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경영권 분쟁]카카오-SM, 법원 판결에도 사업협력계약은 '유효'유증·CB 계약 해제에도 협력계약은 '굳건', 카카오 공개매수 근거이자 명분
이지혜 기자공개 2023-03-09 12:49:13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8일 14:4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와 맺었던 사업협력계약이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도 유지되고 있다. 법원이 SM엔터테인먼트의 유상증자 신주와 전환사채(CB)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관련 계약은 해제됐지만 사업협력계약의 효력은 여전한 것으로 파악된다.카카오가 공개매수에 나선 근거이기도 하다. 카카오는 하이브의 지분 확보 시도와 법원 판결로 SM엔터테인먼트와 맺은 사업협력계약이 실현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근거로 공개매수를 강행했다.
SM엔터테인먼트도 카카오의 공개매수를 진작부터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SM엔터테인먼트는 법원 판결 직후 유증 신주, CB 발행 관련 계약은 해제했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사업협력계약에 따른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안건은 정정하지 않은 채 유지하고 있다.
◇장윤중 카카오엔터 부사장, 기타비상무 선임 안건 유효
8일 SM엔터테인먼트의 공개매수신고서에 따르면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와 맺은 사업협력계약이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신고서의 ‘공개매수의 목적 및 장래계획’에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와 체결한 사업협력계약에 따른 다양한 내용의 사업협력과 중장기 시너지 창출이 실현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밝히며 공개매수를 강행한 배경을 설명했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3/03/08/20230308142254064_n.png)
여기에서 말하는 사업협력계약은 2월 7일 카카오와 SM엔터테인먼트가 체결한 건이다. 당시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가 유증 신주와 CB를 발행하면 이를 모두 취득해 지분 9.05%를 확보한다는 내용의 계약도 맺었다. 유증 신주와 CB 발행 계약은 3일 법원이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6일 해제됐다.
그러나 사업협력계획은 다른 계약과 달리 효력이 계속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사업협력의 대가로 유증 신주와 CB를 받는 것이기에 이 계약이 해제되면 통상 사업협력계약도 취소하는 사례가 많다”며 “그러나 사업협력계약은 엄연히 별도의 계약이기에 유증 신주, CB 발행 관련 계약이 해제된다고 자동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는 SM엔터테인먼트의 공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장윤중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올린 안건을 유지하고 있다. 장윤중 부사장을 이사회에 참여시키는 것은 카카오와 SM엔터테인먼트의 사업협력계약에 따른 조치다.
사업협력계약서 제 2조 사업협력을 위한 임원 선임 조항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지명하는 배재현을 SM엔터터엔먼트의 제 2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선임할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추천하고 본건 투자계약에 따른 거래 종결일 이후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요청하는 날까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지명하는 장윤중을 SM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음원 유통을 총괄하는 미등기임원으로 선임한다’는 내용이 있다.
당초 카카오는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 대표를 SM엔터테인먼트의 기타비상무이사에 올리고 장윤중 부사장은 미등기임원으로 선임하려 했지만 계획을 바꿨다. 배재현 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에 오르면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경영 참여설에 힘이 실릴 수 있어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사업협력계약서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아메리카(Kakao Entertainment America Corp.)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의 합작법인으로 변경, 해당 법인의 초대 대표이사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장윤중 부사장이 맡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장윤중 부사장은 SM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음원 유통을 총괄하는 역할도 맡는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3/03/08/20230308142835108.png)
◇SM 현 경영진과 공개매수 협의 끝내
SM엔터테인먼트 현 경영진이 카카오와 공개매수 등을 놓고 일찌감치 뜻을 맞춰왔다는 말도 나온다. 카카오는 2월 하이브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을 취득해 최대주주에 오르겠다고 밝힌 시점부터 한국투자증권 등과 공개매수를 준비해왔다.
SM엔터테인먼트의 행보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하이브가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동안 SM엔터테인먼트는 비록 실현하지 못했지만 자사주취득신탁계약을 추진한다고 공시하는 등 주가 부양을 위해 노력했다. 또 2월 3일부터 23일까지 카카오와 협력방안 등을 담은 IR을 수차례 진행했다.
장 CFO는 당시 더벨과 전화통화에서 “SM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에게 제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추가 지분을 넘길 계획은 없다”면서도 “다만 공개매수는 카카오의 자율적 판단에 달린 사항”이라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의 공개매수신고서가 게시된 직후 공동대표이사 포함 센터장 이상 직책자 26면의 이름으로 지지를 표명하는 입장문도 냈다. 입장문에서 SM에터테인먼트는 “적대적 M&A로 이사회를 장악하려는 하이브와 달리 SM 경영진이 추천한 독립적 이사회를 지지하는 카카오가 SM 3.0의 성공적 이행을 위한 최적의 수평적, 전략적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한편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7일부터 26일까지 20일 동안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대상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15만원이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이번 공개매수로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35% 취득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계획대로 된다면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최종 40%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오른다. 이는 하이브가 현재 보유한 지분의 두 배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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