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Peer Match Up/통신3사]LG유플러스가 R&D에 진심인 까닭은⑤[R&D]SK텔레콤·KT 얼라이언스·지분투자 병행

문누리 기자공개 2023-03-31 08:00:24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7일 08:3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동통신 사업자가 판매하는 주요 재화는 크게 통신 서비스와 비통신 서비스로 나뉜다. 오랜시간 노하우를 축적해온 통신 서비스는 기존 인프라와 주파수 등을 활용해 공급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통신3사가 전부 집중하고 있는 비통신 서비스의 경우 새로운 시장인 만큼 누가 먼저 고퀄리티 기술을 확보하는지가 시장 선점 가능성을 가르는 기준점이 된다.

이는 연구개발(R&D) 투자 비용 확대로 이어진다. 여전히 총액으로 보면 SK텔레콤이 가장 많은 비용을 투입하고 있지만 증가세로 보면 LG유플러스가 우세하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통신3사 중 가장 적던 LG유플러스는 어느새 KT를 제쳤다.


◇1년 전보다 연구개발비 절반 가까이 늘린 LG유플러스

지난해 1년간 SK텔레콤이 연구개발에 투입한 비용은 연결 기준으로 3744억원에 달한다. 2020년 3640억원, 2021년 3737억원에서 소폭 늘어났다. 이어 연구개발비 총액 규모만 보면 시장점유율 순서와 동일하게 KT, LG유플러스 순이다.

KT는 2020년 2305억원, 2021년 2140억원, 2022년 2306억원 등으로 꾸준히 2000억원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2020년 754억원, 2021년 846억원에서 2022년 1255억원으로 연구개발비를 1년만에 48.3%나 늘렸다.

같은 기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보면 SK텔레콤은 2.26%, 2.23%, 2.16% 순으로 줄어든다. KT도 0.96%, 0.86%, 0.90% 등으로 2년 전에 비해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LG유플러스는 0.55%, 0.62%에서 0.91%로 비중이 급격히 커졌다. LG유플러스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KT를 앞서기 시작한 첫 시점이다.

◇앞으로 10년 먹여살릴 '황금알' 3세대 혁신

회계처리를 보더라도 통신사마다 연구개발에 대해 부여하는 의미를 유추할 수 있다. 먼저 SK텔레콤과 KT는 모두 연구개발비 중 일부를 무형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 무형자산 인식 비중은 2022년 기준 SK텔레콤은 9%, KT는 24%에 달한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연구개발비 전체를 판매비와 관리비로 인식한다. 자산이 아닌 비용으로 처리함으로써 개발한 기술을 판매용이 아닌 서비스 업그레이드용으로 오롯이 쏟아붓고있다는 의미다.


이같이 LG유플러스가 지난해 연구개발에 투입되는 리소스를 갑자기 늘리게 된 배경엔 4대 플랫폼 신사업이 있다. 작년 9월 황현식 사장이 직접 나서 전통적인 통신 사업영역을 넘어 데이터와 기술 기반으로 고객 중심 플랫폼과 서비스를 만들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U+3.0'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황 사장이 언급했듯이 1982년부터 2009년 LG텔레콤-데이콤-파워콤 합병 직전까지 28년간을 1세대, 합병 이후 최근까지 LTE와 5G 기반으로 통신사업에 집중한 14년을 2세대로 정의한다면 3세대 혁신도 최소한 10년은 LG유플러스가 앞으로 먹고살 수 있도록 책임져야 한다. 그만큼 투자 초기에 자원을 집중해 빠른 성장을 일궈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LG유플러스는 2025년까지 비통신사업 매출 비중을 30%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중장기 성장전략을 추가로 세워 2027년 비통신사업 매출 비중을 40%까지 확대하고 기업가치도 12조원까지 키우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2021년 연결 기준 매출 13조8511억원 중 비통신사업 매출 비중이 20%였던 만큼 5년 안에 비통신사업 매출을 최소한 2조원 후반대에서 3조원에 달하는 만큼은 늘려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2022년 증가분(약 400억원)만큼 연구개발비를 매년 늘려서 목표를 달성할 수만 있다면 5년간 2000억원가량 추가 투입은 2조~3조원을 더 버는 '황금알'이 되는 셈이다.

◇얼라이언스·지분투자 병행하는 SK텔레콤·KT

반면 SK텔레콤과 KT는 연구개발비를 늘리는 대신 다른 길을 택했다. 물론 기존과 비슷한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활용해 자체 기술개발도 하지만 다른 업체들과 손잡는 범위를 확대했다.

대표적으로 SK텔레콤은 팬텀AI, 사피온, 베스핀글로벌, 몰로코, 코난테크놀로지, 스윗, 투아트 등 파트너사들과 함께 'K-AI 얼라이언스'를 구축했다. 상당한 기술력을 갖춘 AI 테크 기업들과 직접적인 동맹을 결성해 글로벌 빅테크들과 경쟁하겠다는 목적이다.

SK텔레콤의 비통신 사업 중심축은 인공지능(AI) 컴퍼니인 만큼 파트너사들과의 기술협력을 통해 보안, 헬스케어, 광고, 스마트팩토리, 업무용 솔루션에 AI를 접목하는 등 비통신 사업영역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내년 출시 예정인 사피온의 AI 자율주행 전용 반도체와 최근 지분투자를 결정한 팬텀AI의 소프트웨어 기술력 등이다. 지분투자를 비롯해 관련 비용은 연구개발비가 아닌 별도 투자비로 잡힌다.

KT도 자체 연구개발비를 크게 늘리지 않은 채 투자 등 다른 방식으로 비통신 사업에 자금을 투입해왔다. 2020년부터 현재까지 KT가 지분교환 등으로 투자해온 금액은 2조원이 넘는다.

예컨대 AI반도체 설계와 검증, 대용량 언어모델을 연구하기 위해 지난해 7월 국내 AI반도체 설계 스타트업인 리벨리온에 300억을 투자했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마다 연구개발이나 지분투자 등 신사업 관련 자금 투입 전략이 다른 경우가 많다"면서 "그럼에도 통신사들이 현재 앞다퉈 비통신 사업에 집중하는 건 동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