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분석]LX인터내셔널 사외이사로 돌아오는 '전 LG맨'㈜LG·LG화학 2020년까지 재직한 권오준 변호사...독립성 논란
김위수 기자공개 2023-02-22 08:22:49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0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X인터내셔널이 사외이사로 지난 2020년까지 LG그룹 계열사에 몸담았던 전직 임원을 신규 선임한다. LG그룹과 계열분리가 완료된 상황이라 법적인 결격사유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사회의 독립성 확보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제기된다.LX인터내셔널은 오는 3월 23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권오준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권 변호사는 LX인터내셔널의 사외이사 구성 중 법률 전문가의 자리를 채우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현재 LX인터내셔널의 사외이사 중 법률 전문가로 분류되는 이원우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이력 중 눈길이 가는 점은 권 변호사가 LX인터내셔널이 소속된 LX그룹의 모태인 LG그룹 출신이라는 사실이다. 권 변호사는 ㈜LG와 LG화학에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임원으로 있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LG의 법무·준법지원팀장 부사장으로 있었다. 이후 LG화학에서 2019년까지 법무담당 부사장을 맡았고, 같은해 고문실로 자리를 옮겼다. 2020년 상반기 중 LG화학에서 퇴임하며 LG그룹과의 연을 끝냈다.
권 변호사가 ㈜LG에서 임원으로 있던 기간과 구본준 LX그룹 회장과 ㈜LG에 재직했던 기간이 겹치는 점에 주목된다. 구 회장은 2016년부터 2019년 3월까지 ㈜LG 소속으로 있었다. 구 회장이 ㈜LG로 옮긴 2016년부터 권 변호사가 LG화학으로 이동한 2018년 말까지 같은 회사에 소속돼있던 셈이다.
2018년 3분기 보고서 기준으로 ㈜LG의 전체 임원 숫자가 18명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 사람이 구면일 가능성이 크다. 노진서 LX홀딩스 대표이사, LX인터내셔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에도 소속된 박장수 LX하우시스 전무 등도 같은 시기 ㈜LG 임원으로 있었다.
이사회의 중요한 역할은 경영진에 대한 견제다. 특히 사외이사 제도 자체가 제3자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회사의 경영현황을 진단하기 위한 차원에서 도입됐다. 권 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을 명료하게 독립성을 확보한 인사라고 평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배경이다.
법적으로 위배되는 부분은 없다. 설령 같은 그룹 계열사에 재직했더라도 퇴직 후 3년을 넘기면 사외이사가 될 수 있다. 물론 LX인터내셔널이 LX그룹으로 독립하지 않았고 여전히 LG그룹 소속이라면 권 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은 불가능했을 수 있다. 권 변호사가 퇴직한 시점은 2020년 3월 31일부터 2020년 5월 15일 사이로 아직 3년이 지나지 않았다. LX그룹의 경우 LG그룹으로부터의 독립이 완전히 인정된 상황이다.
김우찬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겸 경제개혁연구소 소장은 "법망은 피해 갔으나 이사회에 대한 견제기능을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ESG를 연구하는 기관의 한 관계자 역시 "문제 될 것은 없지만 사외이사 독립성 측면에서 바람직한 사례는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LX인터내셔널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이사회에서는 사추위의 프로세스에 따라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LX인터내셔널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사외이사가 있을 경우 내부에서 상시적으로 추천을 받아 후보명단을 만든다. 사추위는 명단을 검토하고 이사회에 후보를 추천하며, 이사회의 최종 승인 이후 주주총회를 거쳐 사외이사를 선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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