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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은 지금]'9조원' 넘게 들인 사업 대전환, 문제는 없나②석유화학 사업 투자로 온실가스 배출 추가, 친환경 신사업 추진 여부 주목

김위수 기자공개 2023-04-25 07:38:31

[편집자주]

9조원에 달하는 금액이 투입되는 '샤힌 프로젝트'가 본격화된 올해는 에쓰오일에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이다. 투자금이 막대하고 예상되는 효과도 큰 만큼 에쓰오일은 물론 국내 정유·화학업계에서도 샤힌 프로젝트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도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지원에 나서고 있다. 업계의 '뜨거운 감자'가 된 에쓰오일과 샤힌 프로젝트에 대해 더벨이 면밀히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1일 10: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쓰오일이 9조원을 투입해 추진하는 샤힌 프로젝트는 정유업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의 사업모델을 다변화하기 위한 투자다. 프로젝트를 끝내면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사업 비중이 12%에서 25%로 늘어나며 자연스레 정유업 의존도가 낮아진다.

투자가 완료된다고 해도 정유업 및 석유화학업을 주력으로 하는 포트폴리오상 '탄소 다배출 사업자'라는 한계를 극복하기는 어렵다. 아직까지 에쓰오일은 친환경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경쟁업체들의 친환경 투자 성과가 가시화되는 모습이라 에쓰오일이 어떤 방식으로 체질개선에 나설지 관심이 모인다.

◇다른 설비보다는 친환경적?…온실가스는 연 300만톤 추가 발생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발표한 '비전 2030'에 포함되는 사안이다. 비전 2030이란 탄소 감축을 위한 정부의 행보에 맞춰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에쓰오일이 마련한 투자 로드맵이다. 에쓰오일은 비전 2030의 주력 투자 건으로 샤힌 프로젝트를 내세웠다.

산업계에서는 샤힌 프로젝트 투자가 마무리된 후 완공된 석유화학 설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연 300만톤(t)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에쓰오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971만톤이었으니 샤힌 프로젝트 투자가 끝나는 2026년 이후에는 지금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30% 늘어나는 셈이다.
(출처: 에쓰오일 사업보고서)
에쓰오일 측에서는 다른 석유화학 설비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고려하면 샤힌 프로젝트가 친환경적이라고 설명한다. 샤힌 프로젝트 설비에 적용되는 아람코의 신기술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가 공정 단순화, 높은 에너지 전환 효율로 탄소 배출을 저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탄소 배출량이 현저히 많은 대규모 설비를 지금 이 시점에 설립하는 것 자체가 탄소중립 기조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환경단체 등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구체성 떨어지는 친환경 사업, 아람코가 속도 붙여줄까

비전 2030에는 샤힌 프로젝트 외에도 수소 연료전지 등 신사업 분야에 진출하겠다는 계획도 담겨있기는 하다. 문제는 샤힌 프로젝트 이외의 다른 신사업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추진 시기 등이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에쓰오일의 친환경 사업 행보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비전 2030을 발표한 이듬해인 2021년 한국·사우디아라비아 합작 연료전지 기업 FCI에 82억원을 투자해 19%의 지분을 확보했다. 또 같은해 삼성물산 상사부문과 수소 생태계 구축 및 차세대 에너지 사업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아람코와 저탄소 미래 에너지 생산과 관련된 연구개발에 협력하기로도 했다.

하지만 로드맵이 다소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쓰오일의 국내 경쟁사들의 경우 사업계획을 보다 명확하게 제시한 상태다. 이를테면 GS칼텍스는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2026년부터 액화수소 1만톤(t)을 생산해 수도권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또 한화화솔루션 등 다른 기업과 컨소시엄을 꾸려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사업을 준비하며 블루수소 생산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25년까지 블루수소 10만톤을 생산해 수소충전소에 공급하고 나아가 수소연료전지 발전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를 두고 재계 관계자는 "다른 정유사의 경우 우리나라 대기업 그룹에 속한 기업으로 국내 사업현황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며 "다른 계열사와 함께 유기적으로 생태계 조성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아람코의 사업현황에 따라 에쓰오일의 친환경 사업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현재 에쓰오일의 재무적 자원 대부분이 샤힌 프로젝트에 투입돼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다른 신사업이 탄력을 받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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