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나, K-ICS비율 300% 최고 수준 유지 비결은 '갱신형·전기납·보장성' 3박자…부채대비 CSM도 최고 수준
서은내 기자공개 2023-03-10 08:20:02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9일 11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험업계에 새로운 회계 기준이 적용되면서 보험사들마다 재무지표가 공개되고 있다. 외국계 보험사 중 라이나생명은 특히 높은 자본건전성을 보여 눈길을 끈다.라이나생명은 질병, 건강 관련 보장에 초점을 맞춘 포트폴리오 덕에 신지급여력제도인 K-ICS나 새 회계기준 IFRS17 하에서도 건전성, 이익 지표들이 업권 평균 대비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라이나생명은 갱신형, 전기납, 보장성 중심의 상품 구조로 재무건전성을 안정화시켰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은 올해 예상 CSM(계약서비스마진) 잔액이 2조4000억원, 연간 CSM 상각액은 48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해 말 자본총계가 3조6000억원, 이익잉여금이 3조4000억원이며 그 중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이익잉여금의 절반 수준인 1조7000억원 정도, BEL(최선추정부채)은 -2조원으로 파악된다. BEL이 마이너스인 점도 눈길을 끈다.
K-ICS비율도 업권 평균을 훌쩍 넘는 300% 수준으 예상된다. 국내 대형 생·손보사들의 경우 발표되는 K-ICS 비율을 보면 200%만 나와도 평균적으로 높은 편에 속한다. 또 부채 대비 CSM의 비율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졌다.
라이나생명이 건전성 비율을 모두 높은 수준으로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대표적으로 '갱신형' 계약을 통해 보험기간을 짧게 가져감으로써 위험 익스포저를 관리해왔기 때문이다. 보험 보장 기간과 보험료 납입 기간이 일치하는 '전기납' 계약 구조와 보장성 위주의 상품 포트폴리오 역시 건전성을 높였다.
라이나생명은 다른 보험사들이 잘 발을 담그지 않는 질병 영역의 보장 상품을 제공해왔다. 실버암 상품이나 유병자 암보험, 치아보험 등이 그 사례다. 이같은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탄탄한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서 고안해 낸 것이 '갱신형' 상품 구조다. 갱신형을 위주로 판매해 리스크 노출을 제한했다. 대체로 생명보험사의 위험은 장기 보장에서 비롯된다. 라이나생명은 보장 기간을 다른 생보사들 대비 상대적으로 짧다. 암 관련 상품의 경우에는 10년이며, 10년이 지나면 위험을 재평가, 반영해서 다시 10년을 보장해주는 식으로 관리한다.
보증 기간을 짧게 가져가는 대신 계약자들에게는 그만큼 보험료를 저렴하게 책정할 수 있었고 또 보험 보장을 받지 못했던 고객군에 대해서도 서비스를 늘리며 담보의 영역을 다양하게 넓힐 수 있었다. 양측이 합리적으로 서로의 니즈를 충족하는 구조인 셈이다.
라이나생명의 상품에는 저축성 요소가 거의 없다. 보통의 생보사들은 금리 등과 연결되는 저축성 요소가 많아 보험료가 비싸지는데, 라이나생명의 상품은 핵심적인 질병 보장으로만 구성됐다. 때문에 전체 자산 규모 면에서는 확대에 한계가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라이나생명의 자산 규모는 5조6000억원 수준이다.
오수연 라이나생명 리스크관리부 이사는 "보험의 본질이 계약자로부터 불확실성을 전가받는 보장에 있다는 점에 입각해 라이나생명은 다양한 보장 수요 충족을 비즈니스의 목표로 삼고 있다"라며 "이런 비즈니스를 책임있게 유지하려면 높은 건전성을 목표로 할 수 밖에 없고 이런 원칙이 실제로 높은 건전성 관리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이나생명은 K-ICS가 도입되기 훨씬 오래 전부터 독특한 부채 구조로 주목을 받아왔다. 대략적인 부채의 시가평가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LAT평가액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통상의 생보사들은 장기 보장 보험계약을 위주로 판매하며 이 경우 계약의 현금흐름이 길게 이어진다. 보험사는 긴 기간이 흐름에 따라 증가하는 위험을 '평준화된 보험료 수입'을 통해 보장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보험 부채가 발생한다.
반면 라이나생명은 갱신 옵션을 주고 갱신 시점에 보험료를 조정할 수 있는 갱신형 계약이 주를 이룬다. 오 이사는 "그렇게 되면 '평준화된 보험료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지는, 즉 부채가 발생하는 구간은 상대적으로 짧아지고 결국 전체 계약 포트폴리오로 보면 부채가 음수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라이나생명은 최근 K-ICS에 더해 자체 건전성 평가 기준인 ORSA(자체 위험 및 지급여력 평가체제) 대비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ORSA도 K-ICS와 마찬가지로 도입이 예정돼 있는 자본건전성 규제다. K-ICS가 업권 평균 대비 회사의 위치를 나타내는 지표라면 ORSA는 회사가 직접 실질적인 위험을 평가해 회사 상황에 맞는 건전성관리를 주문하는 기준이다.
라이나생명은 생보사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IFRS17로의 전환회계 방식으로 5년 수정소급법을 채택했다. 대부분의 다른 생보사들은 1~3년 수정소급법, 혹은 공정가치법을 채택하고 있다. 소급 기간이 길어질수록 CSM과 부채 규모는 늘어나고 자본 규모는 반대로 줄어드는 특징을 띤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회사마다 전환 방식이나 상황이 달라 일률적으로 회사별 계약의 수익성 등을 평가 비교할 수 있는 표준은 아직 확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라이나생명은 회계방식 전환만으로 부채, 자본의 규모가 크게 변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최대한 그 변동 폭을 줄일 수 있도록 5년 소급법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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