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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자본성증권' 코코본드와 어떻게 차별화했나 ESG 형태로 발행, 최대 5000억 조달…원금상각 조항 미포함, 변제순위 '최우선'

이상원 기자공개 2023-05-04 07:18:54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2일 13: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생명보험이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신종자본증권으로 최대 5000억원 조달에 나선다. 2021년 9월 이후 약 1년 반만에 국내에서 추진하는 조달이다. 이번 신종자본증권은 원금상각 조건이 없고 기본자본이 아닌 보완자본으로 분류해 일반 코코본드와는 차이가 난다.

여기에 교보생명이 발행한 후순위채가 없어 이번 신종자본증권 변제순위는 최우선이다. 이를 통해 안정성을 강조해 투심을 자극할 계획이다. 흥국생명과 크레디트스위스(CS) 등 신종자본증권을 둘러싸고 연이어 벌어진 사태로 투심이 약화된 가운데 이번 발행으로 투심 회복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게 됐다.

◇상각조건 제외…변제 순위, 사실상 '최우선'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오는 4일 3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을 치른다. 표면 만기는 30년이지만 발행일로부터 5년 뒤 조기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이 붙는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5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할 계획이다. 희망금리밴드는 5.0~5.8%로 제시했다.

교보생명은 지난달 일찌감치 주관사로 NH투자증권을 단독 선임했다. 교보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증권, 부국증권 등은 인수단에 이름을 올렸다. 총액 인수계약에 따라 NH투자증권은 신고가 기준 1500억원을 담당한다. 이어서 교보증권이 700억원으로 인수단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을 맡는다.

교보생명의 신용등급은 'AAA'로 초우량 등급이다. 국제신용등급 역시 2013년 피치로부터 국내 생명보험업계 최초 'A+'를 받아 10년간 유지하고 있다. 우리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과 동일한 수준이다. 지난 1월에는 무디스로부터 8년 연속 'A1'을 받았다. 이번 신종자본증권은 후순위성을 감안해 두 노치(notch) 낮은 'AA0'를 부여받았다.

이번 신종자본증권은 금융지주사와 은행이 발행하는 코코본드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일반적인 코코본드는 유사시 채권투자 원금이 주식으로 강제 전환되거나 상각되는 조건이 붙는다. 이에 반해 교보생명은 특약을 통해 조건부 상각이나 전환 조항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여기에 보통주, 우선주보다 선순위 특약이 포함됐다. 후순위채보다는 변제 순위는 낮지만 교보생명이 보유한 후순위채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가장 먼저 변제를 받게 된다. 이와 함께 발행후 5년째 되는 날 리픽싱, 10년 경과후에는 스테업 조항이 붙는다.

교보생명이 이처럼 안정성을 더한 데에는 지난해말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 번복과 올초 CS의 상각으로 약화된 투심이 있다. 지난 3월 보험업계에서는 코리안리가 신종자본증권 발행 물꼬를 텄지만 간신히 모집금액을 채웠다. 여전히 투심이 약화된 가운데 약 두 달만에 투심 회복을 가늠해 볼 수 있게 됐다.

IB 업계 관계자는 "상각형이 아니라 변제 순위만 봐도 우선주와 보통주보다 신종자본증권이 먼저다. 여기에 후순위채를 발행한적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가장 먼저 변제받는 구조다"라며 "교보생명의 K-ICS 비율도 높고 은행이나 금융지주가 발행하는 코코본드와는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K-ICS, 242.3%로 개선…ESG 형태로 메리트

교보생명의 이번 조달은 새로운 회계기준(IFRS17), 건전성제도(K-ICS) 도입으로 자본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자본 확충 차원이다. 이를 통해 건전성 비율 제고와 함께 자본 확대, 구조 다변화로 각종 리스크를 대비할 방침이다.

지난해까지는 보험부채를 원가로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지급여력제도인 RBC제도를 통해 지급여력비율을 산출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IFRS17 시행으로 새로운 지급여력제도(K-ICS)가 도입됐다. 3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경우 교보생명의 K-ICS 비율은 지난해말 236.5%에서 242.3%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보생명은 ESG 형태인 지속가능채권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구체적으로 녹색사업과 사회적가치 창출 분야에 투자한다. 우선 녹색사업은 친환경 건축물 투자로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콘코디언빌딩 매입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해당 건출물은 2021년 미국그린빌딩위원회(USGBC)로부터 LEED Gold 인증을 받았다.

사회적가치 창출 분야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으로 해당 프로젝트에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서울 마포구 동교동 역세권 청년주택과 노량진 케이미트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 등 총 2개의 취약, 서민층 주택공급 프로젝트다. 이에 따라 나이스신용평가는 ESG 평가에서 가장 높은 '지속가능1'로 펴가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지속가능채권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이 투입될 프로젝트는 분류 체계(Taxonomy)상 환경 및 사회적 가치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제반 사항을 고려할 때 프로젝트 적합성은 '매우 우량'한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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