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Peer Match Up/통신3사]핵심은 AI, 차세대 플랫폼 하드웨어 투자 봇물②[투자전략]SK텔레콤·KT, AI반도체 등 플랫폼 하드웨어 진출, LG유플러스 스타트업 투자 집중

문누리 기자공개 2023-03-27 11:32:55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2일 13:5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레드오션이던 통신사업이 포화에 이르자 이동통신3사는 비통신 사업에도 눈을 돌려 투자하고 있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수요가 늘면서 플랫폼 관련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모양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이를 위해 경영참여, 일반투자 등을 목적으로 출자한 타법인의 장부가액은 작년 상반기 말 기준 총 11조6295억원에 달한다. 직전 공시 기준일인 2021년 12월 말(10조9549억원)에 비해 6%가량 늘었다.


◇SK텔레콤, 'AI 생태계 중심축' 목표로 1000억원대 추가 투자

지난해 SK텔레콤은 기존보다 타법인 출자 장부가액이 6조2925억원에서 5조8994억원으로 3931억원(6%) 줄었다. 2021년에만 해도 1조2171억원였던 카카오 투자 장부가액이 주가 하락으로 지난해 4608억원이 빠지면서 최종 장부가액은 7562억원으로만 남은 타격이 가장 컸다.

이 같은 평가손실에도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해 1084억원을 추가 투입하는 등 플랫폼 투자는 계속됐다. SK텔레콤의 비통신 사업 중심축은 '인공지능(AI) 컴퍼니'다. 사피온, 팬텀AI, 베스핀글로벌, 몰로코, 코난테크놀로지, 스윗, 투아트 등 업체들을 통해 보안, 헬스케어, 광고, 스마트팩토리, 업무용 솔루션에 AI를 접목하는 등 비통신 사업영역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총 103곳의 투자처 중 코로나19 이후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곳을 봐도 SK텔레콤의 목표를 엿볼 수 있다. 대표적인 업체는 AI 반도체 기업 사피온이다. 사피온은 SK텔레콤, SK스퀘어, SK하이닉스 등 3개사가 800억원을 공동 투자해 설립한 AI 반도체 전문 기업이다.

SK텔레콤은 사피온에 설립 투자금의 절반인 400억원을 투자했다. SK텔레콤이 현재 비통신 분야에서 AI를 집중 타깃하고 있는 만큼 관련 인프라, 하드웨어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2022년 법인 설립 당시 800억원이던 사피온의 기업가치는 올해 5000억원으로 6배 이상 성장했다.

특히 소프트웨어 관련해선 코난테크놀로지에 투자해 로봇, 미디어, 데이터분석, 커머스, 공항, 제조 등 다양한 산업 영역으로 AI 관련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AI가 판독하는 수의진단 솔루션 등 신규사업도 넓히고 있다.

지난해 출자한 타법인 리스트를 살펴보면 AI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개발사 '씨메스'에 100억원,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사 모프인터렉티브에 12억원 투자 등도 추가로 포함됐다. 이밖에도 SK텔레콤은 최근 메타버스 관련 기업인 페르소나에 50억원, 금융상품 광고 플랫폼 스타트업 '오버테이크'에 10억원 등을 투자했다.


◇KT, AI반도체·로봇 등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전반 미래성장동력 확보

KT는 짧은 시간 동안 가장 많은 금액을 디지털 플랫폼 관련 분야에 투자해왔다. 2021년 12월 말에서 2022년 6월 말까지 6개월간 타법인 출자를 1조320억원이나 늘릴 만큼 적극적이었다. 기간을 넓혀 2020년부터 현재까지 살펴보면 KT가 타법인 출자 형식을 비롯해 지분교환 등 전략적으로 투자해온 금액은 총 2조6662억원에 달한다.

이는 KT가 2020년 10월 통신기업 '텔코(TELCO)'에서 디지털플랫폼기업 '디지코(DIGICO)'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한 데 따른 투자다. 기존 통신 영역을 뛰어넘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플랫폼과 B2B 산업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현대HCN, 현대미디어 인수 등 미디어콘텐츠 부문 투자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투자는 빅데이터, 클라우드, 로봇과 AI반도체 등이었다. 특히 KT가 1700억원에 인수한 말레이시아 기반 글로벌 데이터 전문기업 엡실론의 경우 국내뿐 아니라 해외 고객들까지 확보 가능한 데이터 사업을 운영한다.

비통신 사업 중에선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반도체 제조 등 하드웨어 분야까지 손을 뻗었다. KT는 지난해 7월 국내 AI반도체 설계 스타트업인 리벨리온에 300억을 투자했다. AI반도체 설계와 검증, 대용량 언어모델을 연구하기 위해서다.

이밖에 신선식품 배송 '팀프레시'에 553억원을 투자해 물류사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다양한 투자는 기존 통신회사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체질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LG유플러스, 키즈 콘텐츠 서비스 등 플랫폼 스타트업 집중 투자

이에 질세라 LG유플러스도 적극적으로 플랫폼 관련 투자에 나서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025년까지 비통신사업 매출 비중을 30%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또 중장기 성장전략을 세워 2027년 비통신사업 매출 비중을 40%까지 확대하고 기업가치도 12조원까지 키우겠다는 목표를 추가했다.

SK텔레콤, KT와 같은 기간 더해진 타법인 출자 장부가액을 보면 357억원으로 크진 않지만 대부분 플랫폼 관련 추가 투자다. 구체적으로 LG유플러스는 키즈 콘텐츠 서비스 등 플랫폼 스타트업에 전략적인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년간 투자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은 총 11곳으로 기업용 퀵·택배·우편물 관리 솔루션 디버, 강아지 마당 대여 플랫폼 얼롱, 3~7세 유아 부모를 위한 육아 캘린더 SNS 엄마의캘린더 등이다.

특히 모바일 기반의 키즈 전용 OTT 서비스 관련해선 수학학습 서비스 에누마, 키즈 콘텐츠 플랫폼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 교육 매칭 플랫폼 째깍악어, 영어학습 서비스 호두랩스 등에 투자했다. 이밖에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보안, B2B솔루션, 콘텐츠 등 다른 비통신 사업 분야로도 투자 대상을 넓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업체 특성상 주력인 통신업 시장이 포화상태가 된지 오래됐다"면서 "신성장동력인 비통신업에 투자해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고 투자자들에게도 관련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