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외인' 브랜디스인베, 작년 남양유업 지분 다 털었다 2020년 5% 이상 취득 공시 이후 자산 정리, 퍼스트이글 이어 글로벌 투자사 '외면' 지속
김경태 기자공개 2023-03-17 08:22:10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6일 15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거 남양유업 주식에 투자했던 글로벌 운용사들이 하나둘 떠나고 있다. 20년 넘게 장기 투자했던 펀드가 지분율을 대폭 축소한 데 이어 다른 곳은 완전히 보유 주식을 정리했다.지난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와 분쟁이 격화되고 실적 악화가 지속되는 등 악재가 지속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갑작스럽게 등판한 차파트너스가 추후 공세의 고삐를 죌지 주목된다.
1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브랜디스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Brandes Investment Partners, 이하 브랜디스)는 지난해 보유하던 남양유업 주식을 모두 처분해 작년 말 기준 주주 명단에서 사라졌다.
브랜디스는 1974년에 설립된 미국계 뮤츄얼 펀드다. 국내에서는 삼천리, 빙그레 등의 주식에 투자해왔다. 남양유업의 경우 2020년 3월 주식 5.01% 보유 사실을 공시하며 주요 주주로 등장했다. 추가 매집해 2021년에는 지분율이 8%를 웃돌기도 했다.
2021년 4월부터는 점차 주식을 매도하기 시작했다. 작년 4월에는 지분율이 3.91% 이하로 내려갔다고 밝혔다. 지분율이 5% 이하가 되면서 브랜디스의 움직임은 공시되지 않았다. 수면 아래에서 남양유업과 최종 결별을 택한 셈이다.
IB업계에서는 브랜디스가 지분을 정리한 배경으로 주가 부진, 한앤컴퍼니와 분쟁 장기화, 경영 실적 악화 등을 지목한다.
남양유업의 외인 투자자가 떠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브랜디스에 앞서 퍼스트이글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이하 퍼스트이글)도 남양유업 지분을 축소한 바 있다.
퍼스트이글은 1999년 남양유업 주식을 처음으로 샀다. 당시 자본시장을 외국인에 전면 개방하자 퍼스트이글은 단순 투자를 위해 남양유업의 주주가 됐다. 그 후 점차 보유 지분을 늘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에 이은 2대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2013년부터 퍼스트이글의 남양유업 투자는 심상치 않게 돌아갔다. 당시부터 여러 논란이 잇달아 발생했다. 여기에 2020년초 코로나19 팬데믹, 불가리스 사태 등이 겹치며 주가가 20만원 후반대까지 내려갔다.
결국 퍼스트이글은 장내 매도를 선택했다. 2020년 6월 남양유업 지분율이 9.45%에서 2.64%로 내려갔다고 공시했다. 그 후로 퍼스트이글은 5% 이상 보유 공시를 한 적이 없다.

IB업계에서는 잇단 해외 투자사의 이탈을 차파트너스가 공략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차파트너스는 차종현 대표가 설립한 운용사로 기관전용 사모투자펀드(PEF)로서의 투자와 행동주의 형태의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바이아웃(경영권 거래)이 아닌 행동주의를 위한 투자다.
차파트너스는 지난달 15일 남양유업에 주주제안을 했다. 같은 달 27일부터 공개 캠페인에 돌입했다. 이달 9일에는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공시를 하며 소액주주들의 호응을 얻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사안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차파트너스는 의결권 지분 10%의 위임을 확보하는게 목표로 알려졌다.
차파트너스와 남양유업은 공시를 통해 팽팽한 입장차를 드러내기도 했다. 차파트너스는 남양유업이 우수한 사업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지배구조 문제로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앤컴퍼니에 대주주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일반주주들이 소외되고 기업가치도 훼손됐다는 입장이다.
이에 남양유업은 정면 반박했다. 차파트너스가 요구하는 고액의 현금배당은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과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 외에 차파트너스가 지난달부터 공개적으로 요청한 감사 선임, 우선주 상장폐지 문제 해결을 위한 액면분할, 자사주 취득 요구도 모두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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