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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충전 인프라 시장 분석]충전소 늘리는 한화그룹, 'VPP' 사업자 사정권⑦구심점은 한화모티브...미래 사업 방향은 가상발전소

이호준 기자공개 2023-06-02 07:36:10

[편집자주]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은 다양한 기회가 존재하는 곳이다. 실과 바늘이라는 말처럼 최근 몇 년간 세계적인 전기차 보급 증가 추세로 관련업계 역시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가 커지면서 경쟁자도 많아졌다. 심지어 SK나 LG와 같은 대기업들이 기존 영세 중소사업자와 파이를 나눠먹는다. 결국 시장 재편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누가 패권을 장악할 것인가, 업계는 여기에 주목하고 있다. 제조·설비 업체부터 충전사업자(CPO)까지 국내 대기업들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 진출 현황을 더벨이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31일 16: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후발주자가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사업부를 만들고 신규 투자를 감행하는 건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해마다 수백억원의 인수합병(M&A)이 치러지고 있는 이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에 태양광뿐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전반을 공략 중인 회사가 전국에 충전소를 짓고 돈을 쓴다는 것은 새삼스러워 보인다.

'한화모티브'라는 새 브랜드로 전기차 충전사업자(CPO)가 된 한화 얘기다. 한화가 뛰어든 이유도 결국은 더 큰 돈이 보여서다. 전력 데이터를 만지는 충전사업자로서의 역량을 키우면 발전량 예측 역량을 더 갖출 수 있다. 추후엔 전력수요를 파악하고 필요한 전력을 맞춤으로 생산하는 가상발전소(VPP) 사업도 사정권에 둘 수 있는 상황이다.

◇구심점은 한화모티브, 전기차 충전소 200여곳↑

한화는 '한화모티브'를 앞세워 시장을 잡겠단 생각이다. 한화모티브는 지난해 5월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이 출범시킨 전기차 충전사업 브랜드다. 현재 전기차 충전 서비스의 컨설팅, 투자, 구축, 운영 및 유지 보수를 도맡는 CPO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전국에 운영·구축 중인 충전소만 200여곳이 넘는다. 비슷한 시기 CPO 사업을 시작한 LS이링크보다 많다. 다만 대부분이 계열사 건물 주차장과 빌딩 등에 집중돼 있다. 2030년 모든 업무용 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하겠단 모회사의 중장기 목표의 영향이다.

전기차 충전기는 직접 제조하지 않고 외부에서 사들여 온다. 이렇게 완속 충전기 7개 타입, 급속 충전기 4개 타입의 제품군을 갖춰놓은 상태다. 회원 기준 완속 요금 215원, 급속 요금 320원으로 SK일렉링크 등 대기업 CPO들과 비교해 꽤나 저렴한 편이다.

한화모티브 홈페이지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내 'NS(Next Stream)팀'에서 한화모티브를 관리하고 있다. NS팀은 전력 중개와 리테일 등 신사업 구상을 위해 2021년 하반기 탄생했지만 현재는 CPO 사업이 주력이다. 아직 초기인 만큼 유의미한 수익을 내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NS팀은 태스크포스(TF) 성격이 강해 활동 방향과 구성 인원이 유동적이다"라면서 "그래도 지금은 한화모티브를 주력으로 팀이 움직이고 있고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돈' 되는 VPP 시장...선두권 차지하려면

오늘날 한화솔루션의 당면 과제는 늘어나는 재무부담에 있다고 볼 만하다. 최근 미국 태양광 사업을 위해 6557억원의 현금을 출자하는 등 빠져나가는 돈이 상당하다. 헌데도 한화모티브를 발촉하고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에 도전장을 꺼내든 이유가 있다.

가상발전소(VPP) 시장 때문이다. VPP 시장은 태양광, 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 전력 네트워크를 연결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통합 관리하는 가상 소프트웨어다. 소비자의 전력 소비 패턴과 전력 가격 예측이 가능해 미래 에너지 관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VPP 시장 규모는 약 19억달러(2조5194억원)이고 2027년까지 연평균 25%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광, 육·해상 풍력,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이미 다양한 에너지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있는 한화솔루션에게 안성맞춤이다.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 주택 지붕에 설치된 한화큐셀 모듈
VPP 시장은 많은 고객들의 전력 데이터를 확보해 섬세한 관리 기술을 제공해야 유리하다. 잉여 배터리 전력을 활용하고 분석하면 사업 노하우의 차별화가 가능하다. 또 태양광 발전량을 예측해 전기차 충전기 수요를 관리하는 식의 시너지도 생각할 수 있다.

국내에선 GS커넥트, 해외 업체 중에는 인페이즈 에너지 등이 비슷한 사업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초기 시장인 만큼 뚜렷하게 앞서가는 업체는 아직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2월 호주에서 VPP 플랫폼 '큐홈코어'를 출시해 사업성을 평가 중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택 지붕에 태양광 발전을 하고, 거기서 생산된 전력을 ESS에 저장하고, 모아진 전력을 효율적으로 쓰겠다는 게 한화의 계획"이라며 향후 데이터 기반의 VPP 사업 역량을 확대하는데 한화모티브가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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