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모니터]포스코퓨처엠, 차츰 다가오는 '보상의 시간'실적 우상향에도 인건비 비중은 감소...1순위 지출 '투자'와 절충 필요성
양도웅 기자공개 2023-04-12 07:24:07
[편집자주]
이익을 확대하려면 수익(매출)을 늘리거나 비용을 줄여야 한다. 이 중 경기침체 국면에선 많은 기업이 비용을 줄이는 쪽을 택한다. 시장 수요가 줄어 수익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때 '돈을 관리함으로써 돈을 버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THE CFO가 기업의 비용 규모와 변화, 특이점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3일 14:4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장하고 있고, 또 앞으로도 계속 성장을 목표로 한 기업의 고민 중 하나는 인건비다. 일정 정도 성장을 이뤘으니 규모가 작았을 때부터 함께 한 충성심 강한 임직원들에게 보상을 해줘야 하고 계속 성장을 위해 뛰어난 인재들을 지속해서 영입해야 한다. 인건비 급증이 불가피하다.이와 함께 생산시설 구축과 새로운 사업 진출을 위해 설비투자와 지분투자도 지속 해야 한다. 여기에도 적지 않은 자금이 소요된다. 인력 유지와 확보를 위한 인건비 관리에만 집중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으로 '실적과 주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는 포스코퓨처엠(구 포스코케미칼)이 이러한 상황이다.
◇매출 2.4배 증가할 때 급여는 소폭 올라..."투자가 우선"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매출 3조3019억원, 영업이익 1658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과 비교해 각각 2.4배, 1.6배 증가했다. 주가는 당해연도 마지막 거래일을 기준으로 2018년 6만원대에서 2022년 18만원대로 약 3배 올랐다. 또한 최근 1년 코스피 종목 가운데 16번째로 높은 주가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인력도 크게 늘었다. 2018년 말 1393명이었던 직원 수는 2022년 말 2335명으로 늘었다. 1.7배 커진 규모다. 같은 기간 직원 1인당 평균 근속 연수는(포스코퓨처엠 소속으로 일한 기간이) 14.9년에서 9.7년으로 5년 이상 줄었다. 외부에서 많은 인력을 수혈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5년간 실적과 주가, 인력이 모두 우상향했지만 급여는 크게 오르지 않았다. 직원 1인당 연간 평균 급여는 2018년 7700만원에서 2022년 7800만원으로 1.3% 올랐다. 다른 실적 지표의 증가율(상승률)과 대비된다.
직원 수는 늘었지만 평균 급여가 제자리라는 사실은 두 가지로 해석된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4년 넘는 시간 동안 채용한 직원들의 연차가 높지 않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직원들에 대한 성과 보상이 충분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급여와 복리후생비를 합한 인건비의 비중은 그대로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10~11%를 오르내렸고, 같은 기간 전체 비용 대비 인건비 비중도 11~12%를 오르내렸다. 두 비중은 지난해 8%로 동일하게 떨어졌다. 회사가 인건비 부담이 커지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를 비롯한 이차전지 소재에 대한 주문량이 급증하고 있고 이를 소화하기 위한 설비투자가 우선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임직원에게 보유 중인 자기주식 처분...추가 비용 없는 보상책 실시
지금은 경영진이 '보상보다 투자'에 집중할 때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포스코퓨처엠은 매년 사업으로 벌어들인 현금보다 많은 현금을 설비투자(유·무형자산 취득액)에 쏟아붓고 있다.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라는 뜻으로 대규모 설비투자를 위해 외부에서 현금을 빌려오거나 내부 유보현금을 쓰고 있다.
2018년 한 해를 제외하고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재무활동현금흐름은 플러스(+)다. 은행과 채권시장에서 갚은 돈보다 빌린 돈이 많다는 의미다. 4년간의 계속된 차입으로 차입금의존도는 2018년 말 2%에서 2022년 9월 말 35%로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대기업과 같은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하는 건 자금 사정상 어렵다는 분석이다. 단 LG화학과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만만치 않은 경쟁사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인력 확보와 인력 이탈 예방을 위해서는 성과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포스코퓨처엠도 이러한 지적에 공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지난해 8월 32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우리사주조합에 양도했다. 올해 3월과 4월에는 총 1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임직원에게 직접 양도했다. 모두 보유 중인 자기주식을 양도했기 때문에 추가 비용은 발생하지 않는다. 보상도 하고 인건비도 관리하는 셈이다.
현금 보상은 아니지만 포스코퓨처엠에 대한 주식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기 때문에 자기주식을 쥔 임직원들은 향후 적절한 시기에 매도시 큰 수익을 거둘 전망이다. 성장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이러한 자기주식 지급이 임직원들에게 더 큰 호응을 얻을 수 있다는 평가다.
성장을 위한 투자금 지출이 우선인 기업들, 특히 스타트업에서 많이 사용하는 보상책이 '스톡그랜트(주식 보상)'와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등이다. 포스코퓨처엠이 현재 보유한 자기주식은 5만2203주로 94억원 어치다. 이 가운데 일부가 또 보상 형태로 임직원에게 지급될 가능성도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몇 년간 신입 사원들을 대거 채용했다"며 "이 점 때문에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크게 오르지 않은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로는 매년 급여를 올리고 복리후생 정책도 점점 확대하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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