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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점프 2023]박상일 파크시스템스 대표 "AFM 업계 KLA, 1조 클럽 목표"②신규 고객 커스터마이징 요청 쇄도, 지난해 글로벌 업계 1위 달성

구혜린 기자공개 2023-02-22 07:38:30

[편집자주]

새해는 중소·중견기업에 생존의 시험대다.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 시장 경쟁을 이겨내고 새로운 먹거리도 발굴해야 한다. 사업 계획이 성과의 절반이라는 말도 나온다. 연초 사업 계획 구상에 전사적 역량을 쏟는 이유다. 새로운 도약대를 찾아 퀀텀점프를 꿈꾸는 기업들의 치열한 고민과 열정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고 미래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7일 0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단기적으론 올해도 30% 성장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론 1조원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다. 계측기 회사가 대기업이 될 수 있냐는 의구심이 있는데, 국내에 그런 모델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해외를 보면 계측기로 몇조원 매출을 올리는 회사가 즐비하다. 한국도 그런 계측회사가 나오지 못할 것이란 보장이 없다. 우리는 세계 굴지의 계측 장비회사, 제2의 KLA가 될 수 있다."

박상일 파크시스템스 대표(사진)는 16일 경기도 수원 본사에서 더벨과 만나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파크시스템스는 물질의 비접촉식 나노 단위 측정이 가능한 원자현미경(AFM)을 연구를 넘어 산업 영역에 투입한 선두 기업이다. 파크시스템스 AFM은 현재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최근 반도체 경기가 다운텀에 접어들었음에도 박 대표의 표정엔 평온한 자신감이 흘렀다.

자신의 기저엔 AFM 사용처가 무궁무진하단 근거가 있다. 파크시스템스는 지난해 '파크 NX-TSH'를 출시해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에 판매했다. 2차전지 업계, 에너지저장장치 제조사에도 AFM을 납품했다. 반도체 업계만 해도 최근 극자외선(EUV) 공정 시 마스크 결함을 제거하는 장비를 출시해 각광받고 있다. 마이크로LED(발광다이오드)와 MEMS(미세전자제어기술)도 신규 시장으로 손꼽힌다.

박상일 대표가 생각하는 AFM 시장은 '그동안 없던 나노 세계의 눈'이 뜨이고 있는 초기 단계일 뿐이다. 그는 "엄밀히 말하면 AFM이 아직은 메인스트림 공정에 채택됐다고 말하기 어려운데 그럼에도 매출이 꾸역꾸역 늘고 있다"며 "'POR(Process of reference)'을 쌓아나가는 단계이고 채택이 늘어날 수록 한 고객사, 한 라인에서 수주를 받을 기회는 점점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신규 영역의 고객사가 파크시스템스에 AFM 커스터마이징을 요청하는 일은 점점 늘고 있다. 박상일 대표는 "우리는 다른 장비론 비슷한 결과를 낼 수 없는 걸 내는 해결사"라며 "고객들이 회사를 찾아와 새로운 게 가능하냐고 묻는 문의가 끊임없이 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이템이 없어서 찾는 게 아니라 반대로 할 게 너무 많아서 뭘 먼저 해야 할 것인가를 선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강조했다.


새롭게 출시한 장비에 대한 기대도 내비쳤다. 올초 파크시스템스는 적외선 분광법을 활용한 하이브리드 제품 '파크 NX-IR'을 출시했다. 이는 시료의 표면 이미지뿐만 아니라 화학적 조성을 측정할 수 있는 장비다. 박 대표는 "보통 500나노미터까지는 기존 장비로 시료의 화학적 조성을 알아낼 수 있는데, 아쉽게도 그 미만은 너무 작아서 분석할 수 없었다"며 "이번에 나온 장비를 사용하면 10나노 이하 시료의 화학적 조성도 알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파크 NX-IR이 또 하나의 시장을 개척할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 반도체 포토마스크 시장부터 나노 단위 케미칼 조성 확인을 필요로 하는 모든 곳에 수요가 있을 것이란 기대다. 그는 "물질의 화학적 조성을 나노 스케일로 알아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마켓"이라며 "우리가 하는 비즈니스의 메리트는 줄기 기술(AFM)이 자라나서 여러 가지로 가지치기하고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사업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박 대표는 1998년 창업과 함께 세운 목표를 상당수 이뤘다. 파크시스템스는 2022년 연결기준 매출액 1200억원을 돌파했다. 2015년 코스닥 상장 이후 꺾임 없이 매출 성장을 이룬 파크시스템스이나, 연 매출 1000억원이란 단위는 또다른 의미를 내포한다. 아울러 파크시스템스의 경쟁사인 해외 AFM 업체를 매출액 기준으로 넘어섰다. 글로벌 1위 AFM 기업이 된 순간이다.

그는 "작년에 이룬 성과가 의미심장하다고 본다"며 "창업할 때 꿈꿔왔던 많은 것들이 현실화된 해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는 "AFM의 '넘버 원'으로 등극한 원년이 됐다"며 "경지에 올라서서 보니 또 다른 가능성이 펼쳐지는 것 같고, 앞으로도 이러한 방식으로 노력하면 계속 뻗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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