 선구안이 작용한 사례로 꼽힌다. 2차 벤더업체 지위에서 시장 선점을 위해 30억원을 투자금으로 내걸었다. 1차 벤더업체 진입이 보장되지 않았던 상황을 감안하면 도전적인 결단을 내린 셈이다.

다행히 블룸에너지와의 담판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 대표의 실리콘밸리 경험이 인연을 더했다. 블룸에너지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San Jose)에 있는데 이 대표가 근무했던 어도비 시스템과는 8마일 거리밖에 안된다.

이 대표는 "블룸에너지 본사와 차로 10분 거리에 회사를 다닌 경험을 얘기하는데 거기 대표도 과학자 출신이라 말이 잘 통했다"면서도 "실제 1차 벤더로 들어갈때는 깐깐하게 검증절차를 거쳐 놀랐다"고 설명했다.

2021년 하반기, 블룸에너지 1차 벤더업체로 선정된 후부터는 호재가 잇따랐다. 이듬해 블룸SK퓨얼셀로부터도 러브콜을 받았다. 블룸SK퓨얼셀의 다른 공급업체와도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이 대표는 국내 제조업이 한단계 성장할 기회에 진입했다고 보고 각오를 다졌다.

"우리나라를 이끌어왔던 근간이 된 사업이 알고보면 제조업이었다. 대기업들도 대부분 제조업인데 위상을 놓고보면 천대받는 경향이 있다. 제조업이 잘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부산에서 정도경영하면서 10년째 뛰었다. 앞으로도 뛸 것이고 이런 제조기업이 성장할 수 있고 잘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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