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십 시프트]'최대주주 기습 매도' 윈텍, 열흘만 끝난 '오너십'①지배지분 23% 장내 처분으로 하한가, 90억대 차익 확보 추정
김소라 기자공개 2023-05-02 08:34:45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7일 15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자부품 검사 장비 업체 '윈텍'이 급격한 오너십 변동에 따른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20여년간 이어지던 지배구조에 변화가 감지된 가운데 단기간 잇단 손바뀜이 일어나며 혼란을 키우고 있다. 신규 최대주주가 열흘만에 보유 주식을 대거 처분하며 주가는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내달 임시 주주총회가 예정된 만큼 경영 안정화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윈텍은 지난 24일 '토이랜드'를 신규 최대주주로 맞았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스페이셜바이오테크놀러지'가 보유 지분을 장내매도한데 따른 변화다. 해당 매매로 스페이셜바이오테크놀러지 지분은 6.71%까지 감소했다. 반면 토이랜드는 특수관계인인 '클라우드홀딩스'와 함께 지분 9.02%를 확보했다.
눈에 띄는 것은 이러한 대주주 손바뀜이 열흘 사이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스페이셜바이오테크놀러지는 지난 13일 기존 최대주주였던 '이오테크닉스'로부터 지분을 양도받아 새롭게 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는 지난달 양사가 체결한 주식양수도 계약에 따른 것이다. 이오테크닉스와 주식 공동보유자인 윤한종 대표를 비롯한 임원 3명의 보유 물량 1067만5362주를 스페이셜바이오테크놀러지에 넘기는 거래였다. 2000년 처음 윈텍에 투자했던 이오테크닉스 입장에선 23년만의 엑시트(자금회수)였다.
하지만 해당 거래가 온전히 종결되기 전 지배지분 이동은 한 차례 더 이뤄졌다. 스페이셜바이오테크놀로지와 함께 지분 양수인으로 이름을 올린 '트윈픽스코퍼레이션'이 토이랜드를 대상으로 지분 100만주를 장외매도한 것이다. 이 지분은 최대주주 주식 양수도 계약에 따라 트윈픽스코퍼레이션이 류득현 전무로부터 양수한 주식(144만9914주) 중 일부다. 이 장외매도는 지난 13일 잔금 납입이 최종 완료되며 최대주주 주식양수도 계약이 종결된 시점 보다 3일 앞서 진행됐다.
더불어 스페이셜바이오테크놀러지 역시 곧바로 지분 처분 작업에 돌입했다. 이오테크닉스로부터 주식 632만5620주(34.19%)를 넘겨받은 직후 토이랜드의 특수관계인인 '클라우스홀딩스'에 70만주를 장외매도했다. 처분 단가는 주당 4900원으로 주식양수도 계약 상 양수 단가와 동일했다.
그 이후 이뤄진 장내매도를 통해 최대주주는 토이랜드로 다시 변경됐다. 이 거래에서 스페이셜바이오테크놀러지는 최소 주당 2000원 이상의 차익을 남겼을 것으로 보인다. 장내매도는 윈텍 주가가 30% 급락하며 하한가를 친 20일 전후로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윈텍은 주당 6900원~73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었다. 이때 총 438만4924주(23.7%)의 장내매도가 이뤄졌다. 이를 단순히 놓고 보면 스페이셜바이오테크놀러지는 일주일 상간에 지배지분 양수 및 처분 과정을 통해 약 90억원대 수익을 낸 셈이다.
윈텍 관계자는 "현재로선 사업적 측면의 특별한 문제는 없기 때문에 갑작스런 주가 급락 원인은 장내에서의 대주주 지분 처분에 따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당초 지난달 주식 양수도 계약을 할 당시만 해도 신규 최대주주 측에서 경영참여를 지분 취득 목적으로 밝혔기 때문에 현 상황에 대해선 내부적으로도 당황스러운 입장이다"고 설명했다.

당장 방향성에 대한 의문도 따른다. 스페이셜바이오테크놀러지가 최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다음달로 예정됐던 임시 주주총회 안건이 변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앞서 스페이셜바이오테크놀러지는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진을 새롭게 꾸리는 등 경영 밑작업 그리기에 돌입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로 예정됐던 주식 양수도 잔금 납입 기일을 맞추지 못하면서 이같은 안건은 모두 부결 처리됐다.
내달 임시 주총에선 토이랜드 측의 경영진 재편 작업이 점쳐진다. 경영컨설팅 사업을 영위하는 토이랜드는 최기보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다. 최기보 대표는 앞서 2021년 건설 업체 '상지카일룸'의 최대주주가 변경되기 전 2018년부터 3년간 대표직을 역임했다. 최근 전자상거래 업체 '아이에스이커머스'에 대한 지분 투자도 진행했다. 마찬가지로 최대주주로 있는 클라우스홀딩스를 통해 116억원(7.42%) 가량의 지분을 신규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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