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인사 풍향계]지도경제 대표 선출 연기…해수부 반발 분석도2012년 이후 해수부 출신 내정 불발…노동진 당선자도 내부 원해
김형석 기자공개 2023-03-10 08:21:36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9일 1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협중앙회가 차기 지도경제대표 재공모를 결정했다. 내부 업무 경험이 풍부한 인물이 복수로 후보에 응모한 만큼, 9일 최종 후보자를 선출할 것으로 기대한 것과 사뭇 다른 결정이다. 일각에서는 수협의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 측에서 내부 출신 대표 선임에 반기를 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연속 비(非) 해수부 출신이 대표로 선출된 데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 당선자 역시 차기 대표로 내부 출신을 선호하는 것에 반발심이 작용했다는 것이다.다만 과거 사례를 봤을 때 해수부가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고수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과거 해수부의 반발로 재공모를 실시한 뒤에도 내부 출신 인사가 선출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9일 상호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중앙회 인사추천위원회(인추위)는 이날 차기 지도경제대표에 응모자들의 면접을 진행한 후 재공모를 결정했다.
인추위는 오는 12일까지 후보 응모자 서류를 추가로 접수받기로 했다. 13~14일 추가 응모자의 자격을 조회한 후 15일 추가 면접 후 기존 응모자를 포함해 총회에 추천할 최종 후보자를 결정하기로 했다.
수협 안팎에서는 이번 재공모 역시 해수부 측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간 관행적으로 수협의 주무부처로 관 출신 인사를 추천하려 했지만, 노동진 당선자가 이를 거부했다는 설이 나오기도 했다.
해수부 측에서는 수협에 4명의 인사를 배치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수협중앙회와 자회사에 배치된 해수부 출신 인물은 조신희 수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장과 남봉현 수협은행 사외이사, 박영기 수협노량진수산 상임감사 등 3명뿐이다.
해수부와 수협은 지난 2012년 지도경제 대표 선출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수협중앙회장은 지난 2009년 수협법 개정 이후 지도경제 대표 선출에 막강한 권한을 행사해왔다. 당시 개정된 수협법은 수협중앙회장의 권한을 전문 경영인(지도경제대표)에게 이관하는 내용이 골자다. 과거 수협중앙회장은 지도(어업인 교육), 경제(수산물 유통), 신용(금융) 등 3개 사업부문 중 중앙회 핵심인 지도사업을 도맡아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다. 2009년 이후 지도경제대표가 공식적으로 중앙회 사업과 인사권을 모두 부여받은 만큼, 중앙회장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조직 운영을 위해 본인과 의견이 맞는 인물을 지도경제대표로 선임해야 했다.
이 때문에 2009년 이후 수협중앙회장은 해수부 출신이 다수 낙점됐던 지도경제 대표에 내부 출신 선임을 강조해왔다.
특히, 2012년 당시 인추위는 기존에 대표를 역임해온 박규석 대표의 연임을 결정했다. 인추위는 농림수산식품부(현 해수부) 출신 인사를 내려보내려던 해수부의 요구는 거부했다. 이에 반발한 해수부가 수협에 대한 보완감사를 실시하는 등 수협 감사를 시작하자 이종구 회장은 인준 투표일 직전 투표권자인 조합장들에게 부결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후 재공모에 해수부 고위 관료 2명이 추가로 응시했지만, 결국엔 다른 내부 출신인 김영태 대표가 차기 대표로 선출됐다.
이후 대표를 역임한 인물은 모두 내부 출신이거나 중앙회장과 인맥이 두터운 인사가 선임됐다. 공노성 대표는 직전 지도경제사업상임이사를 역임한 수협 내부 출신 인물이다. 현 홍진근 대표는 동원산업 부산 지사장 출신으로 외부 출신이다. 다만 임준택 중앙회장이 대형선망수협 조합장 시절 인맥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취임하는 노 당선자도 지도경제대표 인선에서 내부출신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2009년 수협법 개정 이후 중앙회장이 해수부와의 마찰을 빚어가면서도 결국에는 본인과 맞는 인물을 대표로 선출하는 데 성공했다"며 "아직 확정할 수는 없지만, 결국에는 노동진 당선자의 의중이 차기 대표에 선출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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