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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표적된 DB하이텍, 어떤 약점 있었나 지주사 전환에 물적분할 이슈까지…오너 일가 지분율도 낮아

김혜란 기자공개 2023-04-03 13:19:34

이 기사는 2023년 03월 31일 13: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하는 KCGI가 이번엔 DB하이텍을 정조준했다. 물적분할 이슈와 지주회사 전환 등 DB하이텍을 둘러싸고 각종 지배구조개편 이슈가 불거지면서 KCGI에 개입 여지를 준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GI는 유한회사 캐로피홀딩스를 통해 DB하이텍 지분율을 7.05%(312만8300주)까지 확보했다. 지분 보유 목적에 대해선 "경영권 영향"이라고 공시했다. 이로써 KCGI는 DB하이텍 최대주주인 DB Inc(지분율 12.42%)에 이어 단숨에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왜 지금인가

앞서 DB하이텍은 지난 3월29일 주주총회에서 일부 소액주주들의 반대에도 지분 8.34%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이 DB하이텍 손을 들어주면서 물적분할 안건이 통과됐는데, 가결되자마자 행동에 나선 것이다.

공시를 보면 KCGI는 29일 이전까지 220만주를 매입해놓은 뒤 29일 92만8300주를 추가로 사들여 주요 주주 공시요건인 5%를 넘겼다. 지분 매입이 주도면밀하게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그동안 DB하이텍의 물적분할을 반대하는 소액주주가 회사 측과 갈등을 빚는 상황에선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가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지분율을 끌어올린 것이다.

그러고는 보도자료를 내고 물적분할 과정에서 주주들과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을 꼬집었다. KCGI는 "물적분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주·시장과 소통이 부족해 소액주주들과 상당한 갈등과 반목이 있었다"며 "또 불할 의도와 이중상장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또 '지배구조 개편'을 명분으로 공격하는 KCGI 입장에선 '지주사 전환'을 압박카드로 꺼낼 수도 있어 여러모로 공격 포인트가 많았다.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는 그간 DB하이텍이 지주사 전환 요건을 피하기 위해 시장에서 악재로 꼽히는 물적분할 카드를 내세워 주가를 억누르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KCGI 측은 "(물적분할 논란이)지주회사 제한 요건을 피해가기 위한 일시적인 대처라면 이는 매우 근시안적 지배구조 개편으로,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며 "정당한 방법으로 지주회사의 지분율을 확대해 지주회사 전환을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액주주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물적분할을 강행한다는 논란으로 대주주의 이미지가 좋지 못한 데다 최대주주의 지배력이 약해 행동주의 펀드가 노릴 만한 재료가 많았던 셈이다. 이런 이유로 시장에선 DB하이텍이 행동주의 펀드의 타깃이 될 거라는 관측이 계속 나왔었다.

지난 29일 경기도 부천시 수도로 DB하이텍 부천캠퍼스에서 주주총회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사진=DB하이텍)

◇KCGI의 노림수는

KCGI가 보도자료를 통해 직접 내세운 투자 명분은 '저평가'다. KCGI는 "DB하이텍은 최근 4년간 연평균 26%의 성장했고, 지난해 영업이익률 46%을 기록했다"며 "성장성과 시장 지위에 기반한 경쟁력에 비해 기업가치가 저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선 KCGI가 소액주주들과 연대해 김남호 DB그룹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와의 지분싸움을 염두에 두고 지분 매입에 나섰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KCGI가 한진칼,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매입에 나섰던 전례를 볼 때 DB하이텍 대주주 측과 경영권 분쟁으로 치닫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DB하이텍의 최대주주 측 지분은 DB Inc(12.42%), DB생명(0.78%), 김준기 창업회장(3.61%) 등 총 17.84%이며, 소액주주 지분이 75%에 달한다. 국민연금 지분은 8.34%다. 약 7%를 확보한 KCGI가 지속적으로 지분 매입에 나서 경영권을 흔들 수도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KCGI의 강성부 대표는 지금 오너일가가 DB하이텍의 주가 상승을 저지하면서 주가가 한참 저평가돼있다고 보고 있다"며 "다만 DB하이텍이 과거에도 M&A시장에 나왔지만 인수자가 없었다. 강 대표도 큰 투자 차익을 노리는 것이지 M&A 등을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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