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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주총 돋보기]'퇴직위로금 신설' 테크윙, 적대적 M&A 의식했나작년 100억 위로금 지급안 이어 올해 퇴직금 별도 분리안 부의…낮은 지배력 방어 목적

조영갑 기자공개 2023-03-13 08:08:05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9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요 반도체 웨이퍼 테스트 핸들러 제조사인 '테크윙'이 지난해부터 연이어 주총을 통해 임원의 퇴직금 관련 규정을 손보면서 시장의 눈길을 모은다. 일각에서는 지분율이 낮은 나윤성 대표를 비롯한 장남 대표 등 테크윙 핵심인력이 적대적 M&A(인수합병) 가능성을 의식, 일종의 자구책을 마련한 거라고 입을 모은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테크윙은 오는 28일 테크윙 안성사업장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승인 및 현금배당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및 감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임원퇴직금지급규정 제정의 건 등의 안건을 부의한다.

테크윙은 지난해 해외 고객사향 테스트 핸들러 출하 증가로 2021년 대비 채산성을 개선했다. 지난해 말 기준 테크윙은 매출액 2675억원, 영업이익 577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대비 매출액은 4.35% 증가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이 362억원에서 60% 가량 증가해 '어닝서프라이즈'를 업계에 과시했다.

테크윙 관계자는 "핸들러 제품의 부품, 업그레이드 매출이 늘어나 매출볼륨이 커졌고,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의 증가와 연결 자회사가 흑자전환하면서 이익률과 순익률이 크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테크윙은 기존 주요 고객사이던 미국 마이크론(Micron)과 SK하이닉스에 이어 애플의 협력사인 중국의 Luxshare 향 장비 공급을 확대하면서 지난해 3분기 말까지 168억원의 매출액을 보탰다.

이에 따라 배당의 재원이 되는 당기순이익 역시 2021년 171억원에서 지난해 말 332억으로 약 2배 가량 증가했다. 다만 배당의 규모는 2021년 말 기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 테크윙은 총 43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올해는 총 46억원을 주주들에게 푼다.

이와 더불어 테크윈은 주총을 통해 발행할 총 주식수를 기존 4000만주에서 2억주로 늘리는 동시에 이사들의 보수 한도액을 40억원으로 유지한다. 지난해 테크윙의 이사진은 총 32억원을 수령했다.

이번 주총 부의안 중 업계의 눈길을 모으는 안건은 단연 '퇴직위로금 신설안'이다. 테크윙은 지난해 3월 주총에도 이와 유사한 이사의 보수 및 퇴직금 신설안을 마련해 의결했다. 해당 신설안에 따르면 테크윙의 이사가 임기 중 적대적 기업인수 및 합병 등으로 인해 해임될 경우 통상적인 퇴직금과 별도의 퇴직보상액으로 대표이사에게 100억원 이상, 이사에게 50억원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테크윙은 올해 역시 임원퇴직금지급규정 제정의 건을 마련하고, 구체적인 안을 정했다. 퇴직소득에 해당하는 '퇴직금'과 근로소득에 해당하는 '퇴직위로금' 지급을 별도로 분리, 주총결의를 거쳐 별도로 지급한다고 명시했다.

테크윙 측은 "근로소득과 퇴직소득의 분리를 통해 세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만약 테크윙이 적대적 M&A를 통해 임원개선을 단행한다면, 퇴직임원은 퇴직금에 더해 거액의 퇴직위로금을 수령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테크윙의 잇따른 퇴직금 규정 개정의 배경을 'M&A 우려감'으로 꼽고 있다. 나윤성 대표의 개인 지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3.07%(482만주)에 불과하다. 각자대표로 경영을 분담하고 있는 장남 대표의 지분(0.05%), 두 아들의 지분(0.22%)를 모두 더해도 13.34%에 불과하다.

눈에 띄는 점은 일반투자자 전인구 씨가 5.57%를 쥐고 있어 개인 2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지배력에 위협이 될 수준은 아니고, 전 씨 역시 적극적인 '주주행동파'가 아니라 적대적 M&A의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경영상 변동이 생겨 5% 수준의 지분을 쥐고 있는 복수의 FI(자산운용사) 등과 연합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3분기 말 신영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이 테크윙의 주요 FI로 파악된다. 세 지분을 합치면 15%가 훌쩍 넘는 수준이다.

테크윙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나 대표를 비롯한 테크윙 핵심 관계자들이 현재 낮은 지배력에 대해 우려감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퇴직금 규정에 대해 잇따라 손보는 것은 적대적 M&A에 대한 최소한의 대비책 성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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