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재무총책의 퇴장, 롯데 세대교체 신호탄? 롯데캐피탈 대표 출신 '고바야시' 日 계열사 사임, '셔틀경영' 안살림 수행
김선호 기자공개 2023-06-02 07:19:45
이 기사는 2023년 05월 31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본 롯데그룹이 세대교체에 따른 전환기를 맞이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힘을 실었던 고바야시 마사모토 사장이 물러난 일부 계열사 대표로 타마츠카 겐이치 사장이 새로 등극하면서 세대교체 신호탄을 쏜 것으로 보인다.롯데지주는 30일 일본 계열사 중 패밀리, 롯데그린서비스, 미도리상사 대표가 고바야시 사장에서 타마츠카 사장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고바야시는 도쿄 소재 국립대 히토쓰바시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산와은행(현 UFJ은행)에 입사해 경력을 쌓은 임원이다.
그는 2003년 UFJ은행 고문을 지낸 뒤 퇴직했다. UFJ은행을 떠났지만 2003년 롯데캐피탈 상무로 영입돼 롯데그룹과 인연을 이어나갔다. 특히 신 회장이 2004년 호텔롯데 정책본부 본부장에 올랐을 때 그도 롯데캐피탈 대표에 올랐다.
2019년에는 한국 롯데그룹이 롯데캐피탈을 매각하는 작업에도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고바야시 사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었고 자신이 대표로 위치한 롯데파이낸셜을 앞세워 롯데캐피탈을 인수했다.
이 가운데 2015년부터 일본 롯데홀딩스는 신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전 사장이 각자 대표체제를 구축하고 경영권을 장악해나갔다. 쓰쿠다 사장과 함께 롯데홀딩스의 CFO였던 고바야시 사장도 신 회장을 지지하는 대표적인 임원이었다.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의 난이 본격화되기 이전 2013년에 고바야시 사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신임 이사로 선출된 후 신 회장에게 힘을 싣는 임원으로서 역할했다. 2015년 고(故) 신격호 총괄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 해임안에 찬성표를 던지기도 했다.
신 회장은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셔틀경영'을 해나갈 수밖에 없었다. 한국에서는 황각규 전 부회장, 일본에서는 쓰쿠다 전 사장라는 지원군이 위치한 이유다. 이 체제는 2020년 황 전 부회장과 쓰쿠다 전 사장이 퇴진할 때까지 지속됐다.
고바야시 사장은 2004년부터 롯데캐피탈 대표로 지내다가 2016년 사임한 후 일본 롯데홀딩스와 계열사를 챙기는데 집중했다. 지난해까 일본에 위치한 롯데파이낸셜, 롯데그린서비스, 미도리상사 대표를 수행했다.
눈에 띄는 건 2021년에 외부 출신의 타마츠카 사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로 선임했다는 지점이다. 그는 편의점 로손, 유니클로 대표 등을 역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마츠카 사장은 올해 61세로 74세인 고바야시 사장보다 나이가 적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에서도 일어났다. 황 전 부회장은 2020년 8월에 "후진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이미 사임 의사를 표명했고 경영환경에 맞춰 지금 퇴임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를 대신해 롯데그룹은 하이마트 대표였던 이동우 부회장을 신임 롯데지주 대표로 선임했다.
이는 롯데그룹의 세대교체로 분석된다. 이 부회장은 1960년생으로 1955년생인 황 전 부회장과 5년 정도 차이가 난다. 신 회장을 중심으로 짜여진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에서 '대표급 핵심 경영인'이 모두 세대교체를 거친 양상이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듯 이번에는 일본 롯데그룹의 '재무통'으로 평가받고 있는 고바야시 사장이 맡고 있는 영역을 축소시킨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시기는 알려져 있지 안지만 고바야시 사장은 앞서 롯데홀딩스 CFO에서도 물러났다. 다만 롯데파이낸셜 대표는 유지시켰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대교체를 위한 과도기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본 롯데그룹에 속한 일부 계열사 대표가 교체된 배경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고바야시 사장은 70세를 넘은 고연령층에 속한다"며 "공시된 내용 외에 파악하기가 힘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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