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켐 소액주주, 4% 출석률 정재열 이사 '첫 타깃'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경영 활동 부족 해임 주장…사측 피혁 사업 중요 임원 반박
신상윤 기자공개 2023-05-09 15:11:43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4일 14: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피혁 원단 전문기업 '유니켐' 소액주주가 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소액주주 선봉에 선 '햇발'은 유니켐 이사회 진입에 성공한 가운데 첫 타깃으로 정재열 이사를 겨냥했다. 이사회 활동이 거의 없는 정 이사를 끌어내리겠다는 계획이다. 유니켐은 피혁 사업의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인 정 이사를 사수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가증권 상장사 유니켐의 소액주주 '햇발'은 최근 법원에 정재열 기타비상무이사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햇발은 법원에 정 이사 해임 등을 안건으로 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총회 소집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그동안 정 이사가 유니켐 이사회 활동을 할 수 없도록 법원에 가처분을 구하는 것이다. 햇발은 정 이사 해임을 요구하는 소송도 제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햇발은 유니켐 지분율 6.5%(BW 포함)를 보유한 주주다.
햇발이 정 이사를 겨냥한 이유로는 낮은 이사회 참석률이 꼽힌다. 정 이사는 2015년 5월 유니켐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이장원 부회장과 함께 경영진으로 합류했다. 이 부회장이 유니켐을 인수할 때부터 지금까지 이사회 주요 임원으로 참여했다.
문제는 정 이사의 유니켐 이사회 참석률이 점점 낮아졌다는 것이다. 일례로 2019년 88%를 기록했던 정 이사의 유니켐 이사회 출석률은 이듬해 39%, 2021년 27%로 낮아졌다. 지난해 정 이사의 유니켐 이사회 참석률은 4%에 그친다.
유니켐은 지난해 38번의 이사회를 열고 42개 의안을 결의했다. 이 중 정 이사는 2개 의안에 찬성 의견을 냈다. 이마저도 참석한 날 2개 의안이 다뤄졌다. 현금 배당 결정과 제47기 정기주주총회 개최의 건이다.
햇발 관계자는 "정 이사가 유니켐 경영진으로 보기엔 이사회 활동이 너무 저조하다"며 "유니켐 경영 활동에 기여하는 부분이 적은 데도 오랜 기간 이사로 재임하며 보수를 받는 것이 부당한 만큼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니켐은 정 이사가 피혁 사업의 중요한 연결고리로 경영 활동 이상의 역할을 한다고 맞섰다. 사실 정 이사는 유니켐의 비상근 등기 임원이다. 그의 본업은 유가증권 상장사인 '두올'의 각자 대표다.
두올은 자동차 내장재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현대차, 기아차 등에 시트커버를 공급한다. 유니켐 등에서 피혁 원단을 구입해 시트커버를 만든다. 자동차 시트용 원단을 공급하는 유니켐으로선 최종 고객사인 현대차 등에 공급하기 위해 두올을 거쳐야만 하는 것이다.
유니켐은 정 이사가 무형의 경영 활동을 하는 만큼 햇발 등 소액주주의 해임 요구는 본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반박한다. 유니켐은 피혁 원단을 공급해 연간 1200억원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다.
정 이사를 향한 해임 요구를 시작으로 유니켐과 소액주주 갈등은 본격 갈등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관측된다. 피혁 원단 전문기업 유니켐은 새로운 성장 동력인 골프장 조성 사업을 계기로 소액주주와 갈등이 촉발됐다.
골프장 조성에 필요한 재원 마련 과정에서 발행 가능한 주식 수가 증가했고, 주식 가치가 희석되면서 소액주주들은 불만을 제기했다. 올해 3월 유니켐 정기 주주총회에서 햇발을 중심으로 소액주주들이 표를 결집한 이유다.
이 부회장 등 오너일가와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벌인 소액주주들은 사내이사 1인(정재형 햇발 대표)과 감사 1인(이용기 회계사)을 선임시키는 결집력을 보였다. 소액주주와 손을 잡은 햇발은 유니켐의 골프장 조성 사업 과정에서 부적절한 부분은 없었는지 등을 들여다보겠다는 계획이다.
햇발을 중심으로 소액주주들이 결집하자 이 부회장 등 유니켐 오너일가도 분주해졌다. 이 부회장 등 오너일가의 가족기업이자 유니켐의 최대주주 '유니'는 최근 장내에서 주식을 사들여 연초 18.2%였던 지분율을 최근 21.4%까지 늘렸다.
유니켐 관계자는 "정 이사는 피혁 원단 사업 관련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임원으로 법원 판결에 따라 대응할 계획"이라며 "연초 강조한 것처럼 대주주가 주식 매입을 이어가면서 골프장 개장이 성공리에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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