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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그룹 포트폴리오 재편]참치 옷 벗고 '제약·바이오' 노크 10조 매출 정조준'본업만 하면 망한다' 확장 DNA, 지배개편 이어 신사업 추진 광폭행보

이우찬 기자공개 2023-02-28 08:19:16

[편집자주]

'동원참치'로 유명한 동원그룹이 인수합병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외식사업 확장과 맞물려 보령바이오파마 인수 추진 등 제약바이오 문까지 두드리고 있다. 제약바이오의 경우 연관 계열사가 전무한 신사업이다. 딜이 성공하면 수산·식품·포장·물류에 이어 외식·바이오까지 포트폴리오를 장착하게 된다. 향후 전개될 동원그룹의 포트폴리오 재편 시나오리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7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본업을 버리는 자는 망하고, 본업만 하는 자도 망한다." 동원그룹 창업주 김재철 명예회장이 강조하는 경영 철학이다. 원양어업으로 시작해 국내 최초 참치캔을 선보인 동원그룹은 '참치기업' 이미지로 친숙하지만 이 프레임은 더는 통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동원그룹은 1969년 출범해 수산에 이어 식품·포장·물류 등 4대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종합식품기업, 종합생활기업으로 도약했다. 지난해 지배구조를 개편하며 또 다른 50년을 맞아 사업부문 장착을 꾀한다. 우선 거론되는 키워드는 '외식'과 '제약·바이오'다. 사업 다각화를 이루며 매출 8조원의 대기업 집단으로 덩치를 불린 성공 DNA가 자산이다. 거래가 모두 성공하면 그룹 매출 규모는 10조원에 육박한다.

◇확장 DNA, 매출 8조원 대기업 집단 '우뚝'

동원그룹은 작년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지주회사 동원산업의 연결기준 매출은 8조 8660억원으로 전년보다 16.6% 증가했다. 식품을 중심으로 매출이 고르게 분포돼 있는 게 장점이다.

사업형 지주사인 동원산업은 주력인 참치 어획과 수산물 판매 등 수산·유통 분야의 견고한 성장으로 별도기준 매출 1조 315억원을 기록했다. 식품사업부문 계열사 동원F&B는 처음으로 연매출 4조원을 돌파했다. 포장 계열사 동원시스템즈와 물류 계열사 동원로엑스의 매출은 각각 1조 4370억원, 1조 2142억원이다.

핵심 계열사 동원F&B 매출 비중이 45%를 상회하며 이외 사업부문 매출이 고른 편이다. 수산·포장·물류 사업부문의 비중은 각각 10%를 웃돈다. 참치 등 수산물 가공·판매 미국법인 스타키스트를 포함한 기타부문도 10%를 상회한다. 전 사업부문이 매출 1조원 이상인 셈이다.

고른 매출 비중은 수십년간 이어온 M&A의 결과물로 분석된다. 동원그룹은 2003년 한국투자금융그룹을 분리 독립하고 2000년대 중반부터 국내외 시장에서 적극적인 M&A를 진행하며 수산·식품·물류·포장재 등 4대 사업축을 완성했다.

외식사업 확장, 제약·바이오 시장 노크는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전 세계 경제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에 직면하고 기업 환경 패러다임이 급변하면서 변화를 모색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4대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 새로운 50년 대비 재편

지난해 지배구조 개편 이후 신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었다. 동원그룹은 지난해 기업·주주가치를 제고하고 경영 효율화를 꾀하기 위해 지배 개편을 단행했다. 그룹 모태로 중간 지배회사인 동원산업이 순수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흡수 합병했다. 동원산업이 그룹 사업형 지주회사로 발돋움했다. 합병법인 동원산업은 지난해 11월 1일 공식 출범했고 당시 신사업 추진 의지를 피력했다.

신사업 조직을 따로 꾸린 것은 아니고 동원산업 자체가 그룹의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컨트롤타워 구실을 한다. 작년 11월 이명우 동원산업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하고 그룹 신성장 동력 발굴이라는 중책을 부여했다. 동원산업은 친환경 스마트 연어 양식, 스마트 항만 사업 등을 포함한 신사업 발굴에 주력해왔다.

4대 사업축을 잇는 신사업으로 외식, 제약·바이오가 낙점됐다. 한국맥도날드, 보령바이오파마 인수를 동시에 추진 중이다. 한국맥도날드는 외식 사업의 본격화를 상징하고 보령바이오파마는 제약·바이오 신사업이라는 점에서 구분된다. 다만 M&A를 통한 사업 영역 확장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지닌다.

제약·바이오 사업 경험은 전무하지만 식품업계에서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국내 식품산업 정체 속에 식품기업들은 신사업 추진에 공을 들인다. 오리온 사례가 있다. 동원그룹처럼 주력 사업에서 풍부한 현금을 확보했다. 오리온은 치과질환 치료제, 결핵백신, 암 체외진단 키트 등 바이오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식품업계 형님 격인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 매출은 작년 4조원을 넘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성장하는 제약·바이오 시장은 자금력을 갖춘 동원그룹이 군침을 흘릴만한 곳"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CJ제일제당, 대상 등 식품기업들이 바이오 사업으로 영토를 넓히는 상황에서 동원처럼 튼실한 기업이 후발주자로 참여하게 되면 시장 자체 글로벌 경쟁력도 강화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동원산업은 지난 23일 보령바이오파마 인수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단독 실사로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다. 한국맥도날드 거래보다 진행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산업의 인수 의지와 자금력 등을 고려하면 거래 종결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보령바이오파마의 2021년 기준 매출은 1391억원이다. 또 다른 매물 한국맥도날드의 같은 해 매출은 8679억원이다. 두 기업 모두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동원그룹 전체 매출은 10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과감한 도전과 투자로 위기를 이겨온 만큼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영환경에서 새로운 50년을 위해 지배구조를 개편했다"며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동시에 글로벌 생활산업 기업으로 도약을 위한 새로운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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