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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증권 펀드 수탁, 손익차등형으로 '수임몰이' 소송 리스크 불구 시스템 고도화로 극복

양정우 기자공개 2023-06-07 08:20:21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1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익차등형 헤지펀드(일반 사모펀드)가 최근 대세로 부상한 가운데 NH투자증권이 수탁 계약을 대거 확보하고 있다. 수탁은행은 소송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어 손익차등형 상품을 꺼리는 와중에 수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NH증권은 증권사 최초로 뛰어들 정도로 수탁 비즈니스에 공을 들여왔다. 기준가 산출 시스템이 기존 수탁은행의 낙후된 인프라보다 경쟁력이 높은 덕에 쟁송이 벌어질 리스크를 크게 낮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1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손익차등형 헤지펀드가 줄줄이 조성되고 있다. 이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건 수탁사인 NH증권이다. 현재 22개(VIP자산운용, 마스턴자산운용, 타이거자산운용 등)의 상품을 전담하면서 수임몰이를 하고 있다.

손익차등형 펀드는 차등배당형 집합투자기구다. 집합투자규약에 따라 투자자에 대한 손익의 분배와 순위에 관한 사항을 다르게 책정한 펀드를 뜻한다. 모펀드의 기준가 산출 후 자펀드(1종, 2종 등)에 손익을 배분해 기준가 산출과 일별 검증을 벌이는 절차를 소화해야 한다.

1종과 2종 수익자의 손익이 차등 분배되는 건 상품의 매력을 키우고 있는 대목이다. 비록 공모펀드지만 VIP자산운용이 내세운 손익차등형 상품은 론칭과 동시에 300억원 한도가 소진돼 조기 마감됐다. 헤지펀드 시장에서도 손익차등형 펀드가 줄을 잇는 동시에 완판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불확실성이 고조된 시기 1종 수익자는 손실 리스크가 어느 정도 헤지되는 효과를 누리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손익차등형 상품은 수탁은행 전반이 꺼려하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 무엇보다 운용사가 고유 계정으로 후순위(2종) 수익자를 자처하는 구조가 아닐 경우 수임을 지양하는 스탠스가 확산되고 있다. 수탁은행이 후순위 투자자와 법적 분쟁이 불거질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펀드의 기준가는 운용사가 위탁한 사무관리사가 일별로 산출하고 수탁사가 검증하는 게 국내 시장 생태계다. 이들 기관은 각각 독립적으로 기준가를 산출한다. 손익차등형 펀드의 기준가 역시 동일한 절차를 거치기에 사무관리사와 수탁사 모두 일별로 차등 기준가를 산출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사무관리사와 수탁사 간 규약상 차등 정보의 해석이 상이해 전산 구현의 결과 값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차등 구조에 따라 특정 기관은 전산으로 구현하는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나오고 있다. 결과적으로 차등 배분 수치를 놓고 1종과 2종 수익자 간 갈등이 생겨 기준가 검증 의무가 있는 수탁사(수탁은행)에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불거지는 것이다.

VIP The First 펀드 구조도

WM업계 관계자는 "NH증권을 제외한 모든 증권사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파트가 기준가 산출 업무를 재위탁은행에 의존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수탁은행이 소송의 위험에 노출돼 있어 손익차등형 펀드의 수탁을 거부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말했다.

이런 시장 여건에서 수탁 비즈니스에 뛰어드는 NH증권은 오히려 공격적 영업을 벌이고 있다. 일단 손익차등 기준가의 산출이 가능한 회계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차별된 강점이다. 다른 경쟁사는 소규모 혼합자산 위주의 상품을 놓고 일별 손익차등 기준가를 산출하는 게 쉽지 않은 여건이다. 여기에 NH증권은 신사업에 힘을 실으면서 수탁 전문 인력도 꾸준히 영입해왔다.

운용사가 직접 고유재산을 투입해 후순위 역할을 맡는 손익차등형 상품은 한계가 명확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하우스의 자기자본이 한정돼 있는 만큼 신규 라인업의 볼륨을 계속 늘리는 게 불가능한 탓이다. 하지만 1종과 2종 투자자가 다른 펀드의 경우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어 NH증권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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