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수 SM 전 대표, CAO로 복귀…백의종군 해석 '분분' 대표이사·등기임원 사임, 핵심요직 수행 '계속'…약속 위반 vs 고육지책
이지혜 기자공개 2023-05-23 10:58:20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9일 15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성수(사진)·탁영준 SM엔터테인먼트 전 공동 대표이사가 경영권 분쟁에 책임을 지고 '백의종군'하겠다며 물러났지만 핵심 임원으로서 경영에 참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성수 전 대표는 CAO(Chief A&R Officer)를, 탁영준 전 대표는 COO(Chief Operation Officer)를 맡고 있다.이 전 대표가 약속한 바를 충실히 지키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영권 분쟁이 한창일 때 주주들에게 명분과 정당성을 세우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백의종군을 약속했을 뿐 여전히 SM엔터테인먼트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SM엔터테인먼트의 고육지책이라는 분석도 있다. 장철혁 대표이사가 SM엔터테인먼트에 합류한 지 만 2년이 되지 않은 만큼 경영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경영진의 힘이 필요했다는 뜻이다.
◇이성수·탁영준 전 공동대표 요직 맡아…실력 행사 '여전'
19일 SM엔터테인먼트 1분기보고서에 따르면 C-레벨 임원은 모두 11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SM엔터테인먼트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C-레벨 임원은 모두 5명이었는데 불과 한 분기 만에 두 배 넘게 늘었다.
종전까지 공동 대표이사를 지냈던 이성수와 탁영준씨가 눈에 띈다. 이들은 최근 이뤄진 인사에서 각각 CAO와 COO로 선임됐다.

CAO는 최고A&R책임자로 아티스트의 음반 기획과 제작을 총괄하는 자리다. A&R은 아티스트 앤드 레퍼토리의 준말로 실력 있는 퍼블리셔와 작곡가 등을 발굴하는 업무를 맡는다.이 전 대표가 SM엔터테인먼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책을 수행하는 셈이다.
2020년 공동 대표에 오르기 전까지만 해도 이 전 대표는 음악제작 총괄을 담당, 해외에서는 A&R 임원으로 통했다.
현재 COO를 맡고 있는 탁 전 대표도 마찬가지다. 탁 전 대표는 공동 대표이사이긴 했지만 지난해에도 담당업무는 COO였다. 이성수와 탁영준 전 공동 대표가 CEO 직함만 뗐을 뿐 사내에서 맡은 역할이나 비중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백의종군 맞나, 해석 '분분'…고육지책 시각도
이를 놓고 이 전 대표가 약속을 충실히 이행했는지 의문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그는 2월 중순 유튜브 영상을 게시하고 "3월 정기주주총회를 마지막으로 대표이사와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하고 백의종군하겠다"며 "모든 구성원이 허락해준다면 본업인 음악파트로 돌아가서 다시 한 번 SM엔터테인먼트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백의종군과 음악파트로 돌아가겠다는 말을 놓고 해석의 여지가 생긴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여전히 SM엔터테인먼트의 요직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본래 취지가 희석됐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핵심 임원으로 고액연봉을 받으면서 SM엔터테인먼트에서 일하는 게 백의종군이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경영권 분쟁이 끝나자 본래 자리로 돌아가 경영에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이브와 카카오 사이에서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놓고 갈등이 생기자 이 전 대표가 명분과 정당성을 세우기 위해 일시적으로 경영권에서 손을 뗀 것처럼 위장했을 뿐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이 전 대표와 탁 전 대표의 행보를 놓고 고육지책이라는 시각도 있다. 경영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이 둘이 핵심 임원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SM엔터테인먼트는 현재 장철혁 대표이사가 맡아 이끌고 있다. 장 대표는 2022년 초 합류한 데다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 일한 경력이 없다. SM엔터테인먼트 사상 처음으로 외부에서 영입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수장을 맡아 경영을 이끄는 셈이다.
이사회를 꾸리고 있는 사외이사진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법조계, 거버넌스 관련 전문가로 구성됐다. 실제로 올 3월 열린 정기주총에서 일부 주주들은 SM엔터테인먼트 이사회 구성원의 상당수가 엔터테인먼트산업 관련 경력이 없다는 점을 꼬집기도 했다. 시장과 산업의 속성을 이해하지 못해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의 개성이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성수, 탁영준 전 대표는 각각 회사의 가장 중요한 파트인 A&R,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등에서 가장 뛰어난 능력과 노하우가 있는 만큼 'SM 3.0'을 실현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인재"라며 "이사회 멤버로서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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