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3월 21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위스 최대 금융사 UBS가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수·합병하기로 결정하면서 한국사무소의 IB부문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CS는 국내 다수의 빅딜에서 자문사로 활약하면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이슈에도 불구하고 자문을 맡긴 고객들의 신뢰가 두터운 상황이다. 다만 UBS 역시 전통의 강호로 핵심 관계자들이 있는 만큼 향후 내부 역학관계 설정과 화학적 결합 등이 중요한 이슈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1일 IB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주전부터 이경인 CS 서울지점 대표와 심종민 투자금융 및 발행시장 본부장(전무)의 UBS 이직설이 거론됐다. 두 전문가는 CS 한국 IB부문의 핵심 인력들이다. 이 때문에 당시 CS가 진행하는 딜의 고객사들은 확인을 요청했고 이직이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답을 얻었다.

그 후 스위스 정부와 스위스 국립은행(SNB)이 이달 19일(현지시간) UBS의 CS 인수를 발표한 뒤 한국 IB 인력들의 거취가 다시 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심 전무가 UBS로 이직할 것이란 얘기가 다시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CS에 정통한 관계자는 "UBS가 CS를 인수하고 합병하기로 한 상황에서 이직이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글로벌 본사의 결정으로 한국사무소 역시 합쳐진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S 한국 IB에 대한 고객사들의 신뢰도 지속되는 분위기다. 최근 CS에 딜을 맡긴 한 관계자는 "CS가 UBS에 합병되거나 혹시라도 핵심 관계자들이 이직을 하는 경우에도 주관업무 담당자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S는 수년간 국내에서 M&A나 투자유치, 기업공개(IPO)에서 맹활약했다. 특히 빅딜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최근 진행 중인 KT클라우드 투자유치, 에어퍼스트 소수지분 매각, 에이블씨엔씨(미샤) 매각, 두산로보틱스 IPO 등에서 주관사를 맡고 있다.

이 딜들은 CS 서울지점의 이 대표와 심 전무, 김세원 전무 등이 주축이 돼 진행했다. IB업무 특성상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한 만큼 글로벌 상황과는 별개로 고객사들이 CS에 신뢰를 보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진행한 에어퍼스트와 에이블씨엔씨 매각 입찰 모두 흥행했다.


다만 UBS 역시 IB 부문에 전문가가 포진해있는 만큼 향후 한국사무소를 합칠 경우 내부 관계 설정과 화학적 결합 등이 중요할 전망이다.

UBS도 한국사무소를 통해 M&A 자문 등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UBS는 작년 한화솔루션의 중국 닝보법인 지분 49% 매각, 아모레퍼시픽의 타타스네이처알케미 인수 등에서 자문 업무를 수행했다.

UBS 키맨은 장병운 부문장과 김신영 부문장이다. 애초 장 부문장과 김 부문장 외에 문명재 전 상무가 M&A에서 사모투자펀드(PEF)의 딜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 전 상무는 작년 스푼라디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이직했다. 문 전 상무의 빈자리는 채권 부문 쪽 임원이 일부 겸임하면서 두 부문장이 고군분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UBS 출신은 국내 대기업집단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임병일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이다. 그는 리먼브라더스, CS를 거쳐 UBS증권 한국사업 총괄을 맡았다. 그 후 삼성증권 전무를 거쳐 삼성전자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