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IB, 유상증자 비즈니스 전략]RO 포기 못하는 삼성증권, 커버리지 역량확대 '사활'유증 실적 비중 70% 넘기도…조직개편 후 '어드바이저리본부' 집중된 커버리지 역할 분산
남준우 기자공개 2023-03-13 08:01:33
[편집자주]
금리 상승, 주식 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 전략에 비상등이 켜졌다. 그동안 메자닌을 주요 자금 조달 루트로 활용하던 상장사의 경우 이전까지의 조건으로는 더이상 투자자를 유인하기 힘들다. 유상증자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IB들도 준비 태세에 들어갔다. 이미 주관사 자리를 두고 경쟁이 치열하다. 각자들만의 기준으로 예상 후보군을 선정해 도우미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더벨은 하우스별 유상증자 담당 핵심 인력과 그간의 트랙레코드를 살펴보고 주관사로서의 역량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9일 11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은 유상증자(Right Offering) 비즈니스가 전체 ECM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대표적인 국내 하우스다. 한때는 유상증자 주관 실적이 전체 ECM 주관 실적의 70%를 넘긴 적도 있었다.최근에는 커버리지 본부를 재편하면서 역량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기존에 대기업 커버리지를 담당하던 '어드바이저리본부'에 이어 다른 본부들도 커버리지 중책을 맡는다. 조직개편과 동시에 롯데케미칼의 대형 유상증자 딜을 수임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이재현 부사장 취임 후 조직개편 단행

IPO 뿐만 아니라 유상증자 딜도 꾸준히 수임한 덕분이다. 삼성증권에게 유상증자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비즈니스다. 2022년에는 전체 ECM 실적 가운데 42.3%에 해당하는 3730억원이 유상증자 비즈니스에서 창출됐다.
2016년과 2020년 두 해를 제외하면 매년 유상증자가 실적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왔다. 2018년과 2019년에는 전체 ECM 주관 실적에서 유상증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넘기도 했다.
커버리지 역량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말 단행한 조직개편을 통해 IB 1부문에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골드만삭스와 JP모간, BNP파리바 등 글로벌 IB에서 활약해 온 이재현 부사장이 IB1부문장에 취임하면서다.
그간 국내 하우스들은 기업들과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커버리지 업무를 팀별 전담제로 운영해왔다. 삼성증권도 마찬가지로 기존에 있던 기업금융2본부가 대기업 커버리지를 대부분 담당했다. 조직 개편 이후엔 어드바이저리본부로 명칭이 바뀌었다.
조직 개편 과정에서 IB솔루션본부가 신설됐다. 기존 기업금융1본부 아래에 있던 코퍼레이션솔루션팀(현재 IB솔루션팀)과 신설된 IB커버리지팀을 하위조직으로 둔다. IB커버리지팀은 IB1부문 전체의 커버리지를 기획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기업별로 커버리지 전담 인력을 두는 것이 아니라 모든 본부에 커버리지 역할을 나누기 시작했다.

◇코퍼레이션 파이낸스4팀, 롯데케미칼 유증·회사채 연달아 수임
기존에 대기업 커버리지를 담당하던 어드바이저리본부를 필두로 부서간 시너지가 발생하면서 연초부터 좋은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롯데케미칼의 자금조달에 전방위로 지원해 준 것이 대표적이다.
롯데케미칼은 2022년에 7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2년 통합법인 출범 이후 처음 기록한 적자다.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석유화학 사업이 부진했던 탓이다. 국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원재료 가격에 따라 산업 사이클이 하향기에 접어들었다.
이에 배터리 소재 사업을 확장시켜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했다. 작년 5월 '2030 비전·성장전략'에서 2030년까지 매출 50조원을 거두겠다고 밝혔다. 특히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2030년까지 7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이 과정에서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이다. 증자 규모만 1조2155억원에 달한다. 삼성증권 코퍼레이션 파이낸스4팀은 일전에 롯데케미칼 회사채 발행에 참여했던 이력을 앞세워 이 딜을 수임할 수 있었다.
롯데케미칼 유상증로 1736억원의 주관 실적을 쌓았다. 대형 유상증자 딜과 두 건의 IPO 실적으로 이미 9일 기준 2023년 더벨 리그테이블 ECM 주관 실적에서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1분기에 추가적인 대형 딜이 잡혀있지 않은 만큼 당분간 상위권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기세를 이어 지난 3일 발행된 롯데케미칼의 60회차 회사채 5000억원 발행 때도 대표주관사단에 합류하며 커버리지 역량을 뽐내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신성장 기업군 섹터에서 성장 모멘텀을 가진 기업들이 많은 상황"이라며 "자금 조달을 해야하는 일이 반드시 있을 것 같은데 주가가 유상증자를 버틸 수 있는 상황이라면 메자닌보다는 훨씬 메리트가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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