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메리츠운용, 국정농단 연루 신동빈에 '레드카드'횡령·배임 유죄 지적, 롯데칠성 이사 복귀에 '반대표'
이돈섭 기자공개 2023-05-09 08:06:27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4일 16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자산운용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 복귀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 회장이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 당시 횡령과 배임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 유죄 판결을 받은 점을 꼬집으면서 적격성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메리츠운용의 반대 의결권은 대부분 이사 및 감사 선임 안건에 집중됐다.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운용은 지난해 5월 말부터 올 3월 말까지 약 11개월간 63개 피투자 기업 주주총회에 참여해 463개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했다.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안건은 모두 63개로 이 기간 메리츠운용의 반대율은 13.6%를 기록했다.
메리츠운용의 반대 의결권 행사는 주로 이사 및 감사 안건에 집중됐다.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63개 안건 중 48개(76.2%)가 이사 및 감사 선임 안건이었다. 메리츠운용 의결권 행사 내부지침은 '펀드의 경제적 가치 향상과 수익자 권익 보호를 위해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의결권 행사 내용 중 단연 눈에 띄는 점은 지난 3월 롯데칠성음료 정기주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복귀를 반대한 사례다. 신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태 당시 횡령과 배임 혐의로 기소돼 2019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 선고를 받아 그룹 계열사 이사직을 모두 내려놨다.
메리츠운용은 해당 대법원 유죄 판결 이력을 지적하면서 '뇌물공여 및 배임 행위는 법령상 결격 사유가 되며, 부당지원행위로 인한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은 기업가치 훼손 이력으로 적격성이 결여되었다'며 신 대표의 3년여 만의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 복귀 안건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메리츠운용은 존리 전 대표 시절인 2017년 스튜어드십코드를 비교적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서스틴베스트 등에서 의결권 자문을 받아 주식운용팀 주도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스틴베스트는 정기주총 시즌 리뷰에서 이사 선임 안건 관련 '기업가치 훼손 이력으로 반대를 권고한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하지만 메리츠운용 등 반대에도 불구하고 롯데칠성음료의 신 회장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원안 그대로 통과됐다. 롯데칠성음료의 최대주주는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지주다. 롯데지주는 신 회장이 지분 13.04%로 최대주주로 등재돼 있으며 동시에 대표이사직을 맡아 그룹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여기에 롯데알미늄과 롯데장학재단 등이 각각 7.64%, 5.41%를 갖고 있었다. 우호 지분을 모두 합치면 전체 지분의 과반수를 넘는 만큼 신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사실상 기정사실화 돼 있었다. 메리츠운용이 정기주총 당시 보유하고 있었던 롯데칠성음료 주식 수는 5만3719주(0.58%)에 불과했다.
메리츠운용은 송효진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송 이사가 현재 6개 회사에서 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어 직무에 충실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으며, 이사보수 지급한도 결정 안건 역시 회사 성과 재무상태 악화 등을 이유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한편 JYP엔터테인먼트 주총에서는 박진영 COO(최고창작책임자)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 직전 사업연도 이사회 출석률이 63%로 저조했다는 이유로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스튜디오드래곤 주총에서는 이시권 감사 후보 재선임 안건에 대해 특수관계법인 재직 이력을 문제 삼아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안다자산운용 등 행동주의 펀드와 표대결을 벌인 KT&G 주총에서는 이사회 안건에 대거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며 주주제안에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다만 FCP 등 행동주의 측이 제안한 자기주식 소각 및 취득 안건에 대해서는 요구 물량이 과도해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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