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우량기업 리뷰]'체면' 세운 제이스텍, 꾸준한 사업다각화 빛 봤다①작년 매출 성장률 76%…워터젯 기술로 시작, 디스플레이·바이오·2차전지로 다각화
서하나 기자공개 2023-06-02 07:40:12
[편집자주]
매년 5월이면 코스닥 상장사들의 소속부 변경 공시가 쏟아진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를 우량기업부, 벤처기업부, 중견기업부, 기술성장기업부로 분류하고 있다. 1632개 코스닥 상장사 중 473개사(28.9%)가 우량기업부에 이름을 올렸다. 86개사가 신규로 우량기업부로 승격했다. 기업규모, 재무요건 등을 충족한 기업만 우량기업부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심사 기준 외에 우량기업부에 소속된 개별 기업들의 면면은 드러나지 않는다. 더벨은 새롭게 우량기업부 타이틀을 거머쥔 기업들의 사업, 재무, 지배구조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31일 09: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맏형 제이스텍이 지난해 우량기업부에 재편입돼 체면을 차렸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 중심이던 사업을 바이오와 2차전지 등으로 꾸준히 확장한 성과다. 특히 지난해 8월 2차전지 관련 기업을 인수해 성장 잠재력이 큰 2차전지 공정 솔루션 분야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는 평가다.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제이스텍은 지난달 28일부로 코스닥 소속부서가 중견기업부에서 우량기업부로 변동됐다. 거래소는 매년 5월 최근 3년간의 기업규모 및 재무요건을 기준으로 소속부를 지정한다. 일정 요건에 따라 투자주의 환기종목→기술성장기업부→중견기업부→벤처기업부→우량기업부로 승격된다.
제이스텍은 지난해 재무요건을 기준으로 한 번에 두 단계를 뛰어넘었다. 2021년 4월 직전연도 실적이 악화되면서 우량기업부에서 중견기업부로 강등된 이후 약 2년만에 등급 회복이다.
제이스텍은 1995년 설립돼 2007년 1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창업주인 정재송 회장(이하 정 회장)이 대우조선해양에서 근무하던 중 유압 기술을 기반으로 반도체 세척하는 워터젯 장비를 개발해 세운 '젯텍'이 모태다. 이후 디스플레이 장비 기업 등을 인수하고 사업 규모를 키워 연매출 1000억원대가 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전문 제조사를 일궜다.
거래소가 지정하는 우량기업부는 기업 규모 면에서 자기자본 700억원 이상 또는 최근 6개월 평균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재무요건으론 최근 3년간 자기자본이익률(ROE) 평균 5% 이상 혹은 당기순이익 평균 30억원 이상 조건을 넘겨야 한다. 필수 재무 조건으론 3년 평균 매출액이 500억원 이상 되어야 한다.
제이스텍은 최근 주가가 다소 하락세를 보였음에도 1000억원 이상의 시가총액을 유지했다. 직전일(30일) 종가 8090원 기준 시가총액은 약 1312억원으로 코스닥 시총 703위다. 지난 3월 9일 주가는 1만200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주가를 기반으로 환산한 시가총액은 약 1946억원으로 이는 코스닥 시총 순위 500위권 수준이다.
제이스텍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재무적 요건도 충족했다. 최근 3년간 평균 ROE는 약 4.58%로 산출돼 5%를 아슬아슬하게 넘기지 못했으나, 3년 평균 당기순이익이 62억원으로 집계돼 당기순이익 평균 30억원 이상 조건을 채웠다. 3년 평균 매출액은 무려 1134억원으로 거래소에서 정한 우량기업부 조건을 가뿐히 넘겼다.
제이스텍은 초창기 워터젯 디플래쉬(Deflash, 세정도금) 장비 부문의 독보적 기술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이 기술은 반도체 패키지 표면에 묻어 있는 래진(flash)을 화학약품 전기분해 방식으로 제거하는 세척공정으로 반도체를 정교하게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외 주요 반도체 제조사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제이스텍은 이후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세를 키웠다. 대형 디스플레이 PCB 장비에 특화된 AST, 대형 디스플레이 OLB 장비에 특화된 성진하이메크 등을 인수한 뒤 플렉시블 OLED 장비를 개발해 사업 영역을 디스플레이로 확장했다.
변신은 계속됐다. 제이스텍은 전체 매출의 약 70~80%에 이르던 디스플레이 매출이 휘청이자 곧장 새 활로를 찾았다. 디스플레이 장비사들은 최근 3~4년간 전방산업의 투자 지연으로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제이스텍도 2019년 1269억원이던 매출이 2021년 816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신 사업으론 성장 잠재력이 큰 바이오, 2차전지 등이 낙점됐다.
제이스텍은 2020년 초부터 본격화한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코로나19 등 복합분자진단키트 생산장비 사업에 뛰어 들었다. 스마트폰 생산 자동화장비 기술을 바탕으로 3년여간 코로나 복합분자진단키트 생산용 고속자동화 장비를 개발했다. 지난해 8월에는 판금 가공·금형 전문기업인 상아피에스를 인수해 2차전지 공정 솔루션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권태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이스텍이 진행하는 2차전지 공정 솔루션은 고객사와 함께 설비 개발 및 검증까지 협업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 경쟁구도가 없는 상황으로 파악된다"라며 "유럽과 북미 완성차 제조사로 추정되는 고객사로부터 대형 수주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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