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M&A 법정다툼]예견된 한앤코 2심 승소, 남은 '마지막 산'은홍원식 측 즉각 상고, 대법 판결 후 강제집행 가능성도…실적악화 지속 '부담'
김경태 기자공개 2023-02-10 08:22:20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9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변은 없었다. 한앤컴퍼니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을 상대로 벌이는 법정다툼에서 승소 행보를 이어갔다. 본안소송 2심을 유례없이 빠른 템포로 마무리하며 남양유업 경영권 확보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한앤컴퍼니가 확실히 유리한 위치를 점했지만 아직 넘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홍 회장 측은 즉각 반발하며 3심까지 가겠다는 뜻을 밝혀 본안소송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또 최종 판결이 나더라도 실제로 경영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강제집행까지 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남양유업의 경영 악화가 지속되고 있어 인수 후 통합(PMI)에도 적잖은 어려움이 전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심 '속전속결' 완승했지만…3심·강제집행 진행 '초유의 사건' 발생 가능성 상존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이날 오후 남양유업 인수합병(M&A) 주식양도(계약이행) 소송 2심 선고를 내렸다. 재판부는 지난번 변론을 종결한 뒤에도 홍 회장 측에서 변론 재개 신청을 여러 번 했고 내용을 구체적으로 검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개해야 할 사유를 찾지 못했다며 홍 회장 측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선고했다.
앞서 한앤컴퍼니는 작년 9월 22일 1심 승소 판정을 얻었다. 그 다음달 4일 홍 회장이 항소하면서 2심이 시작됐다. 한앤컴퍼니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로서 빠른 시일 내에 소송을 끝내는 게 중요하다. 이날 판결로 본안소송 2심을 약 넉 달 만에 마무리하면서 한숨을 돌리게 됐다.
2심이 종결되는 속도는 일반적인 경우와 비교해 상당히 빨랐다. 홍 회장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변론에서 통계에 따르면 민사소송의 2심은 통상 8~10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언급하며 추가적인 변론 기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앤컴퍼니는 가처분 소송에 이어 본안소송에서도 우위를 이어가면서 남양유업 경영권 확보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하지만 아직 법정 공방이 완전히 종결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날 2심 판결 직후 홍 회장 측 관계자는 "이 사건 계약에 있어 원고 측의 합의 불이행에 따른 계약의 효력, 쌍방대리 및 배임적 대리행위에 대한 사실관계나 법리에 관한 다툼이 충분히 심리되지 못한 것 같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가운데 피고 측은 즉각 상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본안소송 3심이 이르면 올 여름 경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하지만 한앤컴퍼니가 대법원에서 승소하더라도 지난한 대치가 발생할 수 있다. 한앤컴퍼니는 홍 회장을 상대로 위약벌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기도 하다. 민사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더라도 패소한 측에서 이행을 미룰 경우 강제집행 절차가 필요하다.
홍 회장이 판결 이행 과정에서도 최대한 시간을 지연하면 고민이 커질 수 있다. 여기에 이행 시간을 늦추는 것을 넘어 면탈할 목적의 움직임을 실행하는 경우에도 추가적인 조치가 불가피하다.
◇남양유업 경영 악화, '밸류업' 고민커져…여전히 높은 '주당 82만원'의 벽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의 경영권을 확보하더라도 만만치 않은 과제가 눈앞에 있다. 남양유업의 실적 악화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고법 재판부가 2심을 빠르게 진행해야 하는 이유로 지목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남양유업은 2020년부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021년 연결 영업손실은 779억원, 당기순손실은 589억원이다. 작년에는 적자가 더 심해졌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60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7% 늘었다. 현금창출력도 나빠졌다. 올 3분기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는 마이너스(-) 297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적자폭이 커졌다.
한앤컴퍼니는 작년 5월 홍 회장 측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남양유업의 경영 상황이 계약을 맺던 때와 다르기 때문에 인수 후 통합(PMI)에 관한 내용도 수정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
더 멀리 보는 관점에서는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대한 고민도 있다. PEF 운용사는 바이아웃(경영권 거래) 투자를 한 뒤 통상 3~5년간 기업을 운영한다. 배당, 자본재조정(리캡) 등 중간 회수 방안이 있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인수금액보다 높은 가격에 재매각이 이뤄져야 한다.
한앤컴퍼니가 홍 회장 측과 체결한 거래금액은 주당 약 82만원이다. 한앤컴퍼니의 최종 승소 가능성이 커지면서 최근 주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50만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이날 종가는 52만4000원으로 전날보다 오히려 4.55% 하락하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신한캐피탈, 지속성장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체계 강화
- 하나금융, ELS 악재에도 실적 선방…확고한 수익 기반
- 하나금융, 자본비율 하락에도 주주환원 강화 의지
- 국민연금, '역대 최대 1.5조' 출자사업 닻 올렸다
- [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강한 자율성 보장 '양날의 검' 됐나
- [퍼포먼스&스톡]꺾여버린 기세에…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소각' 카드 재소환
- [퍼포먼스&스톡]LG엔솔 예견된 실적·주가 하락, 비용 절감 '집중'
- [퍼포먼스&스톡]포스코인터, 컨센서스 웃돌았지만 주가는 '주춤'
- 신한금융, ‘리딩금융’ 재탈환에 주주환원 강화 자신감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벼랑 끝 격돌' 대유위니아 vs 홍원식, 전부 걸었다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회원사 늘었는데… 고유목적사업 준비금 '정체'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돈 굴리기' 보수적 접근, '채권 투자' 집중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부동산 거부 단체' 시세 1.3조 여의도 전경련회관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국정농단 이후 회원사 미공개, 자신감 회복 언제쯤
- SK스퀘어, 크래프톤 지분 매각…체면 살린 '잭팟'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숫자'가 보여준 위상 회복, '돈 잘버는' 단체 거듭
- [LK삼양 뉴비기닝]소액주주에 '이례적' 차등배당, 주주가치제고 '진심'
- '자사주 소각' 한미반도체, 주주가치 제고 재확인
- [LK삼양 뉴비기닝]그룹 오너 구본욱의 변신, 경쟁력 강화만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