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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리파이낸싱 전략]'현금흐름 약화' 현대엔지니어링, 무차입 기조 이어질까실질적 차입금 '0' 유지 구상, 현금성자산 감소 추세 등 '변수'

신민규 기자공개 2023-04-17 13:35:59

[편집자주]

국내 건설사는 지난해 단기 유동성 확보에 집중했다.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자금경색 우려가 시장 전반에 확산되면서 너도나도 자금 확보에 사활을 건 영향이 컸다. 시간이 흘러 빚을 갚아야 할 시점이 도래했다. 더벨이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악조건 속에서 건설사의 사채 및 차입금 상환 계획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3일 14:3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일반적인 건설사와는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차입금을 늘려 유동성을 확보하기보다는 보유현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는 작업에 주력했다. 올해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김상현 부사장으로 교체되긴 했지만 당분간 이같은 무차입기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차입 규모 자체가 미미해서 재무안전성은 극도로 높은 편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현금 보유고에만 의지하긴 힘든 여건이 조성됐다. 기업공개(IPO) 작업이 중단된 데다가 영업현금흐름이 간신히 플러스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현금성 자산이 2년새 2조3000억원에서 1조6700억원으로 6000억원 가량 줄기도 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단기차입금 150억원과 만기도래한 공모채 1000억원을 전액 현금으로 상환했다. 공모채는 2015년 당시 발행했던 만기 7년물이었는데 차환카드보다 현금 상환을 택한 것이다.

단기차입금과 공모채 상환 재원은 모두 보유 현금으로 마련했다. 투자활동현금흐름에서 단기금융상품 등 7200억원 가량이 순유입됐다. 이중 1150억원이 차입금 상환에 쓰였다.

상환에 주력한 덕분에 총차입금은 1600억원에서 42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남은 차입금은 모두 리스부채 정도다. 총차입금은 2018년말 3000억원 수준에서 4년만에 6분의 1 이하로 줄어든 셈이다.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지난해말 1조6700억원을 나타냈다. 총차입금 규모를 감안하면 순차입금 마이너스 수준으로 실질적인 무차입 기조가 이뤄지고 있다. 조단위 현금보유고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재무여력은 충분한 편이다.

다만 영업 현금창출력이 둔화되고 있는 부분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영업현금흐름은 지난해 2억원 수준으로 간신히 플러스 전환했다. 2021년에는 현금부족분이 1500억원 발생해 상황이 더 안좋았다.

잉여현금흐름은 2년째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잉여현금흐름은 -1500억원이었다. 자본적 지출과 배당금지급을 하고 남는 돈이 없다는 뜻이다.

극단적인 무차입 전략은 현대엔지니어링의 보수적인 재무관리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금성 자산을 투자재원으로 활용하기보다 당장의 차입금 상환에 주력해 불확실성을 막는 쪽을 택한 셈이다.

올해 CFO가 도신규 전무에서 김상현 부사장으로 바뀌긴 했지만 이같은 전략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IPO 계획이 없고 원가관리 등 기본적인 재경업무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말 김상현 현대자동차 부사장을 신임 재경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이전까지 자리를 맡았던 도신규 전무는 현대차증권으로 전출 발령을 내렸다. 김 부사장은 현대차 재무라인의 핵심 인물로 통한다. 현대차 시절 코로나19 상황에서 대규모 외부자금 조달을 성사시킨 바 있다.

내부적으로 당장 IPO를 추진할 계획이 없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투자재원은 모두 현금으로 충당해야 된다는 얘기가 된다. 차입 부담을 최소한으로 가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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